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칼럼

[새벽칼럼] 진짜 해야 할 오직 한 길.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9.02 14:29 수정 2024.09.03 13:06

김 영 민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구미 대구 YMCA 전 사무총장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김영민] ‘법화경 오백 제자 수기품 제8장’에는 부처님 제자 중에 ‘주리반특’이란 분의 이야기로 되어있습니다. 그는 사위 국에 살던 사람으로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끝내 이루었다는 내용입니다. 즉 자기 이름만 겨우 외울 뿐, 둘을 가르쳐 주면 하나를 잊어버리는 바보였지만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은 아라한이 된 일화로 유명합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바보라는 사실로 자신을 한탄하면서 울면서도 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부처님 얼굴이라도 뵈려고 길가에서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부처님이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울고 있는 이유를 물으시고는, 그의 전생을 보시고 그를 제자로 삼았답니다. 그는 경문의 한 글귀를 3년이 지나도록 외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열등감에 빠져 법당 곁에 쭈그리고 앉아 한탄하던 그에게 부처님은 ‘자신이 어리석은 줄 아는 사람은 이미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니라. 참으로 어리석은 자는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다."고 가르쳐 주시며 빗자루를 주시고는 “사원 곳곳 먼지를 쓸어내고, 도반들이 앉는 데마다 반짝거리게 닦아놓으시게”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죽어라 청소에 전념하며 쓸고 또 쓸었습니다. 마침내 ‘청소란 마음에 쌓인 번뇌의 먼지를 털어내고, 마음에 낀 사념을 닦아내는 일’이라고 부처님의 뜻을 알아차린 그는 마당을 쓸면서 마음의 티끌도 함께 쓸어내었고 마침내 마음이 청정하고 맑아지면서 부처님의 10대 제자로 우뚝 섰다고 합니다.

70이 넘어 삶을 어느 정도는 정리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 초조해지는 마음을 느낍니다. 무엇 하나 반듯하게 이루어놓은 것도, 공자가 말씀하신 이름을 떨쳐 부모를 기쁘게 한 일도, 그렇다고 후진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줄 만한 가르침도 없이 그날, 그날을 힘겹게 살아왔다는 생각뿐입니다.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내가 이겨내기 힘든 바위를 매일 산으로 밀어 올라가는 형국의 삶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런 회한의 시기에 최근에 나타난 일련의 친일화시도, 다시 침략 일본에 맹종화로 인해 국회, 언론, 나아가 시민들 사이에도 많은 논쟁과 다툼은 몸을 떨게 만듭니다.

역사학자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역사에 마구 분탕질하고는 ‘학문적인 견해’니 ‘학자의 자유’라고 떠벌리는 이야기들 앞에는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지요. 한국학 연구소니, 국사편찬위원장이니, 독립 기념관장이니 하는 자리를 꿰고 앉은 모습에서 분노를 느낍니다.
그러나 그 극치는 ‘과거(일제 강점기)에 우리는 왜놈이었다’. 하는 ‘우리의 정체성’ ‘역사의 부정’ ‘치매를 넘어 과거에 대한 망각’ 등 근본 자체를 마구 휘 저어놓는 모습에 분을 삭일 수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학자라고, 어리석지 않다고 하면서 자신의 어리석음을 모르는 모습을 보고 그는 (그의 조상은) 2차 대전 후 일제가 항복하고 난 다음 일본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인으로 국적을 바꾼 왜놈일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부처님은 틀림없이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라 하실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독립기념관장이 아니라 그 마당을 쓸고 닦아 독립의 길을 물어오고 아끼려는 사람이 오면 문을 열어주는 문지기, 청소원으로도 그 직을 감당할 처지조차 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제안합니다. 최소한의 후회라도 있다면 관장이 아닌 청소부로 써 주시어 평생에 저지른 잘못을 씻게 해 달라고 애원해야 할 것입니다. (2024.8.24.)






저작권자 K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