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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편지] 이철우 지사가 보내는 ‘건강 경고음’, 어쩌면 그 대상이 자신일 수도 있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9.03 08:50 수정 2025.09.03 08:53

잇따르는 일부 부서장들의 건강 경고음
구미시 수요특강 프로그램에 건강강좌라도 넣어라
공무원이 힘들면 시민이 행복하다는 요구는 지도자의 강압적 발상
공무원이 행복해야 시민도 행복하다
지위에 집착하면 생명이 단축되고
재산을 지나치게 모으면 모두 잃게 된다


↑↑ 소나무

[사진 조경래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3=K문화타임즈]

조선시대 줄타기로 유명한 광대가 어느 날 임금에게 불려 갔다.

“줄타기를 구경하면서 웃어대는 백성을 보는 마음이 즐거우냐?”
광대가 답했다.
“백성은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울음을 참기 위해 웃습니다”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이철우 경북지사의 혈액암 판정 소식은 충격이었다. 특히 이 지사와 늘 직간접적인 교감을 하는 경북지역 공무원들에게 충격의 강도는 심했다.
일선 공무원들의 세계로 흘러든 여파가 ‘절주 혹은 금주’,‘절연 혹은 금연’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워라벨이 유행어가 되다시피까지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는 망각이어서 그날의 결연한 각오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지는, 들여다볼 일이다.

최근 들어 구미시 일부 부서장들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는 안타까움이 잇따르고 있다. 진심으로 쾌유를 빈다.
1995년 민선 구미시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거쳐 갔거나 재임 중인 시장은 4명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공무원이 힘들면 시민이 편하다’는 비민주적인 발상에 머물렀다. 어떻게 해서 공무원이 힘든데 시민이 편하겠나. 공무원이 행복해야 시민도 행복하다는 ‘행복 공유, 즐거움 공유’ 시대가 민선 자치 정책의 전반에 흘러넘쳐야 한다. 절제의 경계를 지키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노자는 최대의 불행은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에서 비롯되며, 실수는 이익을 탐내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타이르고 있다, 지위에 집착하면 생명이 단축되고 재산을 지나치게 많이 모으면 모두 잃게 된다는 현자의 가르침이다.

누구나 삶은 짧다고 느낄 것이다. 젊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하다가 나이 50이 되고, 60을 넘어서면 백구지과극白駒之過郤을 절감하게 된다. 달려가는 흰 망아지를 문틈으로 잠시 보는 만큼 인생이 몹시 짧음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 말로 비유하면 날아가는 비행기를 문틈으로 잠시 보는 것만큼 인생은 비행지과극飛行之過郤이다.

예부터 현자들은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를 반복해서 자문했다. 그러나 우리는 바쁜 일상에 쫓겨 삶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즐거움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유익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 왔다. 안씨가훈은 유익하고 즐거운 삶을 살려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몸이 아프면 인생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그래서 1500년 전에 내놓은 고서 안씨가훈은 지금도 중국 공직사회에서는 교과서로 통한다.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을 혹사할 게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자신이 지켜야 한다. 건강의 주된 원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이다. 종종 고함을 쳐대는 일부 의원들, ‘내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을 주기 때문에 함부로 공무원을 대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시민들’도 자성해야 한다. 오히려 원칙대로 세금을 내는 공무원의 납부액이 더 많을 것이다.

구미시 차원에서도 공무원의 건강 유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매주 시가 실시하는 수요특강 내용 중에 건강강좌 프로그램을 넣는 식의 지혜 정도는 보여주어야 한다. 그게 기본이다. 시장이나 부시장, 상급 간부들 모두 일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되 일 밖에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간성으로 일반 공무원들의 등을 다독여주고,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나누어야 한다. 그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방안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 줄타기로 유명한 광대가 어느 날 임금에게 불려 갔다.
“줄타기를 구경하면서 웃어대는 백성을 보는 마음이 어떻냐?”
광대가 답했다.
“백성은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울음을 참기 위해 웃습니다”
늘 들여다보라. 업무를 추진하면서 웃는 공무원들, 울음을 참기 위해 웃고 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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