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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사 칼럼 / 일찍 핀 꽃이 일찍 시든다는 홍준표 의원과 김웅 의원의 우문우답

김미자 기자 입력 2021.06.14 15:26 수정 2021.06.15 10:33

‘일찍 진 꽃이 열매를 가장 먼저 맺지만 그 열매는 양질이어야‘
이준석은 한국 현대 정치사 실험 정치의 존재적 가치
MZ 세대 정치에 환멸 느끼면 40~50세대 심리적 반란 일으킬 수도


 



[k문화타임즈= 대표 발행인 김경홍 ]  지난 5월 초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초선 김웅 의원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며 당 대표 시기 상조론을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해 김웅 의원은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맞받았다.

홍 의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당대표에는 0선, 30대의 이준석 씨가 당선됐다.
그렇다면 초선의 김웅 의원보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고, 나이마저 어린 이준석 대표는 일찍 시든다는 말인가. 법 학문이라는 울타리에 갇힌 홍준표 의원은 종종 고사성어를 차용해서 법적 학문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애를 쓴다. 안타까운 정치적 생존법이다. 김웅 의원의 대응도 시원치가 않았다.

김 의원은 “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는 다소 공격적인 답 대신 ’ 일찍 시든 꽃은 일찍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자연과 인간 세계에 가장 먼저 양질의 영양분을 제공한다”라고 해야 옳았다. 늙을수록 지혜로와야 하고, 젊을수록 겸손해야 한다. 그게 현명한 세상의 가르침이다.

제주도는 한라산이고, 한라산은 제주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로 들어서면서 한라산은 한기를 뿌려대면서 산줄기에 목숨줄을 들이대고 살아가는 식물들의 이파리를 떨어뜨린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것이 인동초이다. 이를 지켜보는 세상은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세상이 아쉬워하는 동안 인동초는 이파리를 떨어뜨린 후 차갑고 깊은 겨울 속으로 빠져든다. 그 속에서 인동초는 가장 먼저 겨울의 한기를 뚫어대는 각고의 노력 끝에 가장 먼저 세상에 하얗고 노란 꽃대를 풀어올린다.

하지만 일찍 핀 인동꽃은 가장 먼저 잎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항암 효과에 특효가 있는 양분을 세상에 남기며 흔적을 지운다. 지움은 우리가 볼 때의 지움이지, 인동초는 새로운 돋움을 위한 지움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려면 잎을 떨어뜨리고, 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면 꽃잎을 떨어뜨리는 법이다.

이제 MZ 세대가 만들어낸 이준석 호는 출항을 했다. 홍준표 의원 말마따나 ‘일찍 핀 꽃’인 것이다. 이제 그는 일찍 꽃을 피웠으니 일찍 시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세상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꽃이 질 때 비난이 쏟아질 것이고, 그 비난을 이겨내고 열매를 맺었을 때 그 열매의 영양 가치를 놓고도 세상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것이다.
‘일찍 핀 꽃이 일찍 진다’는 고정 관념적 비아냥을 잘 견뎌내야 숙성된 열매를 맺고, 그를 통해 세상에 양질의 양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홍준표의 공격에 대해 ‘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는 김웅 의원의 비아냥 적 대응은 MZ 세대가 바라는 바람이 아니다.
“일찍 시든 꽃은 일찍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양질의 양분을 세상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겸손지덕이 세상을 감동하게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대 간 대결의 시대를 극복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의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젊은 정치권은 사방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양질의 열매를 잉태시킬 수 있다.

70~80년대의 386 혹은 586세대는 독재하에서 목숨을 내걸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철창에서 젊음을 바쳐야 했고, 더러는 아까운 생명을 민주화의 광장에 바쳐야 했다.
70-80년대의 세대는 목숨을 건 국민적 생존과의 투쟁이었다. 자신보다 민족,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희생에 가치를 뒀다. 하지만 2020년대의 MZ 세대는 실용주의적 측면에서 자신들의 미래 생계를 최우선 순위에 둔다. 자칫 실용주의에 함몰돼 인본주의가 실종되는 위험한 상황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혁신과 변화를 요구한다. 그 중심에 공정과 공존이 놓여 있다. 결국, 자신들의 미래를 보장하라는 요구이다.

혁신과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세대교체로부터 찾으려는 정치권이 안타깝다. 20대 젊은이가 50대의 가치관을 갖는 경우가 있고, 60대의 정치인의 20대의 가치관으로 뭉친 경우가 있다. 젊고 늙음을 놓고 정치적 혁신, 변화를 판가름하는 잣대는 그래서 두렵고 안타깝다.

‘일찍 핀 꽃이 일찍 시든다’ 홍준표 의원의 고루한 지적에 대해 ‘ 영원히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는 젊은 정치인 김웅 의원의 대응 논리는 이 나라 정치의 현실이다.

이준석 대표는 과도기적 정치적 실험대에 놓여 있다. ‘따르릉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거나 하는 식으로는 MZ 세대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형식보다 효율성이 문제다. 20~30세대는 이준석 대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 

개인주의와 실용주의, 공존과 공생이 비례하는 정치적 상황을 만들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심히 우려할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적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따르릉 자전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 세계 전반에 따르릉’의 참신함, 참신함을 통한 혁신, 혁신을 통한 공정, 공정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질서를 제시하는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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