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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질문을 통해 장 시장은 이어지는 공세에 대해 직설적으로 혹은 동의하는 모습으로, 때로는 상대를 존중하는 ‘휴머니즘 대응 화법’을 통해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감동과 감흥을 불어넣었다. 감동과 감흥은 정치 세계가 추구해야 할 ‘포용력의 세계’로 가는 징검다리이다. 장시 장의 달라진 대시민적 가치관이 현실로 확산해 나가길 기대한다./사진= 구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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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홍의 새벽 칼럼 = K문화타임즈 발행인] 지난 9월 15일 구미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장세용 구미시장을 상대로 한 윤종호 의원이 시정질문과 답변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특히 시정질문 내용이 최근 구미의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 대구취수원 이전, 낙동강 통합 물관리 용역 최종 보고서’의 진위성에 두고 있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은 시정질문을 앞두고 갈등의 날을 더 치켜세우고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대치 상황을 우려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진위 여부를 따지고 드는 윤종호 의원의 질문 공세에 대해 보여준 장세용 구미시장의 ‘휴머니즘적 대응 화법’이 이를 피해 갔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본 여론은 ‘ 장세용 구미시장의 휴머니즘적 화법이 감동의 강물로 흘렀다’는 평을 내놓기까지 했다.
이날,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보여준 장 시장의 답변은 ‘포용력 정치’의 일단이었다. 이러한 포용력의 정치가 임기 3년이 흐른 지금 와서 빛을 발하고 있으니 안타까움을 더해 준다.
세상을 이루는 존재들은 자신만의 각(角 ) 속에서 살아간다. 그 각 속에서 자신만이 집을 짓고 식량을 축적하기고 하고, 세계관을 펼쳐나간다. 이 때문에 서로의 각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지향성 때문에 부조화를 이룰 수 밖에 없다. 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휘말리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 존재들의 현망함 있다. 생명력을 연장시키기 위해 분열과 갈등에 집중한 결과 결국 자신은 존재할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체득한 각들은 만남과 공유를 통해 집단과 가족, 국가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게 바로 원형의 공동체가 아니던가. 유아독존(唯我獨尊)은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날 윤종호 의원에 따르면 낙동강수계 물관리 용역 위원회는 착수와 중간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여과수와 초고도 정수 비용 처리비를 들인다면 비용을 경감하면서 자체 취수가 가능했다. 하지만 느닷없이 최종보고서에 금오강 유지수 활용을 추가 시켜 사업비를 1조 원 이상으로 부풀렸다. 구미 해평 취수장을 활용하는 구미의 처리비용 7천억 원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자체 취수보다는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자료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러면서 윤 의원은 이러한 허위 조작된 물관리 용역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조건부 동의를 했으니, 철회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대해 장시장은 내용이 착수보고, 중간보고, 최종 보고 결과를 통해서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두고 조작된 것으로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가 되지만 자료는 변화하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해서 만일 정부가 의견 수렴을 하는 과정에 있다면 시장이 의견을 낼 수가 있겠지만 ‘당신들이 조작했다고 하는 식’으로 나올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게 행정 직제상의 시장의 위치라고 말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대응했다.
장시장은 또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민들이 아픈 목소리가 들린다. 취수원 이전에 대한 명분이 없다고 본다. 시장은 명분이 있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의에서도 제일 좋은 것은 대구에서 해평 취수원을 이전 안 한다고 예기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 이런 일이 일어나 유감이다. 특히 대구에서는 우리 구미보고 원인 제공자라고 하는 데 대해서 기분이 안 좋다. 우리가 공단을 가지면서 공단을 통해서 대구 경북을 먹여 살렸다. 그러나 지금 공단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 때문에 옮기라는 것인데, 듣기가 좋지 않다는 공감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윤의원이 조건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장시장은 우리 구미가 처해진 현실은 잘 아실 것이고, 또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에 있어서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러면서 장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의원님의 아주 깊은 공분에 대해서 존경을 한다. 그러나 이 취수원 문제가 새롭게 부각할 때 지금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다. 정치인으로서 연속성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 행정도 연속성을 갖고 있다. 우리 정치인으로서 그 정도는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시장은 윤 의원에 대해 한번 물어보자. 반추위 만들어서 대구시의회나 한번 쳐들어갔다 왔나며, 공무원만 붙잡고 매일 협박해서 어쩌자는 것이냐. 큰 힘을 모아서 해보자는 일은 없고, 매일 시장이 잘했다, 못했다, 선거 때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서로가 좋은 말로 풀어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장 시장은 말미에 큰 관심 갖고 하신 의원님 고생하셨다. 그리고 사실 윤의원이 이렇게 노력해 오셨기 때문에 그러니까 조건부라도 달게 되었지 않나. 행정을 담당하자는 자로서의 애로가 있었다는 취지였다고 매듭을 지었다.
이날 장 시장과 윤 의원 간에 오간 질의와 답변은 곳곳에서 각으로서의 충돌을 했지만, 이를 거듭하면서 더 이상의 충돌은 지역 공동체에 화근만을 불러들인다는 점을 인식해 감정을 누구려 뜨리려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전 같았으면 ‘다시는 보지 않을 철천지 원수 대하 듯 할’ 만도 했다.
그러나 윤의원의 집요한 공세에 직간접 화법으로 맞서면서도 장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의원님의 아주 깊은 공분에 대해서 존경을 한다. 그러나 이 취수원 문제가 새롭게 부각할 때 지금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강조하는 등 심경에 공조하는 대응을 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부드럽게 전환해나갔다.
탈무드 제2장에는 ‘맹인과 등불’이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어떤 사람이 캄캄한 밤에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장님이 등불을 들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이 사람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 장님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앞도 보지 못하면서, 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러자 장님이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등불을 들고 다니는 것은 저를 위함이 아닙니다. 남을 위한 것입니다. 내가 불을 들고 걸어가면, 눈 뜬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세상은 이러한 탈무드의 가르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남을 다치지 않게 함이 아니라 상대 때문에 자신이 다지치 않게 하기 위한 방어술‘이라고 혹자는 비아냥을 하기까지 한다.
세상은 다양한 개체와 개성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집단체이다. 이 집단체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반드시 싸워서 이긴다는 직설적인 승부 의식보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대아적 자세가 중요하다.
이번 시정질문을 통해 장 시장은 이어지는 공세에 대해 직설적으로 혹은 동의하는 모습으로, 때로는 상대를 존중하는 ‘휴머니즘 대응 화법’을 통해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감동과 감흥을 불어넣었다.
감동과 감흥은 정치 세계가 추구해야 할 ‘포용력의 세계’로 가는 징검다리이다. 장시장의 달라진 대시민적 가치관이 현실로 확산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