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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벽칼럼] 전남에서 박근혜·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앞선 이곳은?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5.05.22 02:02 수정 2025.05.22 08:50

늘 낮은 곳으로 향하던 육영수 여사
한센병 환자들이 살아가는 소록도는 그중의 한 곳
이념과 지역 감정을 초월한 소록도의 육영수 사랑
대통령 부인의 행위는 민생을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도탄에 빠뜨리기도 하는 법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낯선 친구를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가도 가도 천 리 먼 전라도길’ (전라도길 中에서)
1970년대의 한센병(문둥병) 시인 한하운이 소록도로 휘청이며 써 내린 시다.

 

↑↑ 육영수 여사
[출처,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재판매 및 DB금지=2025년. 5.21=k문화타임즈]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한센병 환자를 수용하는 요양원이 있는 이름다운 섬 소록도, 이곳은 진보보다 보수 표심에게 몰표를 몰아주는 호남의 정서와는 별난 곳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이 이념과 지역 감정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1970년대 당시만 해도 한센병은 전염병으로 분류됐다. 그 때문에 정부는 전국에 걸쳐 77개의 나환자촌을 조성하고 환자들을 격리했다. 검역과 함께 전염병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나환자와 접촉하는 것이 불문율일 수밖에 없던 불행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당시 육영수 여사는 소록도를 찾아 뭉그러진 손을 덥석 어루만지거나 품어 안으면서 함박웃음을 짓곤 했다. 소록도가 눈물바다일 수밖에 없던 까닭이다. 그래서 소록도는 육 여사의 위대한 인간성이 비롯된 곳으로 전해진다.
1973년에는 한센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다과회를 열고 구호물자를 보냈다. 앞서 육 여사는 1971년에는 전남 나주의 한센인촌, 1972년엔 전북 익산의 한센인촌을 방문하는 등 한센인들의 인권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후 1974년 소록도 양로원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그 해 8월 문세광의 저격으로 사망하면서 무산됐다.
그래서 독재를 향해 돌팔매질하던 대학생들도 육 여사가 나타나면 행위를 멈췄다고 하질 않던가.

육 여사의 사랑이 녹아들어 있는 소록도, 이곳에서 살아가는 한센인들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별난 선택을 했다.
지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전라도 지방에서 우세 당이 민주당인 만큼 1,839개의 투표소 중에 1,838개의 투표소가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유일하게 소록도에 있는 도양읍 제7투표소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62.65%의 지지(득표수는 박근혜 270표 문재인 158표)를 받는 등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에게는 59.8%의 지지를 보냈다. 윤석열 후보가 0%, 이재명 후보가 100%를 득표한 전남 신안군 임자면 제3투표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1973년 청계피복 노동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노동자들이 전태일의 뜻을 받들어 노동교실을 설립하자, 이를 적극 챙겨 지원하는 등 노동자들의 권익에도 신경을 썼던 육영수 여사와 ‘까도까도 문제 덩어리’인 김건희 여사.

여사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이념과 지역 감정을 뛰어넘어 민생에게 행복을 안기고, 악덕이 민생을 벼랑으로 내몬다는 사실을 소록도의 민심이 보여준다..
‘춘래불사춘’, 5월 길을 가는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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