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발행인 김경홍] 구미시가 21일 일반회계 1조 6,737억 원, 특별회계 3,283억 원 등 2조 20억 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 유지와 국세 수입 제조, 부동산 거래 정체,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른 세수 부족 등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구미시는 지난해보다 9.95% 증가한 예산안 편성을 통해 혁신적·공격적 행정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지를 입증해 보였다.
특히 2023년 당초 예산 1조 8,208억 원 대비 1,812억 원(9.95%) 증가한 구미시의 예산안 편성 규모는 정부의 예산안 증가율 2.8%, 경상북도의 4.4%의 증가율을 2.5- 4배 웃도는 수치여서 경이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운동화 끈을 조여 맨 김장호 시장의 도전적인 시책 추진과 이에 부응한 일선 공무원들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구미시는 이처럼 형설지공의 땀방울로 마련한 2024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따라서 이제 관전포인트는 의회가 어떤 잣대로 예산안을 심의, 의결할지에 쏠려있다. 특히 예산 심의 때마다 경기 악화를 이유로 삭감의 도마 위에 올리곤 했던 문화예술, 관광 예산안에 대해 이번 9대 의원들이 대응은 관심사항이 아닐 수 없다. 2024년에 예상되는 경기 체감 온도는 여느 때보다 추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2024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의원들은 문화예술, 관광 예산을 소모성, 일회성 예산으로 분류해 삭감을 일삼던 이전 관례를 답습해선 안 된다. 보릿고개 시절, ‘앞날을 위해 끼니를 거를지언정 자식을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우리 부모들의 지혜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
각 지자체는 너나 할 것 없이 하나의 곳간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절박함 속에서 또 하나의 곳간을 관광산업으로부터 찾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부존자원인 유물유산에 부가가치의 옷을 입힘으로써 세수를 늘리겠다는 의지의 발로이다.
구미시는 그동안 한두 개의 대기업에 의존한 제조업 편향의 시책사업에 무게를 둬 왔다. 그 결과 공단이 기침을 하면 지역경제가 홍역을 앓는 우를 답습해 왔고, 미래의 곳간으로 중시되어야 할 풍부한 문화 유물 유산은 중고품으로 방치됐다.
구미시의회도 이러한 오류의 결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예산안을 심의할 때마다 미래의 자산으로 중시해야 할 문화예술, 관광 예산을 일회성, 소모성으로 경시하면서 난도질을 해 왔기 때문이다.
관광산업과 축제 문화의 활성화가 두서너 개의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 이상의 세원을 확보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끼니를 거르더라도 앞날을 위해 자식을 학교에 보내던’ 우리 부모들의 지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관광산업과 축제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면서도 ‘땔감 없이 아궁이 지피라는 식’은 몰상식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성과를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어느 봄날, 텃밭에 어린 과일나무를 심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어린 손자가 물었다.
“언제 과일을 따 먹으려고 어린나무를 심어요.”
할아버지가 답했다.
“네가 어른이 되면 맛있는 과일을 따 먹을 수 있을 것이야.”
2024년도 문화예술, 관광 예산을 심의하는 의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