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시의회 양진오 부의장.
[사진 제공 =구미시의회]
[기획 분석 칼럼 전문 매체 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도농통합 구미시가 농업과 농촌도 버리고 간다면 미래가 없습니다.’
초선 의원이던 2015년 9월, 청년 양진오 의원의 ‘격하지만 차분한’ 호소가 흘러나오자, 구미시의회 산업건설위는 한때 정적에 휩싸였다. 이어 그는 도농통합 논리의 당위성을 이렇게 설파하면서 선산 소외론을 부각했다.
“수도권규제완화 방침에 대한 비수도권의 반발과 세종시 및 혁신도시 건설은 중앙집중 현상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는 것이 근본 취지입니다. 1995년 도농통합 이후 선산군은 이러한 균형발전 정신이 퇴색되면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더 선산이 양보해야 합니까. 더 물러서면 생존의 벼랑 끝일 뿐입니다.”
형곡동 소재 공무원 비둘기 아파트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활용해 선산교리2지구 개발 사업지구 내에 공무원 아파트를 신축하자는 내용의 2015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의결을 놓고 동 지역 시의원들이 격하게 반발하던 당시였다.
결국, 도농통합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양 의원의 호소는 동 지역 의원들의 반발 강도를 수그려뜨렸고, 결국 교리2지구에 공무원 아파트를 유치해야 한다는 의지는 결실을 맺었다.
이후에도 청년 양진오 의원은 ‘선산’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2020년도 당초 예산을 심사한 2019년 4월 의회 예산특별위원이던 양 의원은 격하게 반응했다. 전년도 대비 당초 예산 규모가 3.98% 증액되었는데도 농업기술센터와 선산출장소 예산이 각각 16%, 10% 감액됐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그가 들고 일어났다.
“민선 7기는 시·군(도·농) 통합 정신도 버리고, 농업과 농촌도 버리고 갈 것입니까. 전체 예산 규모가 증액됐는데도 농업 농촌 예산을 감액한 민선 7기의 농업 농촌 시책 사업은 역사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양 의원의 의정 철학의 바탕엔 도농통합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선산에 대한 애정이 짙게 깔려 있었다. ‘진실과 정의의 싹을 자라게 하는 것은 강자의 토양이 아니라 약자의 토양에 있다.“라는 ‘약자 우선’의 의정 철학은 늘 그를 ‘긍정보다는 비판적 시각’의 소유자로 길러냈다.
그렇다고 해서 의정이 비판적 시각에만 머물렀던 게 아니다.
구미시는 2005년 선산읍 노상리 일원을 종합레저스포츠타운 입지로 선정하고 2007년 6월 타당성 용역을 완료했다. 이어 2010년 7월 노상리 일대 부지를 보전관리지역과 농림지역에서 도시관리계획 유원지 지역으로 변경하고 2010년 사유지를 모두 매입했다. 하지만 매입한 선산읍 노상리 일원의 2만 2,000여 제곱미터의 토지는 사업추진 자체가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2019년 현재 14년째 방치돼 왔던 터였다.
보다 못한 양 의원은 2019년 12월 11일 시정질문을 통해 답보 상태에 있는 구미종합레저스포츠타운 조성사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을 했다.
2016년 시정질문 답변 당시 신규 개발사업이 있을 때는 사업부지를 매입해 놓은 지역을 우선 고려하겠다고 한 사실을 상기한 양 의원은 “그러나 시는 토지를 미리 매입해 놓았음에도 구미종합레저스포트타운 조성 지역이 아닌 신규 사업지역에 예산을 쏟아붓는 이유가 무엇이냐. 과연 조성사업을 마무리할 의지가 있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당시 답변자로 나선 시장은 “세입 감소와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할 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구미종합레저스프트타운 조성사업은 여의찮다”며,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3개월 후인 2020년 2월 양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14년째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선산읍 노상리의 구미종합레저스포츠타운 조성사업 예정 지역과 인근의 공유지를 활용해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정원을 조성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세수 감소와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 따른 재정 악화로 예산 확보가 여의찮을 것으로 판단한 양 의원이 저비용 고효율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제1호 지방정원인 순천만국가정원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당시 그는 이곳에 인접 지역의 청소년수련원, 휴양림, 장원방 등과 연계할 경우 파급효과가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결과 탄생한 게 선산산림휴양타운 조성사업이었다.
사업 면적 60만여 평과 인접해 있는 휴양림을 포함해 120만 평 규모로 조성되는 선산산림휴양타운 조성사업은 전국 최대 규모로 녹색 자금 42억, 국비 25억, 도비 116억, 시비 137억 등 32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특히 조성사업에 포함된 투자 규모 100억 원대의 지방정원 조성은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외에도 치유의 숲 70억, 산림 레포츠 50억, 목재 문화체험장 50억, 숲속 야영장 50억 등 5개 단위 사업으로 진행된다. 사업 추진을 2022년에 16억 원의 기본 및 실시 설계비를 마련한 데 이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차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단위 사업별로 추진한다.
선산휴양타운이 조성되면 이미 출발을 알린 장원방 조성사업과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는 옥성휴양림을 연계한 120만 평 규모의 전국 최대 힐링형, 관광형, 학습형 타운으로 우뚝 자리를 잡게 된다.
이처럼 청년 양진오 의원을 길러낸 것은 집요할 정도로 애착을 둔 ‘선산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선산 사랑’이었다.
→ ‘구미’ 고민하는 의장단으로 거듭난 양진오 부의장
의장단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 7월 양진오 부의장의 첫 맨트는 구미시민의 행복과 미래 구미발전을 위한 시책 사업에 대해 ‘윈윈공조하겠다’였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민생이 무척 어렵습니다. 전국 각 지자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시민행복과 구미 미래 발전을 위한다면 집행부와 윈윈공조의 힘으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선산을 대표하는 청년 양진오 의원은 이제 구미를 대표하는 장년 양진오 부의장으로 거듭났다.
2022년 7월 9대 구미시의회에 3선 중진의원으로 등원한 이후 양 부의장은 김장호 시장과 활발한 교감과 소통을 통해 상하수도사업소의 선산 이전을 통해 선산출장소를 사실상 제2의 구미청사로 끌어올렸다. 전체 예산의 10% 이하로 곤두박질친 농업 농촌 예산을 10%대로 끌어올린 힘의 원천 역시 양진오 부의장과 김장호 시장 간의 활발한 교감과 소통에서 비롯됐다. 여기에다 양 부의장은 선산을 재도약시킬 단단한 디딤돌인 선산산림휴양타은 조성사업에 쓰일 100억 원대의 예산을 확보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누군가 잘잘못을 짚지 않는다면 지자체의 발전, 소외지역과 소외주민의 생존과 생계는 담보될 수 없습니다. 역으로 지자체의 발전과 주민행복이 담보된다면 집행부와 윈윈공조를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도농통합의 희생양인 선산소외 극복이 통합 구미시 발전을 견인한다는 답을 청년 양진오 의원은 그간의 의정 노력과 결실을 통해 증명해 보였다. 그런 만큼 의장단으로의 위상을 격상한 그의 향후 의정 활동 방향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전체 구미시를 걱정해야 할 책임이 부여됐기 때문이다.
1995년 제2대 구미시의회 전반기 김영철 부의장, 2012년 제6대 후반기 임춘구 의장을 끝으로 12년 동안 선산지역은 의장단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양진오 부의장의 의장단 당선은 선산지역 주민들에게 심적 위로와 함께 ‘더 큰 재목’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청년 선산지역 의원에서 장년 통합구미시 부의장으로 거듭난 양진오 부의장,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