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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새벽편지] 그곳에 가면 길이 있습니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9.10 01:35 수정 2024.09.10 01:47

추석 명절 고향길...재벌 아들도, 막노동자 막내도 그곳에 가면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발행인 김경홍·사진 시인 조경래]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막막하거든 하루 정도 짬을 내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길
해변으로 되돌아가 보십시오
그리하여 추억의 부둣가 마땅한 곳에
밀물이 정성 들여 손질한 돛배를 띄워 놓고
썰물에 노를 맡겨 멀리 수평선으로 가 보십시오

그곳에 길이 없거든 그리움에 물어물어 차근차근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길

찾아보십시오
바다 마을의 추억을 갖고 있지 않거든
아득한 능선에 구름 몇 점 띄어놓고 지평선으로 가 보십시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막막하거든
걸어온 길을 되밟아 그곳에 가 보십시오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길


그곳에 가면 찾아보십시오
늙은 아버지의 굵은 기침과
노모의 고운 웃음을 만나보십시오

있고 없음의 차별이 없는 그곳
재벌 아들의 부유함도 막노동자 막내의 혼곤한 삶도 없는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길

차별받지 않는 그곳

언제였을까
상행선 밤 열차는 기적을 울려대는데
터진 양말을 깁던 눈먼 어머니와
곰방대를 털던 기침 많은 아버지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긴 밤을 보내십시오
 
↑↑ 구미시 고아읍 강정숲길


그리하여 추억의 옷을 입고 걸어 나오십시오
비로소 고운 세상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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