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구미시민이 받아야 할 행정서비스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축소되었다는 지적이다. 전년 대비 6,500명의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2023 회계연도 기준, 시민 1인에게 쥐여 준 돈은 392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6만 5천 원이 감소한 것이다. 시 전체의 세출 결산액이 전년에 비해 363억 원 감소한 탓이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자영업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도와달라고 아우성인 판국에 시가 더 쥐여주기는커녕 덜 쥐여 준 셈이다. 이러니, 경기 한파로 장작불을 지펴 온기를 불어넣어야 할 방 안이 냉기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지난 31일 구미시의회 이지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12월 31일 기준, 4,868억 원의 결산상 잉여금이 발생했다. 못 쓰고, 안 써서 남은 돈이다.
들어 온 세입 예산 2조 4천 3억 원 중 집행액이 79.7%인 1조 9천135억 원에 머물면서 시는 20.3%인 4,868억 원 중 3,143억 원을 2024년도로 넘겼다. 또 180억 원의 보조금을 반납했는가 하면 아예 안 쓴 순세계잉여금도 1,545억 원이었다. 이 때문에 시민이 받아야 할 행정서비스가 2023회계연도에 사상 처음 전년 대비 축소된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이 의원은 분석했다.

특히 국별 세출 예산 집행률은 일반회계 기준 도시건설국 53%, 상하수도사업소 67%, 환경교통국과 선산출장소 각 76%, 경제산업국 87%였다. 돈을 제때 쓰게 해달라며,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의회가 상임위별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 등 이중 삼중의 과정을 거쳐 승인해 주었는데도 정작 의결해 준 돈을 집행부가 적기에 쓰지 못하면서 그 폐해가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따라서 결산상 잉여금을 집행부가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실례로 지난 2023년 10월 17일 집행부는 산단혁신과 소관 도시재생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사업에 쓰도록 해 달라며, 300억 원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2023년 11월 28일 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승인했다. 하지만 2023회계연도 결산서를 들여다보니, 2023년 12월 31일 기준, 4,868억 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결산상 과다한 잉여금이 발생했는데도 300억 원의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한 집행부, 이러니, 4,868억 원의 돈이 남아도는데도 300억 원을 빌리도록 해 달라며, 의회에 동의안을 내민 신중치 못한 대응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정건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건전한 재정 운영을 고민했다면 아예 안 쓴 순세계잉여금으로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총부채가 2,6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지만, 집행부는 오히려 돈을 빌리게 해 달라며 지방채 발행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이다.

구미시의 예산 집행률은 평균 82.1%, 그렇다면 대시민 행정서비스를 높여 시민들에게 넉넉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그 일환으로 세입·세출 현황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 이지연 의원은 자체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시민들이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는 충남 아산시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라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 이외에 추가로 월별·분기별 지표 설정을 통해 시민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부서별·회계별로 그래프 표현 등 상세한 세입·세출 현황을 공개하고, 담당 부서는 물론 예산재정과, 회계과가 예산, 집행, 결산 결과를 협의하고 환류해서 다음 예산에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들에게는 알 권리 보장과 신뢰를 제고하고, 시 또한 시민들의 감시와 의견 제시를 디딤돌 삼아 세입·세출 상황을 주기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건전한 재정 운영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의원은 또 예산 수집-편성-집행-결산-환류 등 예산 전 과정에 주민참여를 보장하기를 요구했다. 지방재정법은 20112년 3월 주민참여예산제도 의무화 이후 2018년 3월과 2020년 3월 개정에 이어 2023년 2월, 윤석열 정부는 주민참여예산 범위를 ‘편성, 집행, 결산’의 범위까지 확대했다.

이지연 의원은 “제기한 문제점들이 시정돼 예산이 당초 계획대로 집행돼 시민들에게 혜택이 시의적절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예산의 효능감 성취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