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발행인 김경홍]회기가 있을 때마다 의회 의원들은 구미시의 행정행위와 관련 인접한 타 지자체의 사례를 들면서 밴치마킹하라는 요구를 하곤 했다. 23개 시군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구미시 공무원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특히 인허가 부서 공무원들은 귀가 따가울 만큼 타 지자체의 원스톱 민원 처리 사례를 주입받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번 제2차 정례회에서 구미시 공무원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의원들의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지난 2일 구미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종합허가과에 대한 2023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의원들은 원스톱민원 처리와 관련 기업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긍정적인 평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흡족해할 정도였다.
취약계층을 따스하게 끌어안는 공격적인 복지 행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가 하면 도시건설, 경제 및 농업 분야 예산안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힘을 실었다.
역대 의회 사상 이번처럼 집행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례는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공무원 사회에 활기가 넘치고 있고, 그 활력이 화합과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성장 발판이 확보되었다는 자신감과 함께 일에 대한 성취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기가 가득한 방안을 따스하게 하려면 땔감이 있어야 하고, 차량이 비탈길을 오르려면 추동력을 살릴 기름이 있어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예산 3조 원 시대 개막을 통한 탄탄한 성장동력 확보와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민선 8기 시대를 개막했다.
그 시험대가 민선 8기 2년 차를 꾸려나갈 2023년도 예산을 어느정도 확보하느냐였다. 결국 시는 1조 8천 208억 원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2022년 1조 5천 60억 원 대비 3,148억 원, 20.9%가 늘어난 획기적인 결과였다.
이러한 예산 증가율은 정부 5.2%, 경북도 7.4%는 물론 경북 도내 23개 시군 평균 10.2%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결과였다.
특히 김 시장은 후보 시절 제시한 도농이 함께하는 구미시대 개막이라는 핵심 공약을 가시화시켰다. 농업 예산의 경우 전년도 대비 10%에 가까운 9.88%가 증액되었는가 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상하수도사업소가 선산출장소에서 업무를 개시하면 명실상부한 선산청사(제2의 청사) 시대가 개막한다.
1995년 도농통합 이후 통합 구미시의 핵심축이면서도 정신적, 경제적으로 소외를 받아온 선산권(구, 선산군)이 통합 4반세기가 지난 27년 만에 통합 구미시 발전을 위한 중추적 대열에 동참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시는 또 성장발판 마련이라는 자신감과 함께 한시부서로서 신설되는 미래전략국을 통해 미래 구미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는 통합 신공항을 구미 발전과 연계하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 마련에 들어간다.
3년에 걸친 코로나19에 이은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한파 속에 움츠린 구미가 기지개를 켜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도농통합의 후유증 속에서 밤만 되면 암흑의 시대 속으로 빠져들던 선산 골목상권에 활기가 넘치고, 미래의 꿈과 희망이 걸려있는 통합신공항 시대가 한 발 앞으로 성큼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16강 전에서 한국이 강호 포르투갈을 누르고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절망은 없다’는 각오와 ‘끌고 밀어주는 동일체로서의 힘’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구미시의회 의원들은 성장 발판을 확보한 2023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경제 분야, 도시건설 분야의 일부 사업과 관련한 예산신의에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2023년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추가 확보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삭감이 예산심의의 기능이라고 곡해되기도 했던 예산심의장에도 혁신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위기의 구미를 함께 일으켜 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현장이다.
구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산업화의 전초기지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현장이다. 그 자랑스러운 얼을 계승하자.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시민과 공무원이 혼연일체가 돼 2023년도 성장발판을 딛고 끌고 밀어주는 자랑스러운 구미시민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머지않은 훗날, 풍성하게 열리는 과일은 남의 몫이 아닌 우리의 몫이면서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