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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칼럼] 무참(無慚)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5.25 18:07 수정 2025.05.25 18:10

김영민 [구미 경북 YMCA 전 사무총장/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최소한 모든 백성을 부끄럽게 만드는 조상을 일본인이라하고 김구선생을 중국인이라하는 사람이거나, 정치기러기로써 ’시끄러 임마‘ ’도덕이 없다’고 국회의원으로부터 부끄러운 말을 듣는 카메라 의식 증 환자를 대통령이라고 모셔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말이 많아지는 시간, 시간들입니다. 내 말만을 들어보라고 전국 방방곡곡을 좁다고 휘저어가며 이런저런 방법으로, 여기저기에서 소리치고 있습니다. 매일 TV를 장식하는 것은 입간판과 함께 춤추는 색깔, 무리를 만들어 가는 외침이 끊이질 않습니다. 백미는 후보들의 경제,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과 토론으로 그들의 말에서 불가에 쓰는 ‘무참(無慚)’이란 진리를 생각나게 합니다. ‘참(慚)은 부끄러움이란 의미이다....무참이란 우리 마음이 부끄러움이 모르게 되어 나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재미없는 일에 흥미 있는 척, 스스로의 행동을 제대로 보지 않는 것도 마음이 스스로를 속이는 것도 무참에 해당된다.(코이케 류노스케, 『생각버리기 연습』, 21세기 북스, 2010, P124)

전 국민이 지켜보는 것 가운데서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했던 말을 아니라고 하는 행동(중대재해 피해법을 악법이고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가 이제는 아니라는 등)에서부터 단 하나의 증거도 없는, 일방적인 언론과 검찰의 발표에 대해서 상대를 비난하고, 제출하라는 증거도 없이 죄인으로 만들어야 자신에게 유리할 듯해서 치켜드는 모습, 전 정부의 내란 사태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다가 이제는 변명인지, 면피용 의견 제시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 등 후안무치라는 말을 그대로 떠오르게 합니다.

동아일보 5월 19일 자 사설에는 ‘AI 산업 육성을 공통적으로 말하면서도 뒷받침할 전력 공급 대책과 천문학적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김문수 후보는 원전 확대를, 이재명 후보는 원전을 과하지 않게 활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노란봉투법’과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 주 4.5일제 등 노동 문제를 두고도 후보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정리하면서 ‘국민을 위한’이라는 대 명제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줄줄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경 5월 20일자의 내용은 ’고만고만한 수준의 예상 질문과 모범 답변이 반복되는 등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자질을 비교 평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고 TV토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23일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에서 이를 보도하는 한 방송국의 표현은 ‘혐오 논쟁’이라는 극한으로 달리는 물어뜯기에 끝판왕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군소후보의 유력한 후보에 대한 모습을 부끄러울 지경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아귀다툼을 보면서 불교에서 속인들이 지켜야 할 10가지 규율(십선계, 十善戒)이 떠올랐고 놀랍게도 그중 4개가 말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즉 불망어(不妄語, 거짓말해서는 안 된다), 불기어(不綺語, 현란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불악구(不惡口, 험담을 해서는 안 된다), 불양설(不兩舌, 이간질해서는 안 된다) 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후보자들의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이리도 철저히 십선계를 어기면서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우기는지 옆에서 보는 것조차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공자께서 논어 위정편에 “백성을 법과 형벌로 다스리면 교묘히 법망을 피해 죄를 짓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나(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덕과 예로 다스리면 부끄러움을 알고 바로 선다(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고 했습니다. 어쩌면 AI시대에 걸 맞는 이야기는 아니라 할지 모르지만, 최소한 모든 백성을 부끄럽게 만드는 조상을 일본인이라하고 김구선생을 중국인이라하는 사람이거나, 정치기러기로써 ’시끄러 임마‘ ’도덕이 없다’고 국회의원으로부터 부끄러운 말을 듣는 카메라 의식 증 환자를 대통령이라고 모셔올 수는 없을 것입니다.

더 이상 백성들에게 부끄러움을 전가하지 마시오.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 (202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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