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살고 싶다
이름도 없이 살아가는 것들이
오순도순 어울려
함께 길을 내는 언덕
찬 서리 이겨내며
바람에 실려 온 홀씨가
비집어 앉은 그 자리
없는 길을 내며
길 위에 꽃을 피워낸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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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고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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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낸 길을 따라 걷는
우리들의 삶이 들꽃보다
힘겹기야 하겠는가.
가는 길이 외롭거나
외로움 깊어 주저앉고 싶거든
언덕에 올라 들꽃을 만나 거라.
어울려 살아가는 그대의 삶이
들꽃 보다 외롭기야 하겠는가.
외로움은
받아들여 더욱 외로운 만큼
사랑을 피워 올린
들꽃을 보노라면
주저앉아 울어대는 내 외로움이
마냥 부끄럽기만 하다
시인 엄상섭
<주요 약력>◇경북 선산 출생
◇전 구미시 정책기획실장
◇전 구미시설공단 이사장
◇서울문학 신인상 통해 시인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