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취수원 구미 민심’이 심상찮다. 목전으로 다가온 대통령 및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자칫 본질이 호도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편으로는 악화한 민심을 소통 부재 혹은 우격다짐 탓으로 돌리는 책임공방전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공방전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시민단체 등 제3지대의 민심은 양비론에 무게를 두면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에 대한 진실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통 부재 탓?
환경부가 6월 24일 낙동강 통합 물관리 연구용역 결과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소속 낙동강 유역물관리위원회에 상정하고, 심의·의결을 통해 정부방침으로 확정하기로 한 일정이 공개되자, 구미경실련은 2010년 10월 구미 범시민반대추진위 결성 이후 길고 긴 11년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마무리 국면으로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구미-대구 상생(해평취수장 공동이용) 논란을 넘어 우선순위 등 ‘어떤 정부 지원방안’이 구미발전에 최대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미 보상 정부 지원방안에 대한 지역사회 공론화가 긴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미시가 ‘대외비’로 함구하고 있는 환경부 장관 전달 ‘구미 보상 정부 지원요구안’을 공개해야 하고, 결정은 환경부 장관·구미시장·대구시장 등 3명이 밀실에서 하고 발표는 국무총리와 4명이 하는 구태 행정 그림보다, 정부 지원방안에 대한 시의회·정치권 ․지역경제계·시민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형식이 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대구취수원특위를 만든 시의회의 입장을 존중한 ‘여소야대 후유증’ 예방책임을 구미시장이 명심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특위까지 만들어 반대 의견을 결집한 시의회와의 공동협의 창구 운영 등을 배제한 채 구미시장이 독단적으로 타결 시 ‘시의회 패싱’ 등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정부 지원방안을 공무원 아이디어로만 만드는 것보다 각계 민간 아이디어도 수렴해 만드는 것이 지역발전에 훨씬 큰 이익이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구미경실련 등 제3지대가 주문한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환경부가 6월 24일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 대한 낙동강 유역 물관리 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6월 23일 오전 10시 열린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 관련 구미시장 입장 청취를 위한 제7차 취수원 구미 이전 구미시의회 반대 특위’는 살얼음판을 걸었다. 이를 지켜본 제3지대 민심은 소통 부재가 초래한 상황으로 규정했다.
이날 특위에 참석한 시장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국책사업, 5공단 기업 유치 등 구미경제를 살리고 대규모 현안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대구시, 경북도 등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면서 “대구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할 경우 구미시와 구미시민들의 피해 최소화, 구미시가 최대의 이익을 얻을 방안이 무엇인지 지금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호소했다.
또 시기를 놓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구미시 발전을 위해 그동안 노력해 온 분들께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시장이 이처럼 조건부 대구 취수원 이전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특위 위원들은 “정부나 환경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취수원 이전을 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구미시의 대응이 미흡했다. 의원들은 취수원 이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고, 대부분 시민도 그런 생각”이라면서 “집행부는 어떤 방법을 강구하고 있느냐, 인센티브는 무엇이냐 ”고 따졌다.
또 “대구 취수원이 구미로 오면 규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재산권 피해도 늘어나는 만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장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결국 소통 부재의 여파는 인센티브 제공과 재산권 피해 등을 놓고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소통 부재의 여파로 상황이 더욱 악화하자, 시민단체 등은 거듭 정부지원방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치라고 촉구했지만, 이러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11일 장세용 구미시장이 ‘해평취수원 공동이용 관련 입장문’ 발표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장 시장은 “ 환경부는 이번 심의에서 지역주민들이 염려하는 사항에 대한 명확한 해소와 지역발전 방안을 추진한다는 조건을 전제하였고, 7월 14일 환경부가 주최한 구미지역 합동 설명회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은 해평취수원 공동이용으로 인한 구미시민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낙동강 갈수기 등 수량 부족 요인이 발생할 경우 대구시의 물 이용을 즉시 중단하도록 제도화하고 구미시의 필요 용수를 안전하게 유지하겠으며, 구미시는 국가정책 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하고 지켜야 할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 만약, 우리 시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해평취수원 공동이용 사업을 용인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 김재상 의회 의장 등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미시장이 발표한 입장문에는 타당한 내용도 적지 않았지만,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 요구를 묵살한 결과가 혹독한 후유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 구미 낙동강/ 사진= 구미시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