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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결단과 결기의 정치인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2.05.27 20:19 수정 2022.05.28 19:20

자영업으로 출발해 구미 정치사의 중심으로 떠오른 ‘서민 정치인’

↑↑ 김 의장은 1개월 후에는 의장의 직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의 행동반경을 주시하고 있다. 결단과 결기의 정치를 해 온 김 의장은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공익의 길을 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훗날, 김 의장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구미시의회]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6•1 지방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2021년 12월로 접어들면서 김재상 구미시의회 의장은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김 의장 자신은 ‘오로지 시민과 의회 동료 의원 여러분의 맡기신 중책에 충실할 뿐’이라며,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원로사회는 물론 구미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동료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추대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어 갔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김 의장은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를 유보했다.

김 의장은 늘 시장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에 신중을 기했고, 때로는 고민의 흔적들이 표정 속에 진하게 묻어났다. 자신을 차기 시장으로 추대하려는 주변의 요구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 주변에서는‘개인 김재상’이 아닌‘ 시장과 함께 구미시정을 꾸려나가는 의장’으로서의 ‘책임과 도리’의 정치가 그를 힘들게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오랜 번민 끝에 김 의장은 ‘시장 출마의 꿈’을 접었다.
그의 이런 ‘강단 넘치는 결단의 정치’는 구미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으로 쓰일 만하다.

◇자영업으로 출발해 구미 정치사의 중심으로 떠오른 ‘결기의 정치인 김재상’
5월 중순 만난 김재상 의장은‘유력한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는데도 그동안 입장 발표를 유보한 이유’를 묻자, “시장에 출마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해 구미시의회 의장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오로지 주어진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지역 발전과 시민행복에 충실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러면서 김 의장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공익적 활동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또 한편으로는 “공익보다 사익에 휘둘린 지역 정치가 바로 서고, 이를 통해 믿음과 신뢰의 정치가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내면의 일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루고, 그것들이 모여 소중한 역사를 써 내린다는 신념은 소상공인 출신 김재상, 서민 정치인 김재상 의장’의 인생철학이다.

1995년 무렵, 김 의장은 문화로의 허접한 사무실에서 40대의 삶을 내다 바쳤다. 하루 일정을 비지땀 속에 쏟아부은 그는 그 곳에서 낡은 의자를 침대 삼아 살다시피 했다. 체육계와 교육계에 젊은 날의 열정을 쏟아부어 온 김 의장은 ‘문화 부재 구미’의 답안을 구미시 원평동 문화로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 첫 번째 숙원이 문화로 축제였고, 궁극점은 ‘차 없는 문화로 시대’의 개막이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이 주축이 된 문화로 발전협의회를 발족한 김 의장은 ‘차 없는 문화로 시대’의 개막이 구미의 지역 경제를 꾸려온 지역 상공인들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며, 문화 부재의 열악한 정주 여건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기업들이 구미공단에 터전을 닦는 지름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차 없는 거리 조성을 위해 전국의 도시를 돌며 우수 사례와 자료들을 수집했고, 차 없는 거리 조성만이 문화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이라며,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주경야독 형의 삶’을 이어갔다. 전북 전주, 대구 동성로 등 전국의 차 없는 거리를 벤치마킹해온 13년의 세월은 40대 초반의 젊은 청년‘김재상’을 50대 중년으로 접어들게 했고, ‘2008년 2월 20일 그의 품에는 ’차 없는 문화로 거리 조성 확정’이라는 소중한 역사적 선물이 안겨졌다.

‘문화가 살아 넘치는 구미,소상공인이 행복한 구미, 기업이 몰려드는 정주 여건 구미’를 위해 13년의 젊은 날을 바친 그가 구미시의회 제6대 의원으로 입성한 것은 2010년이었다.

초선의원으로 출발해 제8대 구미시의회 의장으로 입지를 다지기까지 12년의 세월은 열정 그 자체였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술잔의 우정을 나눈 의원’에게도 냉정했고, 의원 간 화합을 위해서는 몸을 낮췄다. 심지어 구미를 위해서는 ‘구미의 쌍두마차’를 함께 이끌어온 시장에게까지 냉정했다.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을 강행하려는 시장에 맞서 ‘주민동의 없는 협정 체결은 무효’라고 선언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북구미 IC 신설은 지역적으로는 도량동과 선주원남동, 원호동의 교통 편익을 위한 프로젝트였고, 구미시민과 근로자, 기업가에게 교통 접근성을 제공할 호재였다.
2015년 6월 5일 임시회 1차 추경예산 심의를 위한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북구미 IC 신설은 하되 사업 추진을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과 교통체증 완화와 북부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 미래 구미를 위해 선순위로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김 의장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갈등으로 확대해 나갔다.

2015년 기준 도로과 전체 예산의 500억 원 중 20%인 160억 원으로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소도로 및 간선 도로 확포장 사업에 써도 턱없이 모자랄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북구미 IC 신설에 쏟아부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일부 의원들의 반대 명분이었다.
하지만‘ 구미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대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한 김 의장의 집념에 힘입어 설계 용역 예산을 확보했다. 13년에 걸친 사투 끝에 ‘차 없는 문화로 구미’를 실천해 낸 열정이 의회 단상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2020년 8대 후반기 구미시의회 의장에 취임한 김재상 의장은 ‘상임위원회 운영을 존중하는 민주 의회, 의원 간 화합을 도모하는 시민의 의회, 구미 시민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집행부와 공조하는 의회, 시민의 권익과 발전을 저해하는 시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시민의회 구현’이라는 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당 독식  형태로 구성된 역대 의회와는 달리 8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양립하는 데다 개성이 독특한 의원들로 구성되면서 갈등과 대립이 늘 상존했다. 그만큼 의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우려했던 대로 2021년 2월 임시회 첫날 시련이 닥쳐왔다. 의회 사무규칙상 5분 발언은 표현 그대로 5분에 한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회 5분발언을 통해 구미시장의 인사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A 의원은 규정에 명시한 시간을 초과했고,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의회 규칙을 어기며 있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위급상황에서도 김 의장은 민주당 의원과 발언을 이어간 의원을 설득시켜 갈등으로 치닫던 상황을 잠재우는 묘수를 발휘했다.

화합의정을 위한 시험대는 연이어졌다. 임시회 시정질문을 앞둔 2021년 9월 14일 의회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구미시장이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에 대한 조건부 동의 선언을 계기로 의회는 시장의 입장을 존중하는 민주당 의원과 시민 동의없이 취수원을 대구시와 공동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힘 의원 간의 대립양상으로 치달았다.
이러한 와중에 시장의 의견에 대립한 A 의원과 시장의 의견을 존중하는 B 의원이 대구 취수원 구미이전과 관련한 시정질문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정질문 당일인 9월 15일 시정질문 단상에 오른 것은 A 의원 한 명이었다. 화합의정을 강조해 온 김 의장의 노력의 결실이었다.

김 의장은 시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과 윈윈공조를 지향해 오기도 했다. 구미시민과 기업이 열망하는 KTX 구미 신설을 위해 중앙으로 향발하는 시장에게는 따스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고,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할당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집행부가 건넨 지방채 발행 요구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이때마다 일부 의원은 시장과의 ‘야합 의정’이라고 비판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궁극점은 시민행복과 구미발전과 직결돼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를 증명해 보였다.
2021년 8월 17일 구미시장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과 관련한 구미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조건부 대구취수원 동의’입장을 공식화하자, 김 의장은 "구미 해평 취수원은 42만 구미 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매우 중차대한 현안으로서 하루아침에 주고받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구미시민이 공감하는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일정 조건을 주고받는 행태의 정치 논리에 의해 성급하게 결정되는 것은 절대 허용치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나서는 강단의 모습을 보였다.

2021년 7월 말 정오, 민원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급히 구미시 지산동을 지나던 김 의장은 코로나19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는 구미보건소 맞은편 도로변에 급히 차를 멈춰 세웠다. 길게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시민들, 코로나19로 생존과 생계의 벼랑에선 그들은 햇빛 가림막조차 없는 폭음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여름날의 열기와 ‘사투’를 벌이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다 못한 김 의장은 보건소로 버튼을 눌러댔고, 그날 오후, 진료소에는 하얀 텐트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김 의장은 이처럼 시민의 안위를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들여보는 ‘친시민 의정’을 실천했다.

김 의장은 1개월 후에는 의장의 직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의 행동반경을 주시하고 있다. 결단과 결기의 정치를 해 온 김 의장은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공익의 길을 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훗날, 김 의장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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