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광역전철 [사진 코레일.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8=k문화타임즈]
|
|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대구권 광역철도사업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구미시와 김천시가 역사 신설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의 논리로 진행되어야 할 신설역이 힘의 논리로 흐를 경우 자칫 해묵은 감정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김천시와 함께 2006년 제87회 전국체전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구미시는 2000년대 초 이웃한 김천시와 얼굴을 붉혀서는 안 된다며, 꿈을 접었다. 이에 힘입어 김천시는 2006년 전국체전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2007년, 4년 후인 2010년 11월 1일 개통 예정인 KTX 김천구미역 역사 명칭을 둘러싸고 김천시와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심지어 당시 김천상공회의소는 “무자비한 구미 지역 정치세력이 KTX 김천역을 뺏으려고 전방위로 천인공노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도와달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청와대 등 전국 주요 기관에 송부했다. 전국체전까지 양보한 구미로선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역사 명칭을 둘러싼 이견이 감정싸움으로 흐르자, 당시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 연합체 성격의 구미사랑시민회의가 ‘KTX 김천구미 역사건립을 위한 지방분담금 50억 원 중 구미시가 김천시의 분담금 14억보다 많은 21억 원 분담하기로 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한 끝에 역사 명칭이 ’KTX 김천구미역사‘로 가닥이 잡혔다.
또 당시 시민단체는 “KTX 역사 명칭 문제 차원을 넘어 포괄적인 구미, 김천 공동발전 선언문 채택’을 제안했고, 남유진 구미시장과 박보생 김천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감정의 골은 일단 봉합됐다.
이처럼 구미 인구의 1/3이 김천 출신일 만큼 공동발전을 위해 힘을 도모해야 할 구미와 김천은 위급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종종 마찰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구미와 김천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사업 2단계(이하 2단계) 구간에 구미시가 (가칭) 구미대역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김천시가 혁신도시역 신설을 들고 나오면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자칫, 김천이 혁신도시역 신설을 몰아붙일 경우 양 도시의 역사 신설이 좌초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흘러나온다.
경제의 논리로 갈 경우 구미대역 신설 사업은 김천의 혁신도시 역에 비해 설득력을 얻는다.
2024년 12월 14일 비수도권 지역으로는 최초로 구미와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사업 1단계는 2024년 12월 14일 개통했다. 경부선 유휴 선로를 활용한 연장 61.86km, 총사업비 2,092억 원을 투입해 2019년 4월 착공한 이후 5년 6개월여 만이다.
이어 구미-김천 간 22.9km의 경부선 철도개량(복선 전철)사업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2단계가 개통하면 대경선 구미 구간에는 구미역과 사곡역, 김천 구간에는 김천역과 아포역 등 4개의 역에 광역전철이 정차하게 된다.
문제는 구미시가 2단계 구간에 (가칭)구미대역 신설을 위해 국토통부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반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김천시 역시 율곡동에 혁신도시역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두 개의 신설역이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대상에 포함되면 총사업비가 500억 원을 상회하게 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치게 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용역을 통과하더라도 지방비 부담 비율이 크게 늘어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하는 난제를 떠안게 된다.
이 때문에 경제의 논리에 입각해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많은 구미대역 신설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타당성에 힘이 실린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24년 2월 28일 구미시의 교육발전특구 지정에 따라 교육인프라를 강화하고, 교통기반시설을 확충해 지역대학인 구미대학교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구미대 인원은 학생 6,874명과 교직원 359명 등 7,233명이다.
또 구미와 김천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교통기반시설 확충의 필요성 등 미래의 교통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구미대역 신설에 힘을 싣는다.
2025년 1월 기준 구미대역 일대의 지역 주민은 선주원남동 3만7천 명에다 고아읍 원호지구와 도량동 일부 지역의 2만여 명, 2027년 착공 예정인 구미 부곡지구 개발사업에 따른 3,488세대의 8천 명, 2026년 착공예정인 김천 송천지구 개발사업에 따른 2,789세대의 6천 명 등 수요 대상이 7만여 명에 이른다.
아울러 구미대역 신설을 통해 지역 간 교류 거점 조성으로 지역 복합 개발 필요성도 신설 당위성에 무게감을 더해 준다. 특히 구미에는 5개의 산업단지를 가진 전국 최대규 모의 국가산업단지가 소재하고 있다.
반면 혁신도시역 신설을 계획하고 있는 김천시 율곡동은 3만 명에도 못 미칠뿐더러 kTX김천구미역을 이용하는 구미시민을 수요 대상으로 겨냥하고 있지만, 2단계가 준공되는 2030년에는 KTX-이음역이 구미역에 정차하게 돼 KTX 김천구미역을 이용하는 시민은 격감하게 된다.
이처럼 구미대역 신설의 필요성은 혁신도시역에 비해 경제의 논리상 현격한 우위에 있다. 따라서 힘의 논리가 작용하지 않을 경우 경제의 논리상 구미대역 신설이 타당성을 갖는다.
한편, 구미대학교-부곡동 일대 경부선 복선전철에 신설 계획인 (가칭)구미대역은 전체 면적 1,600m²에 주차면수 100면으로 총사업비는 국비 70%, 지방비 30% 등 400억 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