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발행인 김경홍] 조선시대에는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이미 세간에 파다하게 소문이 나면 그것만으로도 탄핵을 허용한 언론제도인 풍문탄핵風聞彈劾이 있었다. 탄핵을 받은 사람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그 자리에서 물러나 조사를 받은 다음 탄핵 내용이 사실이면 당사자가 처벌받고 허위이면 공격한 사간원과 사헌부의 관리인 대간이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풍문탄핵은 많은 문제를 낳았다. 반대파에 대한 근거없는 인신공격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했다. 조선 후기에 당쟁이 격화되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풍문탄핵은 대부분 반대 당파를 공격하는 도구로 전락했고, 대부분 사실이 아닌 허위로 밝혀졌다. 

‘아니면 말고 식’의 조선시대식 풍문탄핵 풍조의 만연은 구미시청 조직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공조직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풍문탄핵은 많은 문제점을 낳아 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언젠가는 자신이 풍문탄핵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불안감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A공무원은 “누군가가 B모 여성 공무원과 있지도 않은 밀애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허위 정보를 발설한 특정인을 찾고 있다며, 형사고발을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인사 시기를 앞두고 B모 공무원은 누군가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허위 사실 때문에 곤욕을 치뤘다. 이러한 사례는 근무 태도 불량, 사업자와의 유착, 가정불화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예전에도 그랬다.
A모 전직 공무원은 여성 공무원과 밀애하고 있다는 설을 퍼뜨린 특정 공무원을 고발했는가 하면 B모 전직 공무원의 경우는 여성 공무원과 밀애하고 있다는 설이 확산하면서 인사상의 불이익으로 작용하자, 부인에게 사실을 알리고 형사 고발을 하는 한편 시장을 직접 만나 울분을 토하기까지 했다.

공조직 사회에서 풍문탄핵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경쟁자에게 불이익을 줘야 승진에 유리하거나 높은 평정을 받을 수 있는 부서로 전보될 수 있는 인사 문제가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출세주의와 몰인격주의기가 꽈리를 틀고 있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구미시청은 조선시대식 풍문탄핵에 대한 강력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아울러 진위 여부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설’을 사실인 것처럼 보고하는 무책임한 보고 관행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

혁신행정은 화합과 신뢰가 근간이 되어야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나 된 힘으로 밀고 끌어주는 아름다운 공조직이 되려면 근거없는 설을 퍼뜨려 특정인의 삶을 망가뜨리는 풍문탄핵의 차단장치를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