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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벽칼럼] 국민의힘 중진의원의 ‘안타까운 시국 기자회견’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4.01 01:58 수정 2024.04.03 12:48

→ 항우는 많은 인재를 등용했으나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자멸의 길을 갔다

[발행인 = 김경홍] 31일 오후 2시, 3선의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시국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 국정 전면 쇄신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날 조 의원은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참패”라며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시킨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면서 사과의 내용으로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 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 국민의 기대를 실망과 분노로 바꾼 것에 대해 진정으로 자성하고 자책해야 한다“ 는 서술까지 덧붙였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을 쫓아내려는 기운이 일고 있다.“라며 당 차원의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단언했다.

4·10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이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판단한 여당 중진 의원의 화살이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국 기자회견’이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주의적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집권 2년 동안 30%대의 저조한 국정 운영지지도와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었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아무리 튼튼한 제방도 개미구멍 때문에 허물어지는 상황’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할 경우 신평 변호사의 우려처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당 차원의 탈당 요구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질책’이라는 용어 차용보다는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표현을 자주 빌려 썼다. 격노의 사전적 의미인 ‘몹시 분노하고 노여운 감정이 복받쳐 오름’에 주목하면, 윤 대통령이 ‘덕치’ 보다는 ‘위력’으로 조직을 관리하고, 당정 관계를 상하 개념으로 대응해 왔다는 항간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다.
덕보다는 힘에 의한 불통의 통치에 힘을 실으면서 ‘민주적’이어야 할 자리에 ‘독선’이 꽈리를 틀고 있었다고 해야 옳을 듯 싶다. 이러니, ‘올바른 의견을 내봐야 찍히는 게 두려운 내각은 입을 다물었고, 결국 ’예스맨 내각‘으로 전락한 게 아닐까.
그러므로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부터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돼 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려고 했을 당시 후유증을 예상하고도 남았을 ’머리 좋은 내각‘이 ‘모르쇠’로 돌아섰던 처신을 탓할 일만도 아니다.

<한비자>는 지도자가 자멸하는 원인으로 충신의 의견을 듣지 않는 독선에 있다고 강조한다.
항우와 유방이 대표적인 사례다. 항우는 많은 인재를 등용했으나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결국 자멸의 길을 갔다. 하지만 유방은 자기보다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천하를 얻었다.
덕이 있는 자는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은 법이다. 덕이 있는 곳에 천하의 민심이 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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