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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傷痕隨想 18/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단지 취향의 표현일뿐이다. 그것은 진지한 판단이 아니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2.05.17 16:49 수정 2022.05.25 23:04

 

[시사칼럼= 김영민 K문화타임즈 고문]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하루도 편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드물어졌다. 최소한 결정을 위해서 내리는 판단에 어떤 형태로든 잡음이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보고 풀어나가면서 그것을 설득하려는 용기와 노력을 거듭 느낀다.

이런 가운데 내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을 조종하는 생각의 함정’이라는 부재의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생각을 위한 생각』을 저술했던 하버드 로스쿨 교수인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이 쓴 『노이즈:생각의 잡음』(올리비아 시보니, 캐스 선스타인 저, 장진영 역, 김영사,2022.4.30.)이 그것이다.

책에서 앞의 1, 2, 3부를 뒤덮는 것은 변산성, 제도잡음, 소박한 실제론 등 고딕으로 구별되게 정리한 글의 내용으로 우리의 판단이 얼마나 비이성적이면서도 잡음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지를 실제의 상황을 들어 설명한다.

즉 우리가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똑같아야 하는 판단에 뜻하지 않게 끼어드는 변산성’을 ‘제도잡음’이라고 정리하면서 이는 마치 ‘보험회사는 보험 심사역이나 손해 사정인 등의 전문가가 내리는 전문적 판단의 질에 의존하지만, 어느 한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면 다른 전문가도 비슷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따라 굴러간다’. 고 지적하면서 ‘판단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잡음이 있음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은 잡음이 있다’,(p34) 고 단언한다. 동시에 이러한 ‘제도잡음은 비일관성으로 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일은 ‘전문적인 판단에 대하여’이다. 이는 분명하게 ‘사람들이 완벽하게 동의할 수 없’고 ‘어떤 판단도 잘못된 채로 세상에 존재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어느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단지 취향의 표현일뿐이다. 그것은 진지한 판단이 아니다’.고 (지방선거라는 전국적인 판단이 필수적인) 지금의 상황에 관한 내용을 정확하게 찍어주고 있다. 물론 책에서도 ‘어떤 결정을 하려면 예측적 판단과 평가적 판단이 모두 필요하다.’ (p83) 는 것과 잡음의 폭(표준편자의 간격)을 최소화하는 정책적인 판단의 근거를 합리적인 잣대에서 결정(판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충격적이게도 ‘어느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단지 취향의 표현일뿐이다. 그것은 진지한 판단이 아니다’라는 말은 지금의 우리 지역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돌직구(?)라는 라는 말이 적절하다.

우리가 새로운 시장을 선택하는 것은 ‘판사가 그날 날씨나, 사무실의 분위기에 따라 죄수의 형량이 달라지는 반복적인 결정에서의 잡음’이 아니라 단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분명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결정을 위한 ‘예측적 판단과 평가적 판단이 모두 필요’하다는 학자의 경고와 더불어 ‘단지 취향의 표현’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는 모습에 대하여 한없는 안타까움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윗옷의 색깔이 선거에서의 결정적인 판단의 기준이 되고, 악랄하다할 만큼의 허위보도와 거짓말과 사실무근의 내용으로 시끄러운 소리를 떠드는 잡음(noise)이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여기, 이 지방의 모습은 전혀 상식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은 무한의 횡포에 불과하다.

(202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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