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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편지] 4.3의 마음이 다가 옵니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4.01 16:54 수정 2025.04.01 16:57

김영민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 한라산
[사진 출처 =제주도]


백발이 운다.
눈물을 삼기려고 자못 움찔해지는 몸을 옳게 가누기 어렵다.
푸른 하늘과 넓은 뜰의 초록색이 15,000여 구의 위패에
절하듯 은은하면서도 살랑거리는 바람소리가 되어 이어진다.
이념이 뭔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정치란 도대체 뭐란 말인고?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죽어간 영령들의 피 맺힌 절규가 반세기를 훌쩍 건넜으나
그날의 모습에 이름도 정확하게 붙이지 못하는
지금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초라해진다.

기억도 없다.
꿈도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그뿐이었는데
이 울음과 이 비통함은 무엇이란 말이더냐?

하늘로 구멍이 뚫린 곳으로
한동안을 멍하니 바라본다.
언제 다시 우리가 서로의 등을 만져 위로의 말이라도 건넬 것인지
다시는 이 아픔과 쓰라림이 솟구치지말아야지....

무심한 형상이 말을 한다
제주 4.3은 이제 여러분의 일이라고
너 가서 4.3의 한을 말로써 풀어보라고.
악의 평범성을
한나 아렌트의 외침을 여기서도 말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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