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문화예술단체와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한 채 구미문화재단 설립을 강행할 경우 예산 낭비는 물론 단체장의 논공행상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공무원들의 퇴직 후 자리보전 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구미경실련은 23일 시민 기 살리기 예산 증액 차원에서 구미문화재단 설립을 연기하고 공연 및 전시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하라고 촉구했다.
2023년 말 출범 예정인 구미문화재단 설립을 2~3년 연기하면서 공연·전시 예산을 대폭 확대해 시민문화 향수권을 크게 신장할 경우 시민이 만드는 성공한 문화재단이 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이다.
경실련은 또 시장·군수 치적에 유리한 시설·재단 설립에 큰 예산을 쏟은 후 “예산이 없어서 문화예술 프로그램 예산 늘릴 수 없다.”는 전국 중소도시들의 무수한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구미시는 지난 10일, 2023년 말 구미문화재단 출범을 목표로 하는 ‘구미문화재단 설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었다. 용역 기간은 5부터 9월까지 4개월간이다.
문화재단 설립을 앞두고 문화예술단체와 구미시의회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대상으로 공청회조차 열지 않은 가운데 강행하려는 문화재단 설립은 관주도 공급자 중심 구태”라면서 “ 문화재단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에다 프로그램 예산이 문화재단에 쏠리면서 일반 문화예술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들어 반대해 왔다.
특히 이들은 “관광산업이 그것의 중대성에 비추어 단순히 문화재단이 아닌 문화관광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문화타임즈 2021년 12월 5일 자 보도
문화예술단체 왜 반발하나, 구미시 문화재단 설립 자칫하다간 ‘애물단지’
기존 문화예술단체 영역 침해, 문화예술예산 쪼개기 우려
경북 도내 문화재단 포항이 유일, 영역침해로 득보다 실
설명회, 공청회도 없이 무리한 추진
신성장 동력산업, 관광은 왜 빠졌나
지역단체장 논공행상 수단 전락 우려
↑↑ 구미시 도개면 다곡리의 고령층 주민들 사이에서 주륵사는 전설 속의 사찰로 회자되곤 한다. 돌 한 개가 길이가 2.32m에 이를 만큼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못지않게 웅장했다는 주륵사폐탑은 이 지역 주민들의 아련한 역사이면서 자존심이기도 했다.
[사진(주륵사 폐탑의 모형) 제공= 구미시]
[새벽 칼럼= 김경홍 K문화타임즈 발행인] 지난달 30일(2021년 11월 30일) 구미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예술과에 대한 2022년도 예비심사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장미경 의원이 신규사업인 구미문화재단 기본계획 수립 및 구미문화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검토로 분류하자, 홍난이 의원과 이선우 의원이 장 의원을 면전에 두고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의원은 “맨날 공단과 박정희만 끌어안고 살 것이냐.”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문화재단 설립을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장 의원과 미래 먹거리를 문화로부터 찾아야 한다는 홍난이․이선우 의원의 주장 모두 틀린 주장이 아니다. 문화 산업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 설립에 대해 기존의 문화예술단체가 반발하고 있고, 시민들 역시 자칫하다간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문화예술단체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짚고 나선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화재단 설립을 진행하면서 불가분의 관계인 문화예술 단체를 상대로 한 설명회와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조차 없었다는 것은 문화예술인이나 문화 향유와 함께 문화자원으로부터 미래의 먹거리를 찾도록 해야 한다는 시민적 바람을 무시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기존 문화예술단체의 기능이 중복되면서 영역 침해가 우려되는데도 불구하고 시는 그 흔한 공청회와 설명회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
아울러 기능과 역할을 문화에 국한함으로써 ‘구슬이 열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효과의 극대화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홍난이 의원이나 이선우 의원의 주장처럼 “맨날 공단과 박정희만 끌어안고 살 것이냐. ”는 주장이 설득력을 사려면 문화유산을 관광산업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경북 도내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포항문화재단은 문화콘텐츠 개발과 문화 브랜딩 구축으로 영역을 한정함으로서 기존의 문화예술단체와의 갈등을 야기하거나 문화 관련 예산을 ‘쪼개기 예산’으로 전락시키면서 문화재단의 설립 목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구미가 이러한 누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으로부터 부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고유 영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명칭부터 구미화재단이 아닌 구미 문화관광재단으로 바꿔야 하고 역할도 문화예술과와 관광진흥과가 공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술회관 관리, 대표축제 개발, 기존의 문화예술단체에 질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 제공과 함께 관광거점 도시로서 진화할 수 있는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옳다.
도내 일부 시군은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고 있다. 영덕, 군위, 영주의 문화관광재단은 문화와 관광이 경쟁력인 시대라는 점에 주목하고 독특한 색깔을 가진 문화관광 도시를 만드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의 우수한 유불문화와 천혜의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관광사업을 발굴하고, 문화소수자와 청년을 중심으로 현시대가 원하는 트랜드,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청년 선비 해설사 양성 교육, 관광사업체 역량강화 컨설팅, 축제 운영 및 지원을 하고 있다.
군위관광재단은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문화시책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역 내 관광인프라와 지역 문화자원을 연계한 문화 관광정책 추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 맞춤형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동 한국 정신문화재단은 또 21세기 인문가치 포럼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관광 거점도시 기능을 일원화해 인문 가치의 실천,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구미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영역에 국한해 관광산업과의 연계성을 도외시한다면 기존 문화예술단체와의 기능 중복에 따른 갈등, 부의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득보다 실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특히 예술문화단체와 시민들의 주문을 무시한 채 문화재단 설립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고 강행할 경우 단체장의 논공행상 수단이나 공무원들의 퇴직 후 자리보전 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지적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