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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칼럼]형용모순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7.22 16:46 수정 2025.07.22 16:49

김영민 구미·대구YMCA 전 사무총장·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근간 몇 개월씩 서울과 지역을 오르내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만큼 새롭고도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모임에 같이 할수록 더 많은 다름을 더 절감합니다. 우리 동네에 내려오면 특히 70대는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보이는 곳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서울의 생활스포츠 시설에서 만난 70대들과 이렇게도 다를 수가 있을까 놀랍니다.

“준다카이 받기는 한다마는 앞으로 이 나라 꼬라지가 우예 대겟노?”.

“맛따. 우리 새끼들 살림이 걱정이다. 아~들 빚잔치하라는 말 아이가” 하면서 어느 유투브에서인지 종편에서 인지 보았던 기사의 한 줄을 마치 자신의 정치, 경제, 복지에 대한 연구나, 생각처럼 널어놓고는 온 나라 걱정에 한숨을 푹 내쉬면서 옆에 있는 사람 들으라는 듯 입에 거품을 물고 대들듯 합니다.

“그라마 니는 안받으마 되잔아?”하는 벤치 한쪽 구석에 있는 같은 또래 친구(?)의 말에 “뭐어 니는 말이 된다꼬 생각하나? 아이마 내캉 싸우자는 말이제?” 하며 전쟁이라도 벌일 듯, 이 00이가 어떻고, 00당이 또 어떠하며.....다 옮기기도 힘들 만큼 많은 장광 썰을 풀어 놓습니다. “알아묵겐나? 무식하마 주디이 다물어라” 하면서 면박을 줍니다. 열변에 논쟁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이제 이곳에서는 흔한 장면입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자 “더븐데 고마해라, 그래도 다 생각이 있고 할 만큼 해본 사람인데 비~미~ 알아서 하겐나?” 하며 줄을 섭니다.

형용모순(形容矛盾)이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립니다. AI는 <서로 모순되는 단어들을 함께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하거나 독특한 효과를 내는 수사법. 영어로 "oxymoron". 예를 들어, "소리 없는 아우성", "찬란한 슬픔", "뜨거운 얼음"과 같이 상반되는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나란히 사용>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우리가 잘 아는 블랙핑크니 하얀 밤이니 하는 말재주를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실상은 공짜로 주는 돈을 받아 제 호주머니를 채우겠지만, 말로는 나라 걱정이라며 자신의 성격(정치적 편집증?, 편향?)을 드러내는 모순을 봅니다. 그날이 가까워지자, 동사무소 직원에게는 언제, 어디로 무엇을 가지고 와야 하는지? 마누라는 같이 와야 하는지? 대신 받아 갈 수 없는지 뒤에 줄 선 사람은 내 몰라라 하고는 방금 물은 내용을, 또 생각나는 데로 나가다가는 다시 와서 따지듯이 묻습니다.

정치적인 견해의 다름을 욕할 수는 없습니다만 장관 후보자들 청문회를 보면서 지방의 촌노들의 말싸움과 독 닮았음을 느낍니다. 방위병으로 다녀온 사람에게 국방장관을 맡길 수 없다고 하면서도 군 미필 내지는 회피자를 군 최고 통치자는 모셨던 사람, 갑질을 넘어 슈퍼 갑질로 전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사람이 한 행동, 주식투기로 수십억대의 재산을 불린 사람을 소위 국모라 떠받들던 사람이 주식 투자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핏대를 세우면서 회의장을 들쑤시는 모습, 대통령의 고함 한 마디에 억울한 죽음을 덮어버리려던 사람들이 검증이라는 그것도 국민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날뛰는 것은 모순의 극을 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모순은 ‘어떤 상인이 자신의 창은 세상의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고, 자신의 방패는 어떤 창도 막을 수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이때 구경꾼이 "그렇다면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묻자, 상인은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한비자)라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로 어떤 사실의 앞뒤가 맞지 않거나, 두 사실이 이치상 서로 어긋나서 맞지 않는 상황을 비유하거나, 둘 이상의 논리가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말합니다. 이런 무논리에 지방, 서울, 국회의원, 촌노 가릴 것 없이 횡횡하는 모습은 여름을 더 짜증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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