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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사진 출처 = 블로그 바다별의 마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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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칼럼 = 김경홍 k문화타임즈 발행인] “샅샅이 파헤쳐 혼쭐을 내야 합니다.”
“모조리 엮어 아작을 내야 해요”
새벽 산책길에 만난 두 명의 장년 여성은 20대 대선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청년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를 두었을지도 모를 그 여성의 자녀들은 오늘도 승자 혹은 패자로서 기쁨과 슬픔의 고개를 넘나들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필자가 살림을 꾸린 1990년대 중반만 해도 구미의 일부 본토박이들은 외지인에 대한 구박이 심했습니다.
그 무렵 필자는 모 행사장에서 이러한 축시를 읽어내렸습니다.
“사랑하는 구미 토박이들이여, 호남에서 왔네, 충청에서 흘러왔네, 서럽게 마라/ 사랑하는 그대의 자식들도, 타지에서 외지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으냐”
하루의 시작을 저주와 증오로 시작하는 두 여성을 산책길에서 만난 흐릿한 그날 오후, 제주에서 살아가는 진보 성향의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 뉴스를 보기도 싫고 사람을 만나기도 싫네, 무인도에서 가서 혼자 조용히 살아갔으면 하네”
승리의 기쁨도, 패배의 슬픔도 순간입니다.
머지않은 날 우리는 이렇게 노래할지도 모릅니다.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라는 걸...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 中에서)”
그 누군가는 승자가 되는 순간부터 머지않아 잔치가 끝나고 모두 돌아간 날 저녁, 혼자 뜨거운 눈물 흘리게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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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길 [사진 출처= 블로그 어느 남자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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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겸손할 수 있으며, 겸손지덕의 삶, 겸손지덕의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권세를 송두리째 누리던 임금도, 민주의 힘으로 권력을 쟁취한 정치인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존재에게서 멀어지는 법입니다.
치열했던 대선이었습니다. 그만큼 내 편, 네 편으로 편이 갈리어 대선의 다리를 건너온 우리들은 아직도 서로 저주와 증오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슬픔을 곡예 타듯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두 잊고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