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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TX 유치는 기대조차 않지만, 장세용 구미시장은 불안•갈등 행정 야기(惹起) 말아야

김경홍 기자 입력 2021.09.04 11:07 수정 2021.09.06 19:17



↑↑ 예측불가능한 인사행정으로 공무원들의 사기마저 땅에 떨어뜨려 놓았으니, ‘신바람 나는 시정’을 기대할 수 조차 없게 됐다./ 사진 = 구미시 캡처


[사설= 발행인 김경홍]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진 구미공단을 회생시켜달라는 구미의 보수 민심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장세용 구미시장을 당선시켰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은 떼어놓은 당상’에 안주해 구미를 망가뜨려놓은 보수정치에 냉혹한 회초리였다. 특히 당시 장 시장은 ‘예산 기근(飢饉)’을 겪는 구미에 ‘예산 폭탄’시대를 열고, 이를 통해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우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지방선거일 하루 전인 2018년 6월 12일 시내 전역에 내걸린 ‘예산 폭탄’관련 선거 홍보 현수막을 향한 시민들은 박수는 가열찼다. 경제 재건을 갈망하는 민심은 결국 경북 도내 23개 시군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진보 성향의 시장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민심의 성향이 하루아침에 보수에서 진보로 바뀐 데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KTX와 혁신도시를 김천에 뺏기고 전국체전을 김천에 양보하는 등 기존 보수 정치인들의 입신양명 식 정치 행태를 심판하고, 이를 통해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일념이 쓴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장세용 시장은 이를 오판했다. 구미경제를 일으켜달라는 민심의 소재를 잘못 읽은 장 시장은 새마을과 폐지,‘박정희 없는 구미공단 50주년 행사’등을 통한 박정희 대통령 업적 지우기에 행정의 무게를 뒀다.
이러한 ‘오판 시정’에 시정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KTX 유치 공약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여권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예산 폭탄 시대를 열겠다고 한 공약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의 할당분을 마련하지 못해 기채를 발행하기에 급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최근 들어서도 도내 일부 시군은 자체 예산을 들여 코로나로 생존과 생계의 절벽에 선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구미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어렵게 유치한 국,도비 사업을 추진할 대응 예산이 없어 사업을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으니, 안타깝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정 살림도 매한가지이다. 살림을 튼실하게 꾸려나갈 경제력이 없다면 가장은 식솔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어야 하고, 화합을 도모하고, 관심만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외부적 상황으로부터 비롯된 재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 그게 실의에 빠진 식솔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구미시의 최근 상황은 어떤가. 대통령 산하 물관리위원회가 10여 년 넘게 민심을 괴롭혀온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에 대한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구미의 미래를 다 함께 걱정하는 민심의 동의를 구하기 위한 ‘공론화 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요구했지만, 시장은 의회는 물론 정치권, 해당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채널을 무시한 채 ‘조건부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입장을 독단적으로 발했다. 화합해도 모자랄 판국에 구미를 갈등의 늪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코로나 19에 대응한 방역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시각도 긍정적이지 않다. 1개월여 후인 10월 8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 동안 전국 체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주 개최지인 구미는 코로나 방역 행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하지만 9월 3일 현재 경북 도내의 코로나 확진자 40명 중 구미는 절반을 넘는 22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더군다나 이 중 11명은 구미 소재 교회 관련 접촉자가 11명이어서‘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식이라면 안전한 전국체전 유치에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여기에다 예측불가능한 인사행정으로 공무원들의 사기마저 땅에 떨어뜨려 놓았으니, ‘신바람 나는 시정’을 기대할 수 조차 없게 됐다.

경제력이 없으면 가장은 식솔들의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해 주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집안을 갈등 속으로 밀어뜨리고, 정서까지 불안하게 한다면 있는 정도 떨어져 나가지 않겠는가.

장 시장은 지금이라도 이반된 민심을 사랑과 화합의 공동체라는 따스한 사랑방으로 안내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민심을 천심처럼 여기는 친서민적 가치관에 시정 운영의 무게를 둬야 한다. 고집과 아집을 버려야 소통의 문이 열리고, 문이 활짝 열려 있어야 통풍이 잘되는 ‘민심의 과수농장’이 튼실한 과일을 생산해 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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