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탄핵정국과 맞물려 실시하는 내년 4월 김천시장 재선거가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도·시의원은 물론 공무원 출신 심지어 노동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기세여서 그렇다. 이런 가운데 중진 국회의원 출신까지도 출사표를 던진 형국이다. 김천 민심이 요동칠만하다.
12월 24일 현재 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자는 9명, 여기에다 상대적으로 지명도 높은 김천시의회 나영민 의장 등도 사실상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사퇴시기를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률은 지금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4월 재선거가 이처럼 치열 양상으로 치닫는 데는 8회의 김천시장 선거 중 1회, 3회, 7회 등 3회에 걸친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만큼 김천시민들이 ‘유력한 보수 정당 후보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보수적인 경북 정서와는 달리 ‘인물 됨됨이에도 무게’를 둬 온 현명한 정치 성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후보 공천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국민의힘의 불확실성도 춘추전국 양상을 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후보와 사퇴시기를 저울질하는 인사는?
24일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출마예상자는 김세환(62) 전 구미부시장, 김응규(69) 전 경북도의원, 배낙호(66) 전 김천시의회 의장, 서범석(61) 전 김천시 감사실장, 이창재(61) 전 김천시 부시장, 임인배(70)전 국회의원, 배태호(65) 전 한국감정원 노조위원장, 이선명(62)전 김천시의원, 박판수(72) 전 경북도의원 등 9명이다.
이 중 김응규 전 도의원은 2018년 6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김천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무소속 김충섭 후보에게 패했다. 이선명 전 김천시의회 의원은 또 2022년 6월 무소속 후보로 김천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역시 김충섭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으며, 이창재 전 김천시 부시장 역시 2022년 김천시장 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김충섭 시장에게 패했다.
임인배 전 국회의원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4선을 겨냥했으나 한나라당 후보 공천에서 낙천했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이철우 경북지사였다.
특히 9명의 예비후보 중 부시장 등 공무원 출신 3명, 경북도의원과 김천시의원 출신 4명 등 7명이 후보 등록을 마친 데는 역대 시장 모두가 공무원과 지방의회 출신이었다는 점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시장 중 1-3대는 경북도의원 출신 박팔용, 4-8대는 9급 공무원 출신 박보생·김충섭 시장이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9명의 인사 이외에도 나영민 김천신의회 의장 역시 높은 지명도를 앞세워 당 공천에 관계없이 출마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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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시정 [사진 제공= 김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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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김천시장 선거
제1회 선거 (1995년 6월27일)무소속 박팔용 후보가 민주자유당 공천을 받은 이성우 후보를 누르면서 이변을 연출했다.
선거 결과 51.26%를 득표한 무소속 박 후보는 39.52%를 얻은 민자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1% 차로 눌렀다.
박 시장은 경북도의회 의원 출신이다.
제2회 선거(1998년 6월 4일)1회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팔용 시장은 2회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75.63%를 득표해 재선 시의원 출신으로 18.83%를 얻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김정배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후보는 5.52%를 얻었다. 민주당은 8회 시장 선거 중 2회 선거에만 후보를 공천했다.
제3회(2022년 6월 4일)1회 선거에서 무소속, 2회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던 박팔용 시장은 임인배 국회의원과의 불화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회에 이어 3회 선거에서도 무소속 박팔용 후보는 53.93%를 득표해 36.62%를 얻는 데 그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조준현 후보를 17% 차로 눌렀다.
박 시장은 1회에 이어 3회 선거에서도 이변을 연출했다.
제4회(2006년 5월 31일)9급 출신으로 박팔용 시장 시절 국장을 지낸 지방직 9급 출신의 박보생 후보가 당선됐다. 해외 출장 중이던 박팔용 시장과 상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화설이 나돌았다.
무소속 최대원 후보가 바싹 추격하면서 박보생 후보가 긴장했다.
선거 결과 한나라당 박보생 후보 50.09%, 무소속 최대원 후보는 46.57%였다. 3.5% 차에 불과했다.
1956년 생으로 고려장학회 이사장인 최 후보는 검정고시 출신이다. 시장 선거에서 석패한 그는 12년 후인 2018년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사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을 사직하면서 발생한 재보궐 선거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49.6%를 얻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송언석 후보에게 수백 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제5회(2010년 6월 2일)한나라당 박보생 후보가 69.78%로 30.21%를 얻은 무소속 김응규 후보를 눌렀다. 김 후보는 경북도의회 의원 출신이다.
제6회(2014년 6월 4일)새누리당 박보생 후보가 68.37%를 득표하면서 3선 시장에 당선됐다. 차점자인 무소속 김정국 후보는 15.47%였다.
김 후보는 김천시의회에 초선으로 등원해 전반기 의장에 당선되면서 화제를 뿌렸다.
제7회(2018년 6월 13일)구미 부시장을 지낸 지방직 9급 공무원 출신인 무소속 김충섭 후보가 50.79%를 얻어 33.75%를 득표한 자유한국당 김응규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8회 선거 중 세 번째 무소속 시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6회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분루를 삼킨 김응규 후보는 7회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제8회(2022년 6월 1일)무소속으로 당선된 김충섭 시장은 8회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75.06%의 높은 득표율로 11.42%를 득표한 차점자인 무소속 이선명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