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발행인 김경홍] 7월 임시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수시-4차) 선산 장원방 역사문화체험관 신축 동의안을 제출한 시는 동시에 추경에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공유재산법 제10조 2항에 따르면 동일 회기 내에 관리계획안과 예산을 동시에 편성, 상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관리계획안을 원안가결한 의회가 동일 회기 내에 관련한 추경 예산을 의결하면 법 위반이다. 행정절차를 어긴 사실에 대해서는 해당 과장과 국장도 시인했고, 공식적으로 사과까지 했다. 그렇다고 해서 법을 위반해 가면서까지 이번 회기 내에 관련 예산을 의결해 줄 셈인가.
입법기관인 의회는 어디까지나 법과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법을 제정하는 기관이 법 위반을 자처한다면 존재가치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구미시 봉곡동 도로변에는 이런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 동네에는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안전신문고 과태료 고지서를 여러 번 받으니, 어려운 살림에 많이 힘듭니다. - 이웃 주민-’
사연을 물어보았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면 주차할 공간이 없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도로변에 차를 세울 때마다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일당의 절반을 과태료로 내야 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듭니다.”
그 ‘이웃 주민’은 5년 전 일억여 원을 빌려 식당을 개업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몰아닥친 코로나19 한파가 손님을 막아섰다. 임대료조차 내기 힘든 상황은 ‘생존까지 위협받는’ 삶의 벼랑 끝으로 밀어 넣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3년에 걸쳐 몰아닥친 코로나19 한파가 물러서면서 서광을 기대했지만, 망상이었다. 고금리의 압박에다 뚝 끊긴 ‘손님’...이자 내기도 급급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밀린 임대료가 보증금까지 야금야금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원칙을 우선하는 구미시 행정이 낳은 결과이다. 집행부의 원칙 앞에서 그 시민은 안타까움의 대상이지, 구제의 대상은 될 수 없다.
구미시의회는 이처럼 집행부의 원칙 행정으로 주차위반 과태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어떤 변명을 할 것인가. 의회가 주민과 시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집행부로부터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원칙 의정’에 충실해야 한다.
조선시대 장원·아원 등을 포함해 과거급제자 15명을 배출한 선산읍 노상리의 역사문화 자원을 지역의 특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취지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장원방 조성사업은 순조롭게 진행하는 게 옳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해도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