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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획/ 구미와 명운 함께하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서민 정치인,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

김경홍 기자 입력 2021.10.01 14:32 수정 2021.10.01 14:36

가을 노을이 내리는 ‘의장 명패’ 앞에 고개 숙인 까닭은?

 

↑↑ 2021년 10월 첫날, 김 의장의 고민 속에서 저녁 노을의 귀뚜라미가 ‘외로운 구미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사진= 구미시의회 제공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2021년 7월말 정오, 민원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급히 구미시 지산동을 지나던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은 코로나 19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는 구미보건소 맞은편 도로변에 급히 차를 멈춰 세웠다. 길게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 코로나 19로 생존과 생계의 벼랑에선 그들은 햇볕 가림막조차 없는 폭음 속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한 여름날의 열기와 ‘사투’를 벌이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다 못한 김 의장은 보건소로 버튼을 눌러댔고, 그날 오후, 진료소에는 하얀 텐트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시의원의 역할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길거리의 수풀은 이슬을 머금어 숲을 이루고, 낙동강은 태백시의 황지에서 발원한다. 작은 정성과 관심의 물줄기가 흐르고 흘러 냇물을 이루고, 강줄기로 흐르는 법이다.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루고, 큰 것들이 모여 소중한 역사를 써 내린다는 신념은 소상공인 출신 김재상, ‘서민 정치인 김재상 의장’의 인생 철학이다.

1995년 무렵, 김 의장은 문화로의 허접한 사무실에서 40대의 삶을 내다 바쳤다. 하루 일정을 비지땀 속에 쏟아부은 그는 그곳에서 낡은 의자를 침대로 삼다시피 했다. 체육계와 교육계에 젊은 날의 열정을 쏟아부어 온 김 의장은 ‘문화 부재 구미’의 답안지를 구미시 원평동 문화로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 첫 번째 숙원이 문화로 축제였고, 긍극점은 ‘차 없는 문화로 시대’의 개막이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이 주축이 된 문화로 발전협의회를 발족한 김 의장은 ‘차 없는 문화로 시대’의 개막이 구미의 지역 경제를 꾸려온 지역 상공인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며, 문화 부재에 따른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발길을 돌리는 기업들이 구미공단에 터전을 닦는 지름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김의장은 차 없는 거리 조성을 위해 전국의 도시를 돌며 우수 사례와 자료들을 수집했고, 차 없는 거리 조성만이 문화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돌아보면 ‘주경야독 형의 삶’이었다. 전북 전주, 대구 동성로 등 전국의 차없는 거리를 벤치마킹해온 13년의 세월 속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청년 ‘김재상’은 50대 중년으로 접어들었고, ‘2008년 2월 20일 그의 품에는 ’차 없는 문화로 거리 조성 확정’이라는 소중한 역사적 선물이 안겨져 있었다.
‘문화가 살아 넘치는 구미, 소상공인이 행복한 구미, 기업이 몰려드는 정주 여건 구미’를 위해 13년의 젊은 날을 바친 그가 구미시의회 제6대 의원으로 입성한 것은 2010년이었다.

초선의원으로 출발해 제8대 구미시의회 의장으로 입지를 다지기까지 10여 년의 세월은 열정 그 자체였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술잔의 우정을 나눈 의원’에게도 사적 감정을 내팽개쳤고, 의원 간 화합을 위해서는 몸을 낮췄다. 심지어 구미를 위해서는 ‘구미의 쌍두마차’를 함께 이끌어온 시장에게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북구미 IC 신설은 지역적으로는 도량동과 선주원남동, 원호동의 교통 편익을 위한 프로젝트였지만, 시각을 넓히면 구미시민과 근로자, 기업가에게 교통 접근성을 제공할 호재였다.
2015년 6월 5일 임시회 1차 추경예산 심의를 위한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북구미 IC 신설은 하되 사업 추진을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과 교통체증 완화와 북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 미래 구미를 위해 선순위로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김 의장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갈등으로 비화해나갔다.
2015년 기준 도로과 전체 예산의 500억 원 중 20%인 160억 원으로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소도로 및 간선 도로 확포장 사업에 쏟아부어도 턱없이 모자랄 상황에서 150억-200억 원을 부담해야 할 북구미 IC 신설을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일부 의원들의 반대 명분이었다.
하지만 ‘ 구미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대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한 김 의장의 집념에 힘입어 설계 용역 예산을 확보했다. 13년에 걸친 사투 끝에 ‘차 없는 문화로 구미’를 실천해 낸 열정이 의회 단상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20120년 8대 후반기 구미시의회 의장에 취임한 김재상 의장은 ‘상임위원회 운영을 존중하는 민주 의회, 의원 간 화합을 도모하는 시민의 의회, 구미 시민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공조하는 의회, 시민의 권익과 발전을 저해하는 시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시민의회 구현’이라는 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당 독식 형식 형태로 구성된 역대 의회와는 달리 8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양립하는데다 개성이 독특한 의원들로 구성되면서 갈등과 대립이 늘 상존했다. 그만큼 의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우려했던 데로 2021년 2월 임시회 첫날 시련이 닥쳐왔다. 의회 사무규칙상 5분 발언은 표현 그대로 5분에 한해 의견을 제시할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회 5분발언을 통해 구미시장의 인사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A 의원은 규정에 명시한 시간을 초과하면서 인사문제를 맹공하고 나섰고,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의회 규칙을 어기며 있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위급상황에서도 김 의장은 민주당 의원과 발언을 이어간 의원을 설득시켜 갈등으로 치닫던 상황을 잠재우는 묘수를 발휘했다.

화합의정을 위한 시험대는 연이어졌다. 임시회 시정질문을 앞둔 2021년 9월 14일 의회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구미시장이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에 대한 조건부 동의 선언을 계기로 의회는 시장의 입장을 존종하는 민주당 의원과 시민 동의없이 취수원을 대구시와 공동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힘 의원 간의 대립양상으로 치달았다.
이러한 와중에 시장의 의견에 대립한 A 의원과 시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B 의원이 대구 취수원 구미이전과 관련한 시정질문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정질문 당인인 9월 15일 시정질문 단상에 오른 것은 A 의원 한명이었다. 화합의정을 강조해 온 김의장의 쏟아부은 열정의 결과였다.

김 의장은 늘 시장과 윈윈공조를 지향해 왔다. 구미시민과 기업이 열망하는 KTX 구미 신설을 위해 중앙으로 향발하는 시장에게는 따스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고,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할당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집행부가 건넨 지방채 발행 요구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이 때마다 일부 의원은 시장과의 ‘야합 의정’이라고 비판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궁극점은 시민행복과 구미발전과 직결돼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증명해 보었다.
2021년 8월 17일 구미시장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과 관련한 구미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조건부 대구취수원 동의’입장을 공식화하자, 김 의장은 "구미 해평 취수원은 42만 구미 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매우 중차대한 것으로 하루아침에 주고받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구미시민이 공감하는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일정 조건을 주고받는 형태의 정치 논리에 의해 성급하게 결정되는 것은 절대 허용치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나섰고, 대립 양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구미시는 공단 조성 이후 최대의 재정 악화 상황을 맞고 있고, 어렵게 유치한 프로젝트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급 상황에서 김 의장은 강조한다.
“대의를 위해서는 물러설 줄 알아야 한다. 의원 여러분 스스로도 앞장을 설 필요가 있다. 위기에 처한 구미의 현실을 극복하고, 미래가 보장된 구미를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해 지역민 여러분의 동의를 얻어 숙원 사업을 미루고 발생한 한 두푼의 예산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수 있는 용단을 내릴 필요도 있다. 의원에게는 미래의 구미 발전을 건설할 도로를 닦아야 한다는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

거대한 산을 이루는 근본은 한 톨의 흙이며, 거대한 강물의 근원은 한 모금의 물이다. 1995년부터 13년의 세월을 구미시 원평동 서 너평의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웠던 김 재상 의장, ‘차 없는 문화로의 시대’를 열기 위해 젊음을 바친 ‘소상공인 김재상’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2021년 10월, 구미시의회 의장의 명패 앞에 깊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코로나 19의 위력에 떠밀려 생존과 생계의 벼랑 끝에 선 시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터널 속에 갇힌 구미 경제, 그 해법은 무엇인가.” 2021년 10월 첫날, 김 의장의 고민 속에서 저녁 노을의 귀뚜라미가 ‘외로운 구미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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