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김미자 기자] 구미가 낳은 문인, 김영수 시인이 시집‘떠나지 않는 예언’을 출간했다.
2004년 진주가을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5년 일연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시집으로 ‘감사해요 동전들’이 있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는 해설에서 ‘재현 불가능한 세계의 풍경’이라고 높게 평했다.
→시인의 말
별이 빛나는 찻잔을 가졌다.
꽃밭에는 언제나 바람이 울고
한두 번 머뭇거리다 지나가는 발걸음들이 있었다.
찬란한 것들은 차라리 지나갔다.
그럴만한 처지들만 서로 울음을 참으며
복닥불을 키웠다.
간신히 다가온 아침에
바람은 모두가 동의하는 꽃을 만들고 사라졌다.
약속은 없었지만 찻잔이라는 정중함도
시름을 뒤척이는 지난 일도 만났다.
세상의 모든 결손이 찻잔에 잠시 녹았다.
2024년 9월
→ 애수 (시집 ‘떠나지 않는 예언’ 첫 번째 시)
이것은 슬픔의 말미 같아서
오래된 뒷골목으로만 밤비 같아서
언제 끝났을는지 모른다
붉은 칸나에 흐르던 빗줄기처럼
내 속에는 아직도 내리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가져간 이별 속에는
첫사랑이 생기고 떨리던 문고리가 있고
어쩌다 이별도 있었겠다
비 오는 날에는 쓸데없이 꽃이 피어 수줍고
나 없는 거리에 생각은 더 세차서
돌아갈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