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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만 같아라’... 모범답안 제시한 24일 구미시의회 시정질문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7.25 17:39 수정 2025.07.25 17:48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 건립사업 파열음 우려했지만
실속 요구한 김재우 의원 질의에 김장호 시장, 효율적 운영으로 화답
먹거리통합지원센터 매년 10억 원 적자 지적에 농민소득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특성 이해해야


모두 발언도 관전포인트→ 2020년 대비 2025년 국가 예산 31.4%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구미시 예산 69.8%, 8천8백억 원 급증 불구 공무원 증원 6.7%, 117명에 불과해 피로감 쌓여... 김재우 의원, 공무원 위한 효율적 시스템 구축 필요성 제안에 김장호 시장 ‘감사하다’


 

↑↑ 지난 24일 구미시의회가 제2차 본회의를 열고 7월 임시회를 마쳤다.
[사진 =구미시의회]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지난 24일 김재우 의원이 질문하고 김장호 시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한 구미시의회 시정질문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 건립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예산증액, 설립 목적과 실제 운영계획과의 괴리와 관련한 예리한 사안들이 망라됐으나, 우려와 달리 차분하게 진행됐다.
격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공익성을 우선해야 할 시정질문의 취지가 뒷전으로 밀린 이전의 안타까운 사례와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면서 방송을 지켜보는 시민과 공무원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만 같아라’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APC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어렵고 힘든 처지에 놓인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공익적 가치관이 우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PC는 구미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집하, 선별, 포장, 저장, 출하 등의 과정을 거쳐 일괄적으로 단일부서에서 수행하는 복합적 시설공간이다. 학교급식, 복지급식 등과 같은 공공급식 영역에 지역생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아읍 이례리 514-17번지 일원에 지상 2층(1,820㎡) 규모로 올해 2월에 착공해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109억 원이다.

이날 시정질문에 앞선 김 의원의 모두 발언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0년 대비 2025년 국가 예산이 31.4%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구미시의 예산은 69.8%, 8천8백억 원이 급증했는데도 공무원 증원은 6.7%, 117명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김 의원이 폭증한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 일선 공무원들이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소신있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하자, 시장이 뜻을 같이하면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 의원은 공무원에게 피로감을 더하는 또 요인으로 의원들의 왕성한 의정 활동을 거론해 다양한 해석을 낳게 했다.

본 질문에서 김 의원은 공모 당시의 계획대로 농산물도매시장 안에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사업을 마무리하고 운영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사업부지가 변경되면서 차질이 발생했다며, 사업부지 변경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시장은 APC를 관리하는 AP센터(한국농수산유통센터)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농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설립될 경우 기능과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과 의회에서도 부지변경이 바람직하다는 상임위의 권고가 있었다며, 부지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함안농장 부지로 이전한 이유로 돼지를 사육해 온 농장은 고아읍 주민들로부터 악취민원이 줄기차게 제기돼 온 곳으로서 해당 부지를 매입해 APC를 건립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안과 의견이 있었다고도 했다.

부지매입 당시 31억 외에 69억 원의 예산 추가 투입되었느냐는 이유에 대해 시장은 부지매입비 31억 2천만 원, 철거비 13억 5천만 원, 설계비 2억 2천만 원, 건축설계 후 건축공사비 14억 원, 연접 도로확장비 3억 5천만 원, 내부설비·장비 구입비 5억 원이 반영돼 총사업비는 109억원으로 증액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매년 12억 5천만 원의 출연금을 받고 있다며, 임대료 2억7천만 원의 수익을 제외하고 나면 2024년 기준 10억 원의 손실금이 발행하는 데다 사업을 확장할 경우 손실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적자 발생 이유로 농산물의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고, 폐기되는 경우도 있는 등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제한 시장은 적자가 발생하는 만큼 그 이상의 가치가 농민들의 소득으로 이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 지난 24일 김재우 의원이 질문하고 김장호 시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한 구미시의회 시정질문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 건립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예산증액, 설립 목적과 실제 운영계획과의 괴리와 관련한 예리한 사안들이 망라됐으나, 우려와 달리 차분하게 진행됐다.
[사진 = 구미시의회]


[다음은 일문일답]
[김재우 의원]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가 지역 농업을 살리는 푸드플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고, 구미시가 이러한 유통쳬계를 적용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2년 APC지원사업 공모를 위한 구미시 공공급식지원센터건립계획(안)에 따르면 농산물도매시장 내 운동장 부지에 설립해서 재단법인 구미먹거리통합지원센터에 위탁계약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사업비는 국비 12억, 도비 6억, 시비 13억 5천만 원 등 31억 5천만 원이다.
APC건립 목적이 무엇인가.
[시장] 지금까지는 농민들이 농산물을 재배, 생산, 선별, 저장, 포장,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이래서는 어렵고 힘든 농민들이 소득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농민들이 재배, 생산 단계에 치중하고, 그다음 단계인 선별, 저장, 포장, 가공 유통은 제조업처럼 민간기관 등 기능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관이 전적으로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APC는 이러한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조례 등 법적근거를 갖고 있다.

[김재우 의원] 공모 당시의 계획대로 농산물도매시장 안에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사업을 마무리하고 운영에 들어갈 수 있었지 않겠나. 하지만 중간에 사업부지가 변경됐다.
[시장] 당초 APC 사업비는 국비, 도비, 시비 등 40억 원으로 확정됐다. 사업부지는 농산물도매시장 내 운동장 부지였으나 선정, 추진되는 과정에서 APC를 관리하는 AP센터(한국농수산유통센터)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이동 중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농산물도매시장 부지에 설립될 경우 기능과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의회에서도 부지변경이 바람직하다는 상임위의 권고가 있었다.
이후 담당부서가 부지를 물색한 결과 농산물도매시장 인근의 이례리에 함안농장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돼지를 사육해 온 이 농장은 고아읍 주민들의 악취 민원 제공자였다. 이 때문에 그 부지를 매입해서 APC를 건립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제안과 의견이 있어 왔다. 함안농장 부지로의 변경 과정에서 시는 의회 해당 상임위로부터 동의 과정을 거쳤다.

[김재우 의원] 부지매입 당시 31억 외에 추가로 69억 원의 예산 투입됐다. 추가 투입된 이유와 함안농장 부지를 활용할 경우 어떤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나.
[시장] 부지변경의 이유로 농산물도매시장 내에 건립할 경우 안전문제 등의 애로사항과 4만여 고아읍 주민들이 수십 년간 고질적으로 겪어 온 악취에 따른 고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선출직 시장은 주민들의 고통과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것을 행정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하다고 본다.
당초보다 예산이 증액된 이유는 부지매입비와 철거비가 일부 증액되었기 때문이다. 국비사업을 하려면 지자체는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 부지매입비가 증액되었다고 해서 낭비했거나 유용한 게 아니다. 합당하게 썼다는 얘기다.

[김재우 의원] 2023년 10월 18일 상임위 당시 과장은 APC의 도로확장 예산은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런데 2025년에는 도로확장 예산으로 3억 5천만 원이 편성됐다.
[시장]함안농장이 돈사를 운영할 당시에도 5톤 트럭이 지금의 도로를 이용했다. 지금 도로신설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향후 유통물량, 차량의 안전, 교행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할 사항이다.

[김재우 의원] APC 설립 이후 운영 계획을 설명해 달라.
[시장] APC는 구미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일차적으로 구미시민에게 공급, 소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출발한다. 시민들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농민들에겐 안정되게 제값을 받고 파는 기능을 통해 소득증대에 기여한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로컬푸드직매장 운영과 학교급식센터를 통해 농산물을 유통 소비하는 기능이 부여되어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로컬푸드직매장으로 금오산점과 선산휴게소 상·하행점이 있지만 향후 로컬푸드직매장을 더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매년 서울시청 광장에서 운영하는 로커푸드페스타도 먹거리지원센터의 기능 중 하나다.
지역농산물을 소비하는 기능인 학교급식센터 역시 향후 공공기관, 대기업, 기관단체에 공공급식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유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역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지 않겠나.

[김재우 의원] 2024년 기준 매출액이 106억 원인 학교급식 사업을 추진하는데 구미시가 47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당초 구미시는 직영으로 친환경우수농산물을 늘려나가기 위해 APC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이를 먹거리지원센터에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시장]먹거리지원센터는 최근에 신설됐다. 반면 학교급식지원 기능은 10년 전부터 관련법에 따라 시행해 왔다. 학교급식의 기능은 친환경농산물 공급이다. 하지만 친환경농업은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특성상 농민들이 운영하지 않으려는 경향 때문에 수급에 애로가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지역농산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농협이 지역농민과 계약재배를 통해 학교급식에 활용하는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김재우 의원] APC 운영 계획에는 학교급식을 고아농협에 위탁운영한다고 돼 있다. 고아농협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소에서 APC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나.
[시장] 학교에 공급하는 친환경농산물을 더 확대해야 한다. 초중고 급식예산은 400억여 원이다. 이중 고아농협은 105억 원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에서 구미에서 생산하는 친환경농산물은 46% 정도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원하고 있지만 부족한 농산물은 다른 곳으로부터 공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은 친환경농산물을 재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농협이 농민과 계약재재를 통해 친환경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을 소화하고 있는 농협과의 체결을 일시에 해지하고 먹거리센터에게 그 기능을 부여한다면 혼란이 우려된다. 따라서 기능을 소화해 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능력여부를 심도있게 토론하고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김재우 의원] APC 1층을 고아농협에 임대해 주고 대부료를 받는가.
[시장] APC대로의 기능이 있다. 학교급식을 위한 APC가 아니다. 학교급식 외에도 지역농산물을 저장, 선별, 포장, 가공, 공급하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그중에 한 축이 학교급식을 맡고 있는 고아농협이다. 임대료 여부는 공유재산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한다.
[김재우 의원] 관련 규정을 적용하면 연간 임대료는 2억 7천만 원이다.
APC 평면도에 따르면 고아농협의 학교급식센터 외에는 산지유통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시장] 먹거리지원센터가 유통, 가공 등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는 게 급선무다, 공간 확보보다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는 기능에 치중하는 게 먼저다.

[김재우 의원] 지난해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매년 12억 5천만 원의 출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임대료 2억 7천만 원을 제외하고 나면 2024년 기준 10억 원의 손실금이 발행했다. 향후 사업을 확장할 경우 손실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장]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적자 발생 이유는 농산물의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고, 폐기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적자 부분은 농민들이 제값의 농산물 공급을 통해 소득을 증가시킨다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 다시 말해 적자가 발생하는 만큼 농민들에게 그 이상의 소득으로 이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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