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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화해의 인생史] 김대중과 박근혜, 박근혜와 유승민

김정원 기자 kjw8204@naver.com] 기자 입력 2025.02.15 14:45 수정 2025.02.15 17:34

[분석 칼럼 기획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발행인(시인 소설가) 김경홍] 질곡의 파노라마처럼 굴곡진 현대정치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삶은 ‘화해의 인생사’였다. 따스한 보수의 둥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곳에서 아픔의 일부를 치유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늘 포용의 힘으로 다가섰던 용기였다.

2010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전 대표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담았다.
“세월이 흘러 그의 맏딸 박근혜가 나를 찾아왔다. 박정희가 떠난 지 25년 만이었다”
2004년 8월 박 전 대표가 김대중 도서관을 찾아온 일화를 떠올린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 박근혜 대표의 손을 잡았다. 박 대표는 뜻밖에도 아버지의 일에 대해 사과했다. 아버지 시절에 여러 가지 피해를 입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는 그 말이 참으로 고마웠다”고 술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했다. 박정희가 환생해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아 기뻤다”며 “사과는 딸이 했지만 정작 내가 구원을 받는 것 같았다”며 감격스러웠던 소회를 술회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애간장을 도려낼 듯 눈물을 쏟아내는 지지자들에게 “경선 과정의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 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했다. 그 한마다는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계기가 됐다.

2016년 12월 9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표결했고,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년여의 세월이 흐른 2021년 12월 특별사면됐다.
혼돈의 세월 속에서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당대표 비서실장이었던 원조친박 유승민은 ’배신의 정치 당사자‘로 낙인이 찍혔다. 그 세월이 10년이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후 보수정치권은 물론 한국 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나라가 융성해지려면 진보와 보수 정치가 건전해야 한다.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건강해야만 대한민국이라는 새가 융성의 고지를 향해 날아갈 수 있잖은가. 정반합(These, AntiThese,Synthesis)을 주창한 헤겔의 가르침도 치열한 경쟁을 통한 화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따스한 보수, 건전한 보수, 해불양수하는 화해의 정치사를 써 왔다. 그 마지막 과제가 유승민 전 의원을 끌어안음으로써 화해 정치, 그 대단원의 막을 열어젖히는 것이다.
나환자촌을 방문해 문드러진 환자들을 끌어안던 육영수 여사의 국민사랑, 검게 그을린 독일 탄광촌의 동포들을 만나 울음을 쏟던 박정희 대통령의 나라사랑의 결정체가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니던가. 사랑은 견고한 성벽도 허문 힘이 아니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8월 18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를 만나 눈시울을 붉히던 ’늦었지만 감동적인 화해의 모습‘은 국민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2025년, 이 나라 국민들은 힘든 길을 가고 있다. 분열과 갈등 속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화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보수의 둥지, 감동의 파노라마를 선물하는 2025년 봄날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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