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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살아 돌아온 조선의 신분제, 민주당 경선 후보들 ‘백주대낮 봉건 정치’

김경홍 기자 입력 2021.07.25 20:28 수정 2021.07.25 20:31

갑오개혁이 몰아낸 신분제, 적통 논란으로 부활
이재명•이낙연 경선 후보, 정책 논쟁보다 적통•지역주의 논쟁에 사활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국민 위한 정책 논쟁
특정 인사에 함몰된 골수들의 계파 캠페인도 문제

[칼럼= 발행인 김경홍] 우리가 뿌린 피와 눈물을 밑거름 삼아, 누군가가 주저 없이 던진 고귀한 생명을 양분 삼아 오랜 세월 일구고 가꾼 ‘민주 농장’에 느닷없이 신분제의 유산인 적통, 적자가 뿌리를 치고 있다.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기생충이 어우러진 민주의 숲속을 꿰차고 들어와 뿌리와 잎을 갈궈먹는 전근대적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더군다나 오래전 몰아낸 기생충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여당 대통령 후보에 의해 반입되었다는 사실은 분노를 넘어 서글픔을 자아낸다.

1894년의 갑오개혁은 서얼 차별 제도를 폐지한 우리나라 근대 정치역사의 소중한 민주 유산이다.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 모든 백성이 주인이어 할 나라가 이씨 왕조의 손아귀 있던 조선 시대는 적자, 서자, 얼자로 구분되는 신분제 사회였고, 뒷짐을 진 양반이 노예와 다름없는 노비를 살고 파는 반인륜적 사회였으며, 평민을 핍박한 왕조 사회였다.
임금이나 양반의 본처가 낳은 적자가 위세를 부리던 조선사회에서 첩이 낳은 적자와 천인이 낳은 얼자들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었고, 인물이 됨됨이가 출중해도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는 천형을 받고 태어난 비운의 존재들이었다.


↑↑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의원간에 오가는 난타전이 가열되자,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자중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러한 신분제의 유산이 진보 가치를 추구하는 여당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주저 없이 흘러나오고 있으니,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를 표방하는 정치권에 보수, 개혁보수. 유연한 진보, 혁신적 진보 등 특정 이념과 같이하는 계파는 있을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계파주의는 민주주의의 가치관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 계파가 추구하는 목표지점이 특정 정치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변형된 신분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2000년 초 중반, 민주 정부 시대에 들어서면서 정치권은 민주적 가치 이념 추구하기 위한 계파 정치보다 특정인의 권력을 도모하기 위한 계파정치, 현대판 신분제가 우선하는 계파 정치로 파국을 맞았다.

실제로 19대 총선에서 친박계를 몰살한 친이계 독식의 공천은 결국 파국을 맞았고, 20대 총선 과정에서 친박 중에서도 진박이 진두지휘한 공천 파행은 박근혜를 역사의 아웃사이더로 전락시켰다.
이처럼 계파 정치의 파행을 뼛속 깊이 인식하고 있는 민주당 일부 대통령 후보들이 친문, 비문으로 갈리고, 케케묵은 신분제의 유산인 적자, 적통 논쟁을 일삼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최근 들어서는 독재의 유산인 지역주의를 현대판 신분제의 광장으로 불러들이면서 진보 민심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친문, 비문으로 갈린 적통과 적자 논쟁이 머지않은 날 또 다른 파국을 맞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사회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은 천심이다. 특정 정치인이 천심이 될 수는 없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치인들의 추구하는 가치는 혁신을 통한 경제적 양극화의 해소, 인본보다 자본을 우위에 두는 부패한 자본주의의 극복, 민주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적인 삶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구조 혁신에 있어야 한다.
후보 경선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질이 아웃사이더가 되고, 척결해야할 아웃사이더가 본질이 된다면 그 폐해는 국가 구성원인 국민의 몫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민주사회에서의 적자, 적통 논쟁, 선거판으로 불러들이는 지역주의는 후보들이 표심의 주인인 국민을 군중으로 경시하기 때문이다. 특정인을 위해 형성된 골수 계파의 구성원이 국민의 존재가치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 개개인은 현명한 민중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이념적 가치를 떠나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대판 신분제를 일소할 수 있을 것이다. 척결해야 할 현대판 신분제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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