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

[새벽 편지] 부부가 싸움질만 하면 자식이 밥을 굶는다

김미자 기자 cloverail@hanmail.net 기자 입력 2024.01.09 03:41 수정 2024.01.09 14:29

국민이 각성해야 정치가 제자리를 잡는다
과연 당신은 군중인가, 민중인가

[발행인 김경홍] 50대 중반 A모씨의 얘기다. 어린 시절 그는 밤마다 친구 집을 전전했다. 때로는 외양간 모퉁이에서 새우잠을 자곤 했다. 얼마나 어둠이 무섭고 두렵던지, 외양간 문틈 새로 햇살이 스며들면 그 가느다란 한줄기 끈을 부여잡은 떠진 손등 위로 눈물 줄기가 흘러내리곤 했다.
어린 시절을 길러낸 것은 친구의 집이었고, 외양간 모퉁이였다. 끼니를 잇는다는 건 사치였다. 그를 밖으로 내몬 것은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박질을 해대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성이었고, 눈물이었다.
그는 자영업을 하는 50대의 장년으로 자랐으나, 코로나의 터널을 거치면서 빈털터리가 됐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박질 속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한 그에게 성공한 장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희망의 사치였다.

여야 정치권의 대립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 끼인 민생만 죽어날 판국이다.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건 이 나라 정치인들의 생존 법칙이다.
호남과 영남을 편 가르게 한 정치가 호의호식을 하더니 요즘 들어 정치는 교묘하게 이념이라는 먹잇감을 주며 국민을 편 가르게 하고 있다. 이러한 판국 속에서 보수는 극우로, 진보는 극좌로 갈라서서 대치한다. 대치 정국이 첨예화하면서 민생은 죽어 나가고 있지만 정치는 호의호의식이다. 마치 팔짱을 끼고 소싸움을 관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비극적 상황을 야기한 것은 정치이지만, 더 큰 책임은 정치의 노릿개로 전락해 극우와 극좌로 대치하는 일부 국민들에게 있다. 굶어 죽을 지경인데도 보수요, 아파죽을 판국인데도 진보다.

군중이 많은 국민의 국가는 멸하고, 민중이 많은 국민의 국가는 흥하는 법이다. 서구 유럽의 역사는 이를 너무나도 잘 증명해 보이고 있다.
어찌하여 이 나라에 진정으로 정치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민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마치 동물처럼 진보와 보수, 극우와 극좌로 떼 지어 다니는 바보 군중은 늘어만 가는 것일까.
어찌하여 그릇됨을 그릇되었다고 강단 있게 펜대를 휘두르는 언론은 갈수록 자취를 감추고,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는 언론은 늘어만 가는 것일까.

4.10 총선으로 가는 이 나라의 걸음이 위태하다. 민생이 벼랑으로 떠밀리고 있다. 이런데도 일부 바보 국민은 정치의 노릿개가 되어 이념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 더군다나 그 행태가 결국 자신을 생존과 생계의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는 비극적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정치를 바로잡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정치를 바로잡아야 할 몫은 동물처럼 무리 지어 다니는 군중이 아닌 민중이다. 정치를 탓하기 전에 국민인 자신부터 각성해야 할 일이다. 국민이 훌륭하면 지역감정과 이념을 부추기는 정치가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서구 유럽 역사는, 우리에게 타이르고 있다.
당신은 군중인가, 민중인가.






저작권자 K문화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