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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독] 1995년 박병련 전 구미시장 시립박물관 건립 추진했으나...시 지역 시의원 님비nimby가 무산

김경홍 기자 siin0122@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8.26 08:12 수정 2024.08.26 09:47

도농 통합 후유증 최초 사례... 구미시 1996년 본예산에 시설비 30억여 원 편성, 시 지역 시의원 전액 삭감 주도
당시 박물관 건립 예정지는 농업기술센터 구청사 부지
민선 8기 김장호 시장, 2023년 시립박물관 건립 계획안 수립.. 도농통합 취지 살려 선산 지역 건립, 여론 확산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김경홍 기자] ‘시립박물관 없는 구미시’를 놓고 전직 민선 구미시장과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박병련 전 관선시장이 도농통합 직전인 1995년 당시 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시장은 1994년 1월 1일부터 1995년 4월 19일까지 재임했다. 이어 1995년 4월 20일부터 제1대 지방선거가 종료된 1995년 6월 30일까지 2개월 동안 직을 수행한 마지막 관선인 박미진 전 시장은 1995년 7월부터 임기에 들어간 민선 1기 김관용 전 시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전직 국장직 공무원·시의원의 술회와 자료를 종합해 보면 박 전 시장은 1994년부터 1995년 초까지 박물관건립 용역과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현 노인종합복지회관 앞 농경유물관 부지에 건립하기 위한 계획안을 수립했다. 그러나 도농통합 과정에서 선산군 명칭을 구미시에 양보했고, 통합에 따른 시 단위 기관의 구미 이전으로 선산 지역 인구가 급감하는 등 지역경제가 쇠락하고 있다는 옛 선산군 주민들의 의견과 역사 유물의 보고가 선산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박물관 입지를 선산 소재 농업기술센터 구청사 부지로 변경하는 계획안과 함께 1996년 본예산에 시설비 30억여 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시 지역 의원들의 예산 전액 삭감을 주도하면서 시립박물과 건립 무산과 함께 수억 원의 용역비와 실시설계비를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선산 지역 A모 전 시의원은 “ 관련 예산을 심의했던 당시 시 지역 의원들이 도농통합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옛 선산군 지역을 배려했다면 1천 3백여 점의 소중한 유물이 타지역 박물관에서 더부살이하는 불행한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2007년, 구미 출신 황기로 선생이 고아읍 예강리의 매학정에서 초서로 쓴 보물 제1625-1호 초서가행 草書歌行을 비롯한 보물급 2점 등이 구미에 수장할 박물관이 없어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 보관하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k문화타임즈 2024년 8월 26일 자 보도 ‘구미 출신 고산 황기로 선생 보물 1점 등 유묵遺墨 3점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 보관..구미의 소중한 유물 반환받아야)

한편 선산 지역에 건립될 예정이었던 시립박물관 건립이 도농통합 후유증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향후 박물관을 건립할 경우에는 동농통합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K문화타임즈 관련 보도]
2024년 8월 25일자 자 k문화타임즈 보도/ [분석] 역대 구미시장·정치 지도자들의 ‘낯부끄러운 자화상’...시립박물관 없는 구미, 김천에 비하면 격세지감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 = 김경홍 기자] 최근 일제 강점기 시절 반출된 보물 1점의 김천 이전 추진을 위해 범시민 운동에 나선 김천시, 시립역사박물관조차 없는 구미시로선 충격이다. 김충섭 김천시장·송언석 국회의원·나영민 시의회 의장이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국가유산청장을 만나 보물 이전을 압박하고 나선 윈윈공조 역시 구미 시민들에겐 ‘부러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김천시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국보 제99호인 ‘갈항사지 동·서 삼층 석탑(이하 석탑)은 남면에 소재한 보물 제245호 갈항사지 석조여래좌상과 함께 통일신라 경덕왕 17년에 만들어진 석조유물이다. 두 석탑은 본래 갈항사 터가 있던 김천시 남면 오봉리 일원에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인 1916년 일본에 반출될 위기에 처하자, 서울 경복궁으로 옮겨졌다. 이어 지난 2005년에는 다시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겼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교훈을 늘 반면교사로 삼는 김천시, 지역의 역사 유물을 보물처럼 여기는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일반산업단지와 혁신도시 조성을 위한 시굴조사 과정에서 소중한 유물들이 무더기 쏟아지자, 김천시는 시립박물관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유산을 타지역의 박물관에 위탁 보관하는 수치스러운 역사를 남기지 말자며, 의기투합한 의회와 시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김천시립박물관 착공의 결실을 낳았다. 이어 대항면 운수리 일원 연면적 5천214㎡, 3층 규모의 연건평에 전시실, 수장고, 영상실, 체험시설 등을 갖춘 박물관은 착공 3년 만인 2020년 4월 10일 경상북도에 등록을 마친 데 이어 6월 22일 개관을 계기로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구미시는 어떤가
구미시는 1969년 9월 1산단 착공 시작으로 2023년 현재 5산단 2단계 착공에 들어갔다. 구미산단 조성을 위한 시굴 과정에서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무더기 쏟아져 나왔지만, 조상의 얼이 서린 문화유산을 보관할 시립박물관 건립은 역대 구미시장과 정치인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일반산단과 혁신도시 조성을 위한 시굴 과정에서 무더기 쏟아진 유물들을 보관하기 위해 착공 3년 만인 2020년 시립박물관 개관을 한 김천시와 비교하면 ‘낯부끄러운 구미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일반산단 1단계 조성 이후 출토된 역사 유물을 보관하기 위해 13년 만에 시립박물관을 개관한 김천시와 27년 전인 1967년 1산단 조성을 시작으로 소중한 역사 유물들이 출토되는 가운데도 시립박물관 건립에 뒷전을 둔 구미시, 역대 구미시장과 정치인들이 과연 뭘 했느냐는 역사적인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여기에다 더해 혁신도시, 경북도청, KTX, 물류센터를 김천과 칠곡, 안동에 뺏겼다는 비판 여론 확산은 이미 역사적인 평가의 단계로 접어든 상태다.

→그렇다면 소중한 조상의 얼이 담긴 구미 유물들은 어디에 있나?
대부분의 구미 소유 문화재는 대부분 영남대와 대구대 박물관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고아읍 봉한리에서 발굴된 금동여래입상, 금동 보살 입상 등 3점은 국립 대구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또 도리사에서 발굴된 금동 육각 사리함 1점은 직지사 성보박물관, 해평면 낙산리에서 발굴된 낙산고분군 출토 유물 466점은 대구 가톨릭대학교박물관, 구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출토된 유물 51점은 국립중앙 박물관, 선산읍 덕촌리 일원에서 발굴된 중부내륙고속도로 출토 유물 86점은 한국문화재보호센터, 황상동에서 발굴된 황서초 예정부지 출토유물 533점은 대구대학교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또 황상동에서 발굴된 황상동 주유소 부지 출토 유물 34점은 영남문화재연구원, 도량동 일원에서 발굴된 도량동 택지개발지구 출토 유물 14점은 영남문화재연구원, 인의, 진평동 일원에서 발굴된 인의진평토지 구획정리지구 출토 유물 73점은 대구대박물관, 해평 길씨 문중에서 발굴된 숙종 대왕 어필시 1점은 국립 중앙박물관, 산동면 인덕리에서 발굴된 산동생태숲조성 사업부지 출토 유물 8점은 국립중앙박물관, 고아읍 문성리에서 출토된 문성리 토지구획정리지구 출토 유물 120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각각 위탁 보관하고 있다.

이 외에도 4공단과 확장단지, 5공단 조성 과정에서 출토한 수많은 역사 유물들이 구미의 품을 떠나 타지역 박물관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실정이다.

→시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노력은 없었나
1969년 9월 1산단 착공을 계기로 소중한 유물들이 쏟아지자, 1997년 전인철 전 의원이 건립의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한 시정질문에서 당시 민선 1기 구미시는 최대한 시일을 앞당겨 건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말 뿐이었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강승수 의원이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그 또한 ‘답 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하지만 8대 의회부터 시립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은 시의회를 중심으로 봇물을 이뤘다.

2018년에는 김재우 의원이 성리학 박물관을 시립박물관으로 사업 내용 변경을 촉구했고, 2020년에는 김상조 전 경북도의원 도정질문을 통해 산업역사박물관 포함한 시립박물관 건립 촉구했다. 이어 2020년 장세구 시의원 5분 자유발언·2022년 김정도 의원 의회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거듭 건립을 촉구하자, 민선 8기 구미시는 2024년 문화예술과 행정사무 감사 자료 통해 2023년 8월 ‘구미시 시립박물관 건립 계획(안)’을 공개했다, 28년 만의 결실이었다.

→소중한 문화유산은 존채가치에 더해 제2의 먹거리
후삼국 통일의 역사 현장인 구미시 지산 앞들은 소중한 문화유산인데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스토리텔링조차 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뿐이 아니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못지않은 규모로 돌 한 개가 길이가 2.32m에 이를 만큼의 도개면 주륵사폐탑 역시 2016년 1차 발굴조사 통해 삼국시대 토기편과 청자 대접, 청동 접시, 기와, 전돌, 나발 등 31점이 출토되는 등 소중한 가치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는 법’이다. 특히 소중한 문화유산은 조상의 숨결이 흐르는 역사적인 존재가치에 더해 미래 먹거리 산업인 관광산업을 부흥시킬 받침대라는 또 다른 가치가 부여된다. 따라서 시립박물관 건립은 문화유산의 보고인 구미가 서둘러야 할 ‘KTX 유치’ 못지않은 현안 사업이다.

 2024년 8월 25일자 자 k문화타임즈 보도/[단독] 구미 출신 고산 황기로 선생 보물 1점 등 유묵遺墨 3점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 보관.. 구미의 소중한 유물 반환받아야

[분석 기획 칼럼 전문매체 K문화타임즈=김경홍 기자] 경북 구미 출신 고산 황기로(草聖) 선생의 유묵遺墨 3점이 강릉시 오죽헌시립박물관에 보관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중한 유물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2023년 8월 ‘구미시립박물관 건립 계획(안)을 수립한 구미시가 당장은 반환을 받지 못하더라도 박물관 개관 즉시 반환 약속을 내용으로 하는 ‘반환 협약서’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묵 중에는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지은 오언율시를 황기로 선생이 고아읍 예강리의 매학정에서 초서로 쓴 보물 제1625-1호 초서가행 草書歌行을 비롯한 보물급 2점 등이 포함돼 있다.

황기로 선생의 유묵은 딸과 혼인 관계를 맺은 덕수 이씨德水李氏 옥산공파 중손댁에서 전해지다가 2007년 강릉시 오죽헌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구미시에 유물을 보관할 수장고(박물관)가 없다는 이유였다. 황기로 선생의 딸은 강릉의 율곡 이이李珥 아우이면서 명서가인 옥산玉山 이우李瑀(어머니 신사임당)와 혼인했다. 황기로와 신사임당은 사돈지간으로 유묵이 강릉으로 가게 된 배경이다.

여규동 문화해설사는 “.고산 황기로 선생의 유묵을 구미로 반환하는 것은 구미시와 시민의 책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들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보물 99호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김천 이전을 위해 행정력과 정치력의 윈윈공조와 함께 범시민운동을 전개하는 김천시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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