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발행인 김경홍]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가 강소성 남부지역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나라와 월나라 백성들을 태우고 강을 건너던 배가 풍파를 만나자, 두 나라의 백성들은 위기에 처한 배가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힘을 도모하면서 월강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오월동주는 대립적 관계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힘을 도모하면 윈윈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 지역위원회가 구미발전을 위한 초당적 협의체 구성을 두 차례에 걸쳐 구미시에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명칭과 참여할 구성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자칫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굿아이디어가 사장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민주당 구미갑을 지역위원회가 구미시에 건넨 제안은 명칭을 ‘여야 상생 정책협의체’로 하고 구미갑을 공히 각각 4명이 참여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역위원회별로는 구미을은 지역위원장 대행과 사무국장 (2명 모두 현역 시의원)과 2명의 현역 시의원 등 4명, 구미갑은 지역위원장과 현역 시의원이 맡고 있는 사무국장 이외에 2명의 민간인 등 4명이다.
이에 대해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위원장과 사무국장, 선출직 시의원이 참여토록 하고, 명칭을 정책간담회로 하자고 역제안한 상태다.
민주당은 상생협의체 구성 제안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의 구미시 공약인 KTX 구미산단역 신설 적극 검토, 낙동강 수변공원 등 생태·여가 중심 시민친화공간 조성 지원, 구미 국가산단 재도약과 미래방위산업벨트 구축 지원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을 계기로 첨단 방위산업 중심의 신성장 산업벨트로 전환), 이차전지 첨단산업 기반 구미 상생형일자리 확대(지역청년 채용) 및 정착 지원, 제3 구미대교 신설 방안 모색, 구미5공단 활성화와 구미 6공단 신속 조성 지원 등으로 구미발전을 위한 소중한 지렛대들이다.
이 중 이견을 보이는 KTX 구미산단역 신설 이외에는 구미시나 여야 정치권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낙동강 수변공원 등과 관련해서는 김용현 도의원(국민의힘)이 지난 6월 도정질문을 통해 내년 구미에 추진 예정인 낙동강 수변레저파크 적기 조성을 위해 경상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구미 국가산단 재도약과 미래방위산업벨트 구축 지원은 방산혁신클러스터 지정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으로 구미시와 정치권 구미시의회가 지정을 위해 머리를 맞댄 바 있고, 구미대교 신설 방안 역시 박세채 시의원(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6월 시정질문을 계기로 허복 도의원(국민의힘)의 도정질문, 구자근 국회의원의 국비 일부 확보에 힘입어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구미5공단 활성화와 6공단 조성 등도 이미 구미시와 구미시의회, 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온 현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미 발전을 위한 상생 정책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집권여당 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의 제안은 바람직하다. 추동력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제안은 특히 지난 7월 민주당 소속 김재우 의원이 김장호 시장을 상대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이하 APC) 건립 사업과 관련한 시정질문 과정에서 구미시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국비 확보에 뜻을 같이하기로 한 대시민 선언의 진화된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여야는 물론 구미시가 뜻을 같이하고 있는 현안사업의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할 소중한 시기에 참여할 구성원과 명칭 문제로 멈칫거리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위기의 강을 건너는 탑승객들이 형식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다보면 도강하기 전에 배는 침몰의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치다. 강을 건너던 배가 풍파를 만나자, 대립관계인 오나라와 월나라의 백성들이 형식과 구원舊怨을 집어던진 용단으로 힘을 도모해 무사히 강을 건넌 오월동주의 지혜를 차용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