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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편지·추석 명절] 욕심을 짊어진 귀향길은 무겁고, 사랑을 짊어진 귀향길은 가볍다

김정원 기자 kjw8204@naver.com] 기자 입력 2026.09.15 22:52 수정 2026.09.16 11:19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상임고문 곽병철] 살아야 남아야 한다는 한때의 ‘울컥함’이 나를 길러냈으니, 흘러간 세월을 찾아가는 귀향길이 짠하다. 객지로 가는 어린 아들을 애달파 하던 늙은 어머니의 동구 밖, 느타리 나무가 퀭한 얼굴로 길을 막아선다. 살아남아야 한다는‘울컥한 심정’으로 버텨온 삶, 그리고 객지로 나간 아들은 이제, 장년의 세월로 삶의 무게를 버텨내고 있다.
추석 명절마다 찾는 귀향길, 흐르는 세월 까닭일까. 설렘보다 그리움만 깊어진다. 뒷동산 너머 흩어지는 구름, 문득 마음이 아려온다.

객지로 나가는 어린 아들에게 늙은 어머니는 등을 쓰다듬으며 울컥하셨다.
“남들과 잘 지내거라. 사람이 재산이다. 하루 세 끼니 먹고 살면 된단다. 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해서 재산을 쌓으면 훗날 재산이 흉기가 되는 법이다. 그러니 욕심내지 말거라. 몸 상한다”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
[사진=작가 조경래]


며칠 전 새벽길을 나섰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기 한파가 여전히 기승이다. 몇 해 전만해도 웃음소리가 깨알같던 도로변 건물 외벽과 출입문에는 온통‘임대’딱지 투성이다. 그 간선도로를 따라 리어카 가득 폐지를 싣고 가는 할머니의 걸음이 고갯마루에서 휘청였다. 길 한쪽으로 차량을 멈춰 세운 어느 중년이 달려가 리어카를 함께 잡아끈다. 리어카가 멀어지는 그 쯤에서 아침이 떠올랐다.
내 유년을 길러낸 어머니도 그랬으리라. 객지로 나가는 어린 아들의 들썩이는 풍경을 가슴에 담아냈을 그 옛날 동구 밖 늙은 어머니가 문득 가슴을 친다.
 “사람이 재산이다. 하루 세끼니 먹고 살면 된단다”

몇 해 전 찾아뵌 은사님은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욕심을 짊어지고 살아가면 가는 길이 무겁고, 사랑을 짊어지면 가는 길이 가벼운 법일세”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겨넣었건만 여전히 귀향길은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잠시 동구 밖 느타리 나무 앞에 걸음을 멈춰 세우고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오늘 하루 나는 잘 살았는가. 좀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덜 가진 이들을 힘들게 하진 않았는가”

추석 명절이 내일모레다. 고향 가는 길을 떠올리는 설렘도 있겠으나, 고향 가는 길이 막막한 아픔들도 많을 것이다. 몰아치는 경기 한파로 누군가는 직장 문을 나섰겠고, 또 누군가는 임대료조차 내지 못해 문을 닫았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급여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것이다.

추석 명절 그리고 귀향길, 언제쯤 가벼운 걸음으로 동구 밖을 지나게 될까.
“욕심을 짊어진 귀향길은 무겁고, 사랑을 짊어진 귀향길은 가볍다”는 미학의 이치를 되새겨본다. 아직도 고향 가는 걸음이 무겁다. 욕심을 부려놓지 못한 탓이다. 나누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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