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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골목실 [사진 제공 = 카페 팀쏘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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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편지= 김경홍 문화타임즈 발행인/ 시인•소설가] 주저앉은 어깨 위로 함박눈이 소복하게 쌓이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가로변 이팝나무를 뒤흔들자, 이파리에 매달려있던 눈송이들이 떨어져 내렸습니다.
“담배 한 개비 빌릴 수 있나요?”
담배 연기를 따라가는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습니다. 새벽 골목길에 주저앉은 그에게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날씨가 춥습니다. 어서 집으로 가셔야죠.”
“감옥 같은 집에 간들 맘이 편하겠습니까.”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그는 식당을 할 요량(料量)으로 가진 재산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업과 함께 코로나19의 광풍이 불어닥치면서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그는 술기운으로 버텨 왔다고도 했습니다. 고달픈 세월의 2년이었습니다.
생계, 어쩌면 생존의 절벽 앞에 주저앉은 긴 한숨이 걸음을 멈춰 세우게 한 새벽길이었습니다.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해 세인트헬레나섬에 유배된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은 1821년 5월 5일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생의 마지막 길에 한 줄의 유서를 남겨놓았습니다.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입니다”
하지만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살고 있고, 내일도, 모레도 살아갈 우리들에게 . 지금이 삶의 종착역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이 남긴 유서의 의미를 되새김질하면서 오늘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세상을 하직하는 그날, 이런 유서를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나의 행복은 잘못 보낸 시간을 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선물입니다”
나폴레옹이 세상을 하직하면서 남긴 한 줄의 유서는 내일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새벽 골목길의 그 가장(家長), 그 날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을 그에게 편지를 띄웁니다.
“오늘 당신의 행복은 그 날의 눈물을 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삶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