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김영민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구미 대구 YMCA 전 사무총장] 며칠 전 모 방송국에서 기획 프로그램 ‘질문들’에 출연한 소설가 황석영 선생에게 앵커의 질문 “뉴라이트들의 주장으로 알려진 일제 강점기 식민지 근대화론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에 대해 선생은 자신의 저서 『철도원 삼대』를 통해서 말씀하신 것 같이 “도둑놈이 남의 집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물건을 훔쳐 가고는 그때 사용했던 사다리를 두고 간 꼴”이라 했습니다.
즉 일제 식민지에서 철도를 놓았다느니, 무역을 이루었느니, 근대문물을 보게 되었느니 하는 것 등은 우리나라의 발전이나 부흥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쉽게, 대량으로 동시에 대대적인 수탈을 한, 그래서 남은 도둑질 흔적이라는 것이지요.
이 말이 가슴 깊은 곳을 파고듭니다. 더구나 일제의 교육 찌꺼기를 그대로 물려받은 70대 중반에게 새로이 깨우쳐야 할 것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게 하고, 그처럼 일제에 세뇌 놀음에 앞장섰던 소위 지식인들, 선생들에게 속아 배워왔던 일들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일본 관광객의 수가 넘쳐난답니다. 일본 열도 동쪽에서 잡힌 수산물을 떼를 지어 사 오고, 그것도 모자라, 공항이 미어터지라고 일본으로 향하는 관광객들, 나아가 방송국마다 앞다투어 일본의 명승지니, 관광지 여행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다시 시일야방성대곡’을 부를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아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최근의 몇 가지의 가슴 뜨거워지는 소식도 있네요. 동해를 일본해라고 하는, 독도가 우리의 땅임을 증명할 근거도 없다는 매국노(?)들의 발언에 백여 명의 작은 교토 국제고가 일본 야구의 바탕이라는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한국말로 교가를 제창하는 모습이나, 곳곳에 전시되었던 독도의 모형이 어느새 약속한 듯 없어지는 이 판국에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 김우진 선수가 ‘독도 우리가 지켜야 한다’면서 5억이라는 거금을 쾌척한 일 등 통쾌함이 가히 ‘불가마 같은 더운 이 계절에 주는 얼음 사이다 맛’입니다.
이야기가 비약되는 것을 용서 바랍니다. 문화는 삶이고, 그 삶은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방향 그 자체입니다. 역사가 없는 민족, 눈에 보이는 역사를 밀쳐버리는 지역, 반드시 가슴으로 안고 몸부림쳐도 부족할 것들을 이런저런 핑계로 먼지와 티끌과 같이 뒹굴게 하는 일은 역사 앞에서 죄를 짓는 일입니다. 바로 우리가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우리의 것을 우리의 눈앞에 두고 우리를 만든 그분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시간을 지체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말 다행스럽게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방법을 모색하며 실시하려는 지도자가 있어 박수를 보냅니다. 하나 더 첨부한다면 구미의 역사 자료 모셔 올 장소를 준비하면서 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강의와 연구 나아가 시민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 마실 것을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