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행인 김경홍]금오산 미사용 미군 통신기지에 갇혀있던 금오산 정상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은 2014년이었다. 정상을 개방하기 위해 통신기지 내의 폐시설을 철거할 당시 암벽에 음각한 황기로 선생의 후망대(候望臺) 서체가 발견되자, 시민들은 서둘러 보존 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시장은 물론 이후 시장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10월 2일, 김장호 시장이 금오산 정상에 직접 올라 황기로 선생의 후망대 서체를 답사하고 보존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들의 갈증이 10년 만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관광산업의 자산으로 활용해 미래 구미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김 시장의 의지를 실천을 통해 증명해 보인 것이다.
김 시장은 줄곧 부서장들에게 기업체로부터만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해 왔다. 기업체 한두 개의 유출로 구미경제를 걱정해야 하는 기존의 관례를 극복하지 않는다면 풍족한 미래 구미를 담보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문화유산 보존 및 계승과 이를 자산으로 한 관광산업 부흥이었고, 낭만축제과와 관광인프라 신설은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관광산업은 대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 이상의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외국의 도시들은 보여주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 생가(生家)의 관광화를 통해 한 도시가 먹고사는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 문화유산이 전무하다시피 한 미국 뉴욕은 로마나 파리처럼 유적으로 유명한 도시도 아니고, 스위스처럼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곳도 아니지만 없는 문화유산을 개발하고 상품화함으로써 연간 4,000만 명의 내국인과 1,00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로 우뚝 섰다.
이전의 구미시장들은 ‘공단 경제가 기침을 하면 지역경제가 감기, 몸살’을 앓는 제조업 편향 일변도의 시책에 집중하면서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우를 범한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관광산업으로부터 또 하나의 곳간을 마련하겠다는 김 시장의 고정관념 파괴의 시책 추구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