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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획] 신라불교초전지는 ‘물먹는 하마? 경북 3대 문화권 사업 시·군마다 운영비로 골머리

김경홍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2.09.11 21:02 수정 2022.09.12 09:18

운영비 절감, 위탁 방식 놓고 변죽만 울리는 구미시의회 의원들
불교 전문기관에 민간위탁 구미시가 꺼리는 이유?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 완공한 신라불교 초전지를 구미시가 시설공단에 위탁했으나 매년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가 논란이다.

구미시는 이번에도 올해 말 만료되는 구미시설공단 위탁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구미시 신라불교초전지 관리 운영위탁 동의안 (이하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동의안을 심의한 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운영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 불교 전문기관 등에 민간위탁하는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으나, 2023년부터 행정직 공무원과 무기계약직을 각각 1명 감원한다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고 시가 제출한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앞서, 시가 지난 2017년 8월부터 올해 말까지 신라불교초전지를 시설공단에 위탁 운영하도록 하자, 김재우, 김낙관 의원 등은 불교 전문기관 등에 민간 위탁하도록 해 매년 시가 부담하는 운영비를 절감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 왔지만,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기 때마다 문제를 제기했으면서도 뒷심 부족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데 실패한 탓이다.

올해 말 만료되는 신라불교 초전지의 구미시설공단 운영 위탁운영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구미시 신라불교 초전지 관리 운영 위탁동의안’을 심의한 지난 2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날 시가 매년 운영비로 8억 9천 8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수입은 7천 2백만 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김낙관 의원은 실버직 2명을 포함한 9명의 인건비로 4억 6천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우 의원은 또 운영비 절감을 위해 시설공단이 아닌 불교 전문기관 등에 민간 위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전혀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진오 의원은 또 시설공단이 2, 3년 더 위탁운영을 한 후 불교 전문기관 등에 민간 위탁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자는 절충 방안을 제시하면서 운영비 절감을 위한 민간위탁 방안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근한 의원의 요구로 내년부터는 행정직과 무기계약직 각각 1명을 감원키로 했다.

이와 관련 A 모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 시정 운영에도 수입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의 논리가 중심이 되어야 할 때”라면서 “운영비의 절반 가량을 인건비로 지출하는 위탁운영 방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과 정토회 등 불교 단체들은 신라불교초전지 위탁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불교단체가 아닌 시설공단의 위탁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면에는 민간위탁을 둘러싸고 불교 단체간의 갈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 신라불교 초전지 [ 사진 출처 = 구미시설공단]


◇경북 3대 문화권 사업 타 시군도 운영비로 골머리
2008년 정부는 국가 균형 전략회의에서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을 국책 사업으로 선정했다. 경북의 유교․ 가야․ 신라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등 생태자원을 활용해 이를 관광자원화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에 따라 2조 원 규모의 경북 3대 문화권 사업이 2021년 완료되었지만, 사업내용 중복과 무계획한 사업추진, 사후 운영 및 관리대책 부실로 자칫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실제로 군위의 삼국유사 테마파크와 경주․영천․청도의 신화랑 풍류 체험 벨트 사업 등은 관리 및 운영에 따른 심각한 재정적, 행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쉽게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군 외곽지역을 선호한 데다 방대한 시설 규모 등에 따른 전략적인 운영 계획 수립 미비로 결국 적자 요인을 발생케 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게다가 문화의 유무형 자산인 하드웨어는 우수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 웨어의 빈약성까지 겹치면서 3대 문화권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비판이 일자, 경북도는 2019년 11월 24일 경북도, 경북문화관광 공사, 시군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3대 문화권 통합 관광 시스템(관광패스)사업 모델 구축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모바일(앱), 온․프라인 시스템을 통해 지역의 관광자원과 시설을 하나로 엮어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또 분산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관광패스로 연계해 관광객들이 3대 문화권을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방안 수립 등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는 취지도 담았다.

도는 이를 통해 ▲관광패스 개발 환경 및 시장 환경 조사 ▲3대 문화권 관광패스 사업모델 개발 ▲관광패스 시스템개발 기본계획 ▲관광패스 운영모델 개발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통해 관광패스 서비스 기획, 시스템 구축계획, 운영계획 등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시군은 당장에 년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자체 충당하도록 하는 묘안을 제공할 재료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례로 국비 1천223억 원이 투입된 군위군의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매년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운영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경북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세계유교선비 문화공원 등 5개 사업에 4천억여 원의 시설비를 투입해 사업을 추진한 안동시의 경우에도 연간 예상되는 수십억 원대의 운영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8년 개관한 청도군 신화랑 풍류마을은 2018년 기준 수억 원에 이르는 적자에 직면해야 했고, 성주 가야산 역사 테마공원은 일일 방문객이 수십 명에 그치고 있다. 결국 적자손실을 재정이 열악한 관할 자치단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다.

▲경북도의회 차원에서도 문제 제기
지난 2019년 3월 22일 경북도의회 박창석 도의원은 임시회 도정질문을 통해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북도가 전국의 20% 이상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반면 외국인 방문객 중 경북을 찾는 관광객 비율이 2.6%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인용한 박 의원은 경북관광이 현주소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러면서 신라문화, 유교문화, 선비문화 등 유형 문화자원에다 2조 원이 투입된 3대 문화권 사업이 2020년 사실상 완료되면 하드웨어는 우수하지만 중복되고 무계획한 사업추진과 사후 운영 및 관리 대책 부실에 따른 대책 마련 및 관광컨텐츠를 확장할 수 있는 소프트 웨어 개발은 시급하게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군위의 삼국유사 테마파크와 경주․영천․청도의 신화랑 풍류 체험벨트 사업 등은 관리 및 운영에 재정적, 행정적 부담을 안고 있다면서 3대 문화권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도 차원의 지원 대책을 촉구한 박 의원은 “현재의 관광 트렌드가 볼거리에서 즐길거리, 먹방, 쉬는 것, 찍으러 가는 것 등으로 다양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북관광은 보문단지, 불국사 등 여전히 보는 관광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주 한옥마을은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잡아 한 해 평균 방문객이 1천만 명이 넘는 관광 1번지가 되었다”며 “ 경북 지역에 산재한 유형 자원에 즐길거리, 먹방 등 문화콘텐츠를 입혀서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야 하고 이러한 관광 혁신을 통해 3대 문화권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때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였던 경북의 2017년 내국인 관광객은 915만 명으로 충남의 1천6만 명보다 적다. 경북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2016년 60여만 명에서 2018년에는 52만 명으로 감소하면서 경북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2.6%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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