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분석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편집국장 서일주] 왜 이리도 2025년 봄날은 더디게 오는가.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서 감기 몸살을 앓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지금의 우리 정치를 들여다보면 ‘내가 봄날’이어도 선뜻 사리사욕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2025년 대한민국 정치’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럴 만도 하다. 철학없는 정치가 만연해 있으니, 인간성 상실이고, 인간성이 오간 데 없으니, 안중에 백성은 없고 ‘오로지 사리사욕에 집착한 자신들일 뿐이다.
헌법재판소는 머지않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가릴 것이다. 탄핵이든 인용이든 이 나라 민심의 강은 해일을 일으킬 것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세끼를 걱정해야 하는 주체는 빽없고 돈없는 국민일 뿐이다.
불과 8년 전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 결정하자, 정국은 요동을 쳤다. 하지만 물살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기대선이 치러지자, 민심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대선정국으로 쏠렸고, 대선이 끝나자, 민심은 마치 요동치는 항아리 속의 물살이 가라앉듯 박근혜의 우호적 정치인들은 살길을 찾아 떠났다.
936년 이성계가 고려의 공양왕을 폐위시키고 조선을 건국하자, 일부 유생은 절대로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맹세하면서 두문동杜門洞에 거주하며 속세나 사회와의 접촉을 일절 끊고 살았다. 과연 이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거물들은 두문불출의 정치 인연을 몇이나 두고 있나. 탄핵 정국 속에서 동고동락을 같이할 것처럼 핏대를 세우는 정치인은 두문불출의 정치 의리를 갖고 있기나 하나. 이 나라의 정치는 마치 양지를 찾아다니는‘철새정치’의 천국과도 같다.
그러니, 오고 싶은 봄날도 그 변덕스러운 꼴을 보고 싶지 않아 계절의 문턱에서 멈칫거리질 않겠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원수를 보듯 했다. 하지만 두 나라의 백성을 태운 배가 강을 건너면서 풍파를 만나 전복될 위기를 맞자, 이들은 서로 의기투합해 위기를 모면했다.
진보와 보수를 태운 배는 지금 위태롭게 강을 건너는 형국이다. 탄핵이라는 물살이 몰아치고 있다. 이 위기 속에서도 서로 멱살을 잡고 쥐어뜯는다면 배는 침몰하게 된다.
위기 때마다 이 나라를 살린 것은 현명한 백성이었다. 우리를 태운 배가 물살이 몰아치는 강을 무사히 건너게 하려면 건전한 보수, 건전한 진보로 거듭나야 한다. 건전한 우익과 건전한 좌익이어야만 양 날개가 조화를 이루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번영의 미래를 향해 날아갈 수 있잖은가. 그래야만 위기의 강을 건널 수 있잖은가 말이다.
두문불출의 정치 의리가 없는 한국의 현대 정치, 백성은 없고 저들만의 호의호식을 위해 ‘말의 성찬’을 늘어놓는 2025년의 정치, 이러니 힘없고 빽없는 국민들이 앉아 있을 자리나 있겠는가. 그러므로 국민 스스로가 현명해야 한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 몰려다니는 군중의 심리로는 세끼 먹기조차 힘든 생존절벽의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러니, 이 나라 주인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의 안위를 지켜주는 것은 자신일 뿐’이라는 실존적 인식과 실천이 ‘자아생존’의 답이다. 침몰 위기의 배 안에서 멱살을 잡기만 한다면 결국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사망선고’를 판결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가 오월동주의 지혜를 지닌 현명한 국민으로 거듭나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