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발행인 김경홍] 12일부터 20일까지 구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가 실시된다.
2022년 7월 민선 8기를 개막한 김장호 시장이 시책 추진 사업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주민의 권리행사를 대신하는 의회 의원들이 어떤 점수를 내릴지에 관심이 간다.
민선 8기 구미시는 시정 철학의 뼈대를 ‘혁신 행정’에 두고 시작됐다. “구미시를 위한 일이라면 중앙부처 어느 곳이든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문을 열어젖힌다‘는 김장호 시장의 프런티어(fronter) 정신은 널리 알려진 대명사이다.
그러나 김 시장의 이러한 긍정적인 시정 철학이 공무원 사회로부터 연쇄반응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측면만이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예고편 없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제시하라는 엄명 때문에 늘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요즘 인사에 평정 순서가 의미 있느냐’ 는 불멘소리도 들려온다. 박봉에도 아랑곳 않고 묵묵히 걸어 온 외길의 삶에게 일정 정도 연공서열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안쓰러운 하소연도 없는 게 아니다.
혁신을 위한 과정에서는 반발과 저항이 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오늘은 혁신과 고정관념의 파괴를 통해 삶의 생태계 속에서 진화돼 왔다. 그래서 김장호 시장에게는 ’혁신행정‘의 가치를 뼈저리게 체득한 일선 공무원들과 함께 ’혁신의 객체‘가 아닌 ’주체‘ ,동반자로서 밀고 끌어주며 가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물이 부여돼 있다.
그러므로 철칙을 우선하는 아버지 같은 엄격함과 때로는 지치고 힘든 어깨를 다독여주는 모정과 같은 마음 씀도 놓쳐선 안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길 바란다.
몰아친 혁신의 바람은 도내 시군들이 놀라워하는 ’예산 2조 원‘시대를 개막하는 힘이 됐다. 또 그 힘은 양질의 양분이 돼 혁신행정이라는 밭 이랑에 ’시민행복의 씨‘를 파종했고, 움트고 있다.
12일부터 시작하는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의원들은 혁신행정이 자랄 수 있도록 이랑이 이랑답게 조성되어 있는지, 또 그곳에 파종한 종자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된다.
따라서 그 종자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구미시와 함께 고민하는 대의적 시각에서 훈수를 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공존공생을 위한 발전적인 시각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춘추좌씨전에는 양금택목(良禽擇木)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현명한 새는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목재로 쓰이는 나무들이 많지만, 잣나무는 그중에서도 최고의 재목으로 취급한다. 연하고 무늬도 아름다운가 하면 색도 좋고 틀어짐이나 수축과 팽창이 적고 가볍기까지 해 가장 좋은 목재로 취급된다.
하지만 최상품인 잣나무 급으로 평가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만큼 철학의 뿌리가 깊어야 하고, 외유내강해 연하고 무늬가 아름다운 풍모를 갖춰야 한다. 감정의 수축과 팽창이 적은 이성적인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잣나무형 리더가 될수 있다.
최근 구미시의회 의원들의 의정 활동의 면면은 ’잣나무형 주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점을 증거해 보인다. 현명한 시민들이 둥지를 틀만도 하다.
따라서 이번 행정사무 감사에서 의원들은 구미시민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잣나무의 숲속에서 행복의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양질의 비료를 뿌리고 모나지 않게 가지치기하는 지혜로움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아울러 혁신행정을 잣나무에 접붙이기 위해 비지땀을 흘려 온 일선 공무원들의 등을 다독여주는 자상함도 보여주기 바란다.
김장호 시장에도 바란다. 혁신행정이 빛을 내게 하려면 그 빛을 가리는 곁가지를 혼자서 쳐내기엔 한계가 있다. 혁신행정이 실용주의 노선으로 발전하려면 공무원을 혁신행정의 객체가 아닌 동반자로 예우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신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타율 행정 보다는 자율행정이 둥지를 틀 수 있다.
그래야만 민선 구미시가 1800여 공무원들과 함께 손을 부여잡고 시민행복, 구미 재도약이라는 산정에 오를 수 있다. 밀고 끌어주는 동반자의 길이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