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발행인 김경홍] 지난 1일 국회예결위에 출석한 금한승 신임 환경부 차관은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상당이 큰 만큼 어느 한 대안에 매몰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다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동댐 취수안이 기존의 구미 해평취수안보다 1조 원이 더 들고 반대 의견도 크다는 민주당 임미애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이다.
사실상,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백지화 선언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추진한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도 오간 데 없다. 홍 전 대구시장이 대권 출마를 위해 직을 내려놓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이유를 들어 ‘없던 일’로 치부하기엔 변명이 궁색하다.
중앙정부의 권한이양을 명분으로 추진한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 과정은 마치 ‘산불이 우거진 산림을 태우는 격’에 비유될 만큼 도민에게는 심리적 불안감과 소모적 논쟁의 손실을 공공조직에는 행정력의 손실을 자초했다. 하지만 정작,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한 당사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이러니, 그 이면에 홍준표 전 시장이 대권으로 가는 발판을 닦고,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행정통합시의 장을 맡으려 했다는 항간의 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정치가 출신 단체장은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하고, 행정가 출신 단체장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한다는 비아냥 또한 솔깃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구미와 억하심정이라도 있느냐는 시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킨 대구취수원 이전과 홍 전 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공동으로 밀어붙이려다 백지화한 대구경북행정통합, 그 안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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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홍 시장의 안동댐 물 대구시 공급 방안과 관련해 잇따른 성명을 내고, 카드뮴 비소, 납, 아연 등 치명적인 ‘중금속 칵테일 수돗물을 대구시민에게 공급하겠느냐면서 강력 반발했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k문화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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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취수원 이전]“홍준표 시장의 아집에 가까운 말 한마디로 시작된 대구취수원의 안동댐 이전 사업은 터무니없는 비논리적 사업이다. 중금속이 가득한 안동댐 물을 대구시민의 식수로 사용하겠다는 것부터가 비논리적이고, 이를 위해 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혈세를 들여 10㎞나 되는 도수관로를 까는 토건 삽질을 하겠다는 것을 도대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결정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다”
지난 3월 19일 환경단체와 대구·안동시민 단체 등은 ‘홍준표 시장의 아집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사업 추진을 결정한 2022년 8월부터 규탄대회를 상례화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외침을 뒤로한 채 홍준표 대구시장은 4월 11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며, 시장직을 사직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7일 후인 4월 28일 오후 2시 30분 국민의힘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사실을 확인한 그는 30분 후인 오후 3시, 여의도 당사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30년간의 정치 인생을 오늘로써 졸업한다.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할 것이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4월 11일 시장직을 사직한 홍 전시장, 불과 찰나 같은 17일 만에 자연인의 삶을 자처한 것이다. 하지만, 홍 전시장을 바라보는 구미시민들의 심경은 착잡하다.
“그렇게도 민심을 들들 볶더니만...”
⇁대구취수원 이전 어떤 일이 있었나2022년 8월 2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협정 체결의 무효화를 선언한 구미민심을 대변해 “취수원 문제는 구미보 상류 이전 등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자, 홍 전 시장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후에도 몽니는 거침이 없었다. 2022년 8월 16일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구미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감시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진행 중인 구미 5공단에는 화학공장, 유독물질 배출 공장은 절대 입점 못 시키고 철저하게 무방류 시스템으로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는 또 통합신공항 배후 산단을 안동에 조성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결국 이러한 논란 끝에 홍 전시장은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을 백지화하고 대구취수원의 안동댐 이전사업을 강행하고 나섰다.
사실, 2022년 4월 4일 장소를 세종시로까지 옮겨가면서까지 강행한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은 시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이 때문에 당시 후보였던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민의 뜻과 반하는 협약 체결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철우 지사 역시 구미시의회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특위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미시민의 동의 없는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며 협약 체결식에 부지사를 보냈다.
당시 체결식에서 대구시는 당초 약속한 KTX 구미역 신설에 따른 재정적 지원 약속을 어기고 신설에 ‘적극 협력한다’는 두루뭉술한 지원 조건을 내걸었다. 구미로서는 수치였고, 굴복 협상이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구미와 억하심정이라도 있었나그는 물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시시때때로 구미 민심을 괴롭혔다.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발표 직후인 2009년, 환경단체의 반대와 안동의 현지 여론이 악화하자, 그해 3월 6일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당초 안동댐 물을 160km의 도수로를 통해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홍준표 대표의 구상), 물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도수로가 160km 이상 되고 하류 사람들이 식수 부족에 따른 문제가 있다. 선산에 설치될 보 주변 지역을 상수원 지역으로 보호하고 그곳으로부터 깨끗한 물을 대구취수장(60㎞)으로 끌어와 대구시민들이 직접 마시도록 하면 된다.”
이러한 발언이 있고 난 후인 그해 3월 18일 김범일 대구시장과 홍준표 원내대표는 대구시청에서 구미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기자회견을 갖고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3월 6일 당직자 회의에서 거론한 안동댐 취수원 이전 계획 변경을 공식화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취수원 이전 예정지로 감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선산읍 생곡리 일선교 부근이라는 지명까지 거론했다. 그로부터 1년 뒤 대구 취수장을 구미시 도개면 인근으로 이전하기 위해 국토부가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KDI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자, 2010년 7월로 접어들면서 도개면이 가장 먼저 취수원 이전 반대 추진위를 결성했고, 이어 8월 20일에는 반추위 결성이 선산읍과 옥성면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2011년 5월 해평 취수장 취수 중단에 따른 최악의 단수 사태가 발생하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선산지역 민심은 패닉상태에 빠져들었다.
이랬던 홍 대표가 2017년 대선이 끝난 후 한나라당을 전신으로 하는 자유한국당 대표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해 그는 ‘대구경북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에서 “대구경북에 상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물 문제이고, 두 번째는 공항이다.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구미시장 후보가 결정되면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공약 이행 각서를 받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에 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구미시민들은 대구시가 한나라당과 국토부에 요구한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현안은 2011년 8월 KDI의 용역 결과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난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대구취수원 이전을 재추진하면서 지방자치의 원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구미시민의 재산권 침해, 낙동강의 용수 부족으로 인한 구미산업의 피해를 유발할 것이 확실한 만큼 대구취수원 이전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반발 강도를 높여나갔다.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문제는 사실상 2011년 7월 26일 당시 김성조 국회 재정위원장이 ' 대구 취수원 구미이전 사업 비용편익 분석 결과 '경제성 없음'으로 나타났다는 한국 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확인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화하면서 일단락된 사안이었다.
⇁2009년부터 2025년까지 구미시민 괴롭힌 대구취수원 이전사업 [일지]
그 중심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있었다2009년 3월 6일 환경단체의 반대와 안동의 현지 여론이 악화하자, 안동댐 이전사업 백지화
2009년 3월 18일 김범일 대구시장과 홍준표 원내대표, 공동기자 회견 통해 구미공단 상류 지역으로 이전 계획 발표
2010년 초 대구취수원 구미시 도개면 인근으로 이전하기 위해 국토부,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KDI에 의뢰
2010년 7월 도개면이 가장 먼저 취수원 이전 반대 추진위를 결성, 8월 20일 선산읍과 옥성면 반추위에 동참
2011년 5월 해평 취수장 취수 중단에 따른 최악의 단수 사태가 발생
2011년 8월 KDI 용역결과 타당성 없음 결론
2022년 4월 4일 세종시에서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 업무협약
2022년 4월 4일 세종시 방문 구미시민, 업무협약 반대 대규모 시위
2022년 8월 2일 김장호 구미시장 후보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협정체결 무효화 선언 ,취수원 문제 구미보 상류 이전 등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검토 공식 발표
2022년 8월 16일 홍 전시장,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는 막말.
“구미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감시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진행 중인 구미 5공단에는 화학공장, 유독물질 배출 공장은 절대 입점 못 시키고 철저하게 무방류 시스템으로 공해방지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못하게 할 것” 겁박
2022년 9월 홍준표 전 대구시장,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백지화 선언, 대구취수원의 안동댐 이전사업 강행
2022년부터 현재까지, 대구·안동 환경 및 시민단체,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규탄대회
2025년 4월 11일, 홍준표 대구시장 시장직 사직
2025년 4월 29일 오후 3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결선 경선 탈락, 정계은퇴 선언 ⇁허공에 뜬 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 사업
2025년 7월 1일, 환경부차관 ‘다시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 백지화 선언
[대구경북행정통합]
시·군 종속시키는 대구경북행정통합,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중앙정부의 권한이양을 명분으로 추진하는 대구경북행정통합에 대한 도민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졌다. 시·군을 배제한 권한이양은 대구경북특별시에 총괄조정집행 기능을 과도하게 집중해 결국 시·군 자치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또 경북도와 대구시는 행정통합의 명분으로 저출생과 지방소멸 극복을 들었다. 하지만 도민들은 저출생과 지방소멸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 집중이어서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오히려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대구로 집중시켜 저출생과 소멸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경북북부권의 반발은 거셌다.
허울뿐인 북부권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 계획은 현실적이지가 않다고 비판했다. 통합 이후 주민투표나 의회 표결로 결정할 경우 행정청사나 의회 소재지는 대구로 결정될 것인 만큼 현 도청신도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신뢰할 수 없다고 봤다. 특히 도청 이전이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북부권 여론은 경북도와 대구시가 주민의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행정통합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행정통합을 밀어붙이면서 특정 정치인을 위한 행정통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를테면 홍준표 시장이 대권으로 가는 발판을 닦고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행정통합시의 장을 맡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도민들의 요구는 이랬다.
“지방소멸이나 저출생 극복의 답을 행정통합으로부터 찾으려고 할 게 아니라 공동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지혜와 슬기를 발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경북도의회와 국회 역시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도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말기 바란다”
결국, ‘없던 것이 되고 만 대구경북행정통합’
소모적 논쟁을 자초하고, 행정력 낭비의 유산을 도민에게 남긴 처사에 대해 이제, 이철우 지사가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