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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 대권 후보의 자격 조건

김경홍 기자 입력 2021.08.07 06:54 수정 2021.08.08 22:36

국민이 현명해야 ‘정책 경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 유치한 공방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실언과 망언’ 논란

↑↑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서병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와의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사진= 국민의힘 캡처

 

[칼럼 = 발행인 김경홍] 춘추좌씨전에는 양금택목(良禽擇木)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겉보기만 그럴듯한 나무가 있는가 하면 겉보기도 좋고 속이 찬 목재가 많다.
배나무는 결이 곧고 재질이 치밀해 목가구의 판재로 많이 이용되고,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해 벌레가 안 생기고 쉽게 변질하지 않아 건축재로 많이 쓰인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
단풍나무는 아름답지만, 재질이 치밀하지 못하고 잘 갈라져 나무 바닥 등으로 쓰이고, 대추나무는 재질이 굳고 단단해 떡메, 달구지와 공예품의 재료로 쓰인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목재로 쓰이는 나무들이 많지만, 잣나무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재목으로 취급한다. 연하고 무늬도 아름다운가 하면 색도 좋고 틀어짐이나 수축과 팽창이 적고 가볍기까지 해 가장 좋은 목재로 취급된다.


↑↑ 지난달 28일 민주당 경선이 네거티브 전으로 치닫자, 지도부가 대선경선 후보자 원팀 서약식을 했다./사진 = 더불어민주당 캡처


내년 3월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예비 경선을 거치면서 8명 중 6명을 본선 경선 주자로 정했고, 예비 경선을 앞둔 국민의힘에는 14명의 대권 주자들이 거론된다. 그들의 경력은 22명 공히 어디에 내놓아도 대권 후보로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고시 합격이나 장•차관은 기본이다. 당 대표 ,국무총리,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을 역임한 경력도 흔하다.
이 정도면 재질이 치밀하지 못해 잘 갈라지긴 하지만 체육관이나 볼링장의 나뭇바닥으로 쓰이는 단풍나뭇감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관전 포인트는 연하고, 무늬도 아름다우며, 색도 좋고 틀어짐이나 수축과 팽창이 적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목재로 취급되는 잣나무급의 대권주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하지만 최상품인 잣나무급으로 평가받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철학의 뿌리가 깊어야 하고,외유내강해 연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풍모를 갖춰야 한다. 상대의 비판과 비난에도 의연해야 감정의 수축과 팽창이 적은 이성적인 가치관을 지니게 된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자잣나뭇형 인재가 될수 있다.
그 중에서도 기본은 속이 치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치밀하려면 지식과 지혜, 경륜이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지식과 지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거론되는 22명의 대권 주자 중 관심 인물은 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 국민의힘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최고의 재질을 자랑하는 잣나무급의 목재일까,

경선전이 가열되면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는 백제,음주 운전, 조폭을 놓고 티격태격이다. 자작나뭇감으로서는 역부족이다. 공방이 거세질수록 연하고 아름다운 무늬는 퇴색되고, 감정을 조율하지 못해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재질이 저하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예외가 아니다. 주 20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부정식품, 페미니즘, 후쿠시마 원전으로 이어지는 윤 전 검찰총장의 실언과 망언은 속이 치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속이 치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작나무는커녕  단풍나무조차  기대할수  없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잘 모르는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상의하겠다”는 식이다. 이 또한 속이 치밀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현명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서 둥지를 트는 법이다. 유권자인 국민은 현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권주자들은 자잣나뭇감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실언과 망언이 사라지고, 유치한 사안을 놓고 삿대질을 일삼기보다 속을 채우는 일에 충실할 것이다.
과연, 정책 경선이라는 아름다운 풍경이 대선광장을 물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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