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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분석]‘파란만장한 구미 보수정치의 전략공천’ 역사... 오명 씻어낸 자리엔 국민의힘 구미갑 구자근· 구미을 강명구 후보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3.22 19:14 수정 2024.03.22 19:20

22대 총선...구미갑 민주 김철호 vs 국힘 구자근/ 구미을 민주 김현권 vs 국힘 강명구

[분석= 김경홍 기자] 4·10 총선을 앞둔 구미 보수정치의 상황은 평온하다. 국민의힘이 구미갑·을 후보 공천 과정에서 선거 때마다 내홍을 일으켜온 전략공천의 악습을 극복하고 여론조사 경선이라는 원칙을 따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9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구미갑 구자근 ·구미을 강명구 후보에게 각각 공천장을 수여했다

 구미 현대정치를 바꿔놓은 격변의 2000년 16대 총선 구미갑을 통합 선거구 정수 1명
2000년 제16대 총선 이후 구미 보수정치는 말 그대로 격변기였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김성조 의원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자, 구미 보수정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 거물인 허주 김윤환 의원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정치신인을 공천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해 민국당 후보로 출마한 김윤환 의원은 재기에 실패했다. 또 박세직 의원은 공천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구미시 의원 정수는 갑구와 을구의 분구 없는 통합선거구로 정수 1명이었다.

정치의 거물 김윤환·박세직 의원이 물러앉은 이후 그 빈자리에 김성조·김태환 의원이 치고 들어오면서 구미 보수정치는 선거 때마다 내홍을 겪어야 했다.
구미갑은 김성조 의원이 첫 등원한 2000년 16대부터 18대까지 순탄한 길을 걸어온 반면 구미을의 총선호(號)는 선거 때마다 몰아쳐 오는 파고를 만나야만 했다.

희비 교차한 2004년 17대 총선 – 2020년 21대 총선
2004년 김태환·박세직 의원 정계 은퇴 이후...험산준령을 넘어온 구미 보수정치

2004년 17대 총선/ 구미갑·을구 평온
2008년 18대 총선/ 구미갑구 평온, 구미을구 전략공천, 김성조 의원 3선 중진 의원에 안착
2012년 19대 총선/ 구미갑구 김성조 의원 패배, 구미을구 김태환 의원 당선 3선 중진의원에 안착
2016년 20대 총선/구미갑구, 구미을구 전략 공천으로 내홍
2020년 21대 총선/ 구미갑구 평온, 구미을구 전략공천으로 내홍

2004년 17대 총선 당시 구미 보수정치는 구미갑·을 공히 평온하게 치러졌다.
구미갑구와 을구로 분구된 정치 지형 안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갑구의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57.8%를 얻으면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을구의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54.4%를 얻으면서 형 허주 김윤환 의원의 패배를 4년 만에 설욕했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과 맞섰던 열린우리당 득표율은 경북 정가를 놀라게 했다.
구미갑구의 열린우리당 조현국 후보가 27.52%를 얻으면서 선전한 데 이어 구미을구의 열린우리당 추병직 후보는 40.31%를 얻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건설교통부 차관 출신의 추병직 후보는 선거 초반만 해도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정도였다. 하지만 선거 막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선산오일장 지원 유세를 계기로 판세가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로 기울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경북 총선에서 이변을 연출한 추병직 후보를 건교장관에 임명했다. 이러자, 여의도 정가에서는 장관 출신을 이긴 김태환 의원은 초선이 아닌 3선 의원이라는 농이 나돌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김성조 의원이 구미갑 공천장을 쉽게 거머쥔 반면 구미을은 전략공천으로 내홍을 겪었다.
구미갑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재순 한국폴리텍 Ⅵ대학 구미캠퍼스 학장을 구미을에 전략공천하는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친이계의 친박계 공천 학살의 희생양으로 주목을 받은 김태환 의원은 그러나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 무소속으로 나섰다. “반드시 살아 돌아가겠다‘는 현수막을 선거사무소에 내걸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예상대로 무소속 김태환 의원은 60.53%를 얻으면서 29.68%의 득표에 그친 한나라당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면 당선됐다.

구미갑구는 김성조 의원이 73.69%를 획득하며 여유 있게 당선돼 3선 의원으로 중진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구미시의원 출신의 이력으로 최초 출마한 자유선진당 임경만 후보가 21.26%를 얻으면서 선전해 관심을 불러 모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의 이변 중심지는 구미갑구였다. 김성조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정치 신예 심학봉 의원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61.23%로 당선됐다.
반면 17대에 이은 19대 구미을구 총선은 평온기였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김태환 의원은 57.94%를 얻으면서 당선돼 3선 중진의원의 반열에 올랐으니 말이다.

2016년 20대 총선은 구미갑구와 을구 모두 내홍을 겪어야 했다.
구미갑구는 구자근, 백성태, 백승주, 채동익, 황희덕 예비후보가 총선전에 뛰어들면서 5파전의 전선을 형성했다. 이어 2016년 2월, 황희덕 예비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전선은 4파전으로 조정됐다.

이후, 4명의 예비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컷오프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달리던 구자근 예비후보와 함께 채동익 예비후보가 경선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구자근 예비후보는 공관위의 발표 후 3일에 걸친 고민과 번민 끝에 박정희 대통령 생가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밀실 공천에 따른 피해자가 자신 한 사람으로 끝났으면 한다’며 천막 단식 농성에 들어간’ 구 후보는 그러나 하루 뒤 단식 농성을 마감했다.
채동익 후보는 또 ‘밀실공천에 대한 성명서와 입장 발표’를 통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본선에서 새누리당 백승주 후보는 5만 292표(61.91%)를 얻은 반면 민중연합 남수정 후보는 3만 934표(38.08%)를 얻으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경선 파열음이 영향을 끼친 탓이었다.

구미을구도 시끄러웠다. 20대 총선에서는 또 장석춘 의원이 새누리당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공천 신청 후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새누리당 현역 컷오프 1호가 된 친박 중진인 3선의 김태환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고, 예비후보 6명의 움직임도 관심 사항이었다.

2016년 3월 4일 밤 도▪시의원과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비상대책위를 주재한 가운데 무더기 탈당 서류를 받아 든 김태환 의원은 공천 결과에 따른 이의신청서를 중앙당 최고위원회에 접수했다. 하지만 3월 7일 열린 최고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구미을 공천 결과를 추인하면서 이의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랜 번민 끝에 일부 예비후보와 장시간에 걸친 회의를 통해 3월 9일 오전 출마를 결심한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구미 시민의 빼앗긴 선택권을 되찾고 투쟁의 도시가 아니라 기업하기 좋고 일자리 많은 구미를 만들기 위해 탈당하겠다. 그리고 구미 시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결국 20대 총선은 새누리당 장석춘 의원, 무소속 김태환 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된 선거 결과 새누리당 장 후보가 52.37%를 획득하면서 47.62%에 그친 김 후보를 눌렀다.

2020년 21대 총선은 구미갑 평온, 구미을 내홍으로 요약된다.
구미갑구는 구자근 후보가 21대 총선을 통해 등원하면서 정치 세계에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높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배제되면서 눈물을 곱씹어야 했던 구자근 의원은 21대 총선에서는 중앙당이 백승주 의원을 경선에서 배제하자, 후보로 공천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구자근 의원과 김석호 전 경북도의회 의원, 김찬영 전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유능종 변호사 등이었다. 여론조사 경선에 포함된 황재영 전 청와대 행정관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결국 통합당 공관위는 구자근 의원, 김찬영 전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황재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을 여론조사 경선 대상으로 발표했고, 경선 결과 구자근 의원을 공천했다.

구미을구에는 김봉교 경북도의회 부의장, 김연호 변호사, 추대동 김태환 국회의원 보좌관 등 3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김영식 후보를 전략 공천하면서 20대에 이어 논란이 일었다.

결국 김봉교 전 경북도의회 의장이 ‘전략 사천식으로 후보를 공천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선거전은 민주당 김현권 후보, 미래통합당 김영식 후보, 무소속 김봉교 후보 등 3파전으로 압축됐으나, 월계관은 김영식 후보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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