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행인 김경홍] 국민들이 정치권을 혐오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여야가 정쟁으로 일관하고, 공무원을 피의자 다루듯 하기 때문이다. 민생고의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국민들은 때로는 여야가 등을 다독이면서 민생과 함께해 주기를 원한다.
요즘 들어 구미시의회의 일부 의원들의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심지어 공적 공간에서 특정 개인을 겨냥한 수위 높은 비판은 우려스럽다.
8대 의회 당시 많은 시민들은 의회를 혐오했다. 회기가 열릴 때마다 버릇처럼 집행부 간부를 마치 죄인 취급하듯 하는 ‘고성 의정’은 꼴불견이었다. 요즘 구미시의회가 마치 당시를 연상케 한다.
공무원은 공적 업무를 다루는 존재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다. 비판하든 지적하든지 간에 밑바탕에는 ‘인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 철학적 가치관이 깔려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갈망하는 최종 종착역은 ‘사람 사는 세상’의 구현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종합허가과에 대한 주요업무 보고에서 박세채 위원장은 ‘원스톱 서비스’가 1년 새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긍정평가했다. 회기 때마다 지적을 받아온 ‘김천을 닮아라’는 지적이 오간 데 없다고 전제한 박 위원장은 운동화 끈을 조여 맨 시장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박 위원장의 의정 활동이 늘 칭찬 일변인 것만은 아니다. 노후한 낙동대교 등 공공의 이익과 결부되는 사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때는 불호령이 떨어질 정도다. 시민들이 의정활동을 마치 멜로디 가락처럼 풀어나가는 박 위원장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이유다.
반면 일부 의원의 경우는 시작부터 끝까지 고성 일변도이다. 집행부 국 과장에게 호령을 치는 모습은 수사관이 피의자를 다루는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다. 특정인을 겨냥한 공격 또한 도가 지나칠 정도다. 명예훼손이 우려될 만큼 공격 수위가 아슬아슬하다.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이유다. 정도가 지나치면 민심이 떠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공적 업무에 대한 예리한 비판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거니와 어떤 상황이든지 간에 ‘인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 대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요즘 들어 공무원들은 의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같다고 한다. 일부 의원이 고성으로 시작돼 고성으로 끝내면서 의회 위상을 추락시킨 8대 의회 당시가 재현되는 것 같다고도 한다. 의회로 향하는 집행부 간부의 발걸음이 천근만근 같다는 하소연이 안타깝다. 시민의 행복한 삶, 미래 구미 발전을 설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의회’를 혐오 공간으로 인식하는 일이 더 이상 진행되어선 안 된다.
‘ 죄 지은 자를 향해 돌을 던질 죄 없는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집행부를 향해 고성을 치기 이전에 ‘과연 나는 얼마나 깨끗한가. 과연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수위가 조절되는 법이다. 그래야만 함께 손을 잡고 ‘사람 냄새가 풀씬 묻어나는 공동체’의 꽃을 함께 피울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