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발행인 김경홍] 경북도의회 대변인실은 최근 ‘대구시의 경북도의회 의장 사태 발언과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대구시 공무원이 경상북도의 도민을 대표하는 경북도의회 의장직 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선을 넘어서 260만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행정통합과 관련해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발표해 상처받은 도민에게 진정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러면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구시장이 물러난다면 의장직을 걸겠다‘는 격한 내용도 서슴지 않았다.
어떤 일이 있었길래, ’사퇴‘라는 말이 마치 장난감처럼 ‘핑퐁 공방’이 되는 것일까.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8월 27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무릇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바윗덩어리보다 무거워야 하는데, 대구시장은 말 한마디가 깃털처럼 가볍고, 권력의 쓰임새는 바윗덩어리처럼 쓰려고 한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했다. 이러자, 대구시는 8월 28일 입장문을 통해 “경북도 의장은 막말을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며 “조치가 없을 경우 통합논의를 재재할 여지가 없음을 밝힌다.”고 반격했다. 구상유치다.
행정통합 논의는 지난 5월 17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안하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화답하면서 공식화됐다. 그러나 믿음을 줄 수 없는 결정이었다. 대구참여연대의 28일 성명처럼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시·도민의 의견 수렴 없이 시·도민을 우민으로 여기는 제왕적 사고의 행태 식’으로 행정통합 논의를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4일에는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등 4개 기관장이 회동을 통해 통합 기본 방향과 정부 차원의 지원 방향을 논의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더군다나 이들은 시도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대구·경북 통합 특별시 출범 예정일을 2026년 7월 1일로 잡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처럼 잘나가던 ‘저희들 만의 잔치’가, 벽 앞에서 멱살을 쥐어 잡는 저희들 만의 싸움 속으로 휘말려들었다. 예견된 일이다. 대변인 성명처럼 시도민들은 그들만의 언쟁으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았다.
시도민들은 애초부터 ’홍준표·이철우의 양자 논의‘형식으로 진행된 행정통합 논의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권으로 가는 길목을 닦고, 이철우 지사가 통합시장으로 가는 자기들만의 잔치”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리사욕을 마음에 숨긴 ‘자기들만의 행정통합’은 성공할 수도 없었고, 성공해서는 안 되는 애물단지였다.
원나라의 정치가 장양호가 쓴 역사서 삼사충고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권세를 무기로 자기 욕심을 충족시키거나 지위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 지도자는 오래갈 수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지사의 행정통합 논의는 당초부터 긍정적인 답을 도출할 가능성이 없었다. 구구단도 모르면서 미분·적분 문제를 풀겠다는 식이었으니 말이다.
구미시가 2022년 4월 협약한 대구취수원 구미이전과 관련해 ‘밀실 협약 무효’를 선언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구미시에 막말과 협박을 하면서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혼돈의 와중에서도 이철우 경북지사는 침묵했다. 대구시장이 관할 구역 밖인 경북도에 들어와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와중에도 침묵한 이철우 지사, 이랬으니 과연 그가 주도하는 행정통합 논의에 도민들이 마음을 같이하겠는가.
경북도민들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벼랑 끝에서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이런데도 마치 행정통합이 ‘금 나와라 뚝딱하면 금 니오는 도깨비 방망이’인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행태는 백지화 되어야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지사는 ‘저희만의 잔치인 행정통합’논의를 백지화하고 ‘불난 집에 불을 꺼 달라’는 시도민과 함께 우물가로 달려가야 한다. 그게 지도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적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