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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책과 삶 4] 6.13 지방선거, 바로알기, 바로보기가 절실

K-문화타임즈 기자 입력 2023.05.17 16:31 수정 2023.05.17 16:34

(완장,, 윤흥길 작, 현대문학, 2011)



[문화칼럼= 김영민 K문화타임즈 상임고문· 구미/대구 YMCA 전 사무총장] 

 

『완장』 (윤흥길, 현대문학, 2011)은 오늘날의 패관문학이라 할 만큼 걸쭉한 입담과 해학의 남도 방언으로 엮여진 소설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처럼 현실의 분명한 알레고리를 가진 작품"(평론가 김병익, 2011)으로 ‘완장이 권력의식을 진단하는 도구로 하고 있는 오늘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내용은 ‘졸부 최 사장은 널금저수지의 사용권을 얻어 양어장을 만들고, 저수지 감시를 이곡 리의 한량 임종술에게 맡깁니다. 감시원 완장을 두른 종술은 완장의 힘(?)으로 안하무인 마을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발버둥치는 이야기로 ‘인간을 억압하고 옥죄는 폭력으로 부터의 구원은 스스로의 깨달음임을 이야기한다’ 라고 평합니다(yes 24).

 
남태현(미국 솔즈베리 대 정치학교수)은 ‘(인디언 부족에 대한 침략, 살상, 전멸에서부터) 미국의 원죄를 총기 폭력’이라 규정하고 ‘살인적 폭력이 미국을 가능케 한 것’이라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딱지 붙이기가 한국 고질병’이라 규정하면서 해방이후 한 번도 쇠하지 않은 빨갱이 딱지는 오늘 지금, 레드벨뱃이 평양에서 공연한 시각에 제1야당은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를 만들고 앉아있다고 한탄합니다. 동시에 〈1948년 4월3일, 400여명의 무장봉기가 제주도를 흔들었고 미군정과 한국 정부는 ‘빨갱이’를 소탕한다는 이름으로 초토화 작전을 벌였습니다. 3만여 명을 학살했고 마을도 불살라버렸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죠. 살아남은 이들도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을 감추고 침묵으로 버텼습니다. 이들의 피를 쏟고 태어난 대한민국 권력은 빨갱이 딱지에 중독됐죠. 그러니 제주의 피는 대한민국의 원죄라 할 것입니다〉라면서 ‘한국 역사는 온통 딱지 투성이’라고 규정합니다.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난무하는 막말의 잔치와 완장의 흉측함을 봅니다
동아일보(2023.5.17.)는 ‘국회 행안위서 거칠게 충돌’ ‘張 선관위 질의에 李 손가락 항의’ ‘張, 탈당 이력 겨냥하자 李 맞받아’의 제목으로 두의원들간의 설전을 폭로합니다. 그러면서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설“(탈당으로) 자리를 왼쪽(국민의힘 및 무소속 의원 자리)으로 옮긴 것을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받아드리면서 일을 벌어졌습니다. 남의 상처를 후벼파면서도 자신의 흉물스런 모습에 대해서는 고성과 말막음으로 좌우를 휘젇고 있을 뿐만 아니지요. 장 위원장이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북한 해킹 공격과 관련한 국가정보원의 보안 컨설팅 수용을 촉구하는 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 업체의 문제점 질의에 이어 장 위원장이 나서 박 사무총장에게 “외부로부터 보안 컨설팅을 받을 생각이 없느냐”고 하자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위원장이) 사회를 봐야지 뭐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지요.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은 손가락으로 장 위원장을 가리키며 항의했고, 장 위원장은 “아직까지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할 힘이 남았느냐”며 “자리를 왼쪽으로 옮긴 것을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이 의원이 민주당 탈당 뒤 행안위 전체회의장에서 국민의힘 및 무소속 의원들 자리인 왼쪽 자리로 옮긴 것을 지적한 것. 이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달라. 싸가지 없이 말이야”라고 했고 장 위원장은 “못 준다. 어디 반말인가”라고 맞받았습니다. 이에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장 위원장을 향해 “‘아직 정신 못 차리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뉘앙스의 표현을 쓴 것은 동료 의원으로서 사과하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고 오전 회의를 정회했다.
민주당은 장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오후 4시경 속개된 행안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후 2시 30분까지 장 위원장이 사과 표명의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민주당 행안위원 일동은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에 보이콧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대통령의 든든한(?) 백이 있으니 거칠 것이 없다는 모습에 전국민이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크게는 완장을 차지하려는 군상들, 또 다른 임종술이 되고자하는 자들이 온통 거리를 감싸고 있고, 작게는 조그만 모임이라도 되면 누구에서부터 부여 받았던, 스스로 만들었던 으레 한명은 완장을 차게 되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완장은 팔뚝 밑에 숨어있는 권력(?)을 만끽하려합니다. 자리다툼에서, 돈 문제, 모임의 시간, 일정, 규모, 내용, 방법까지 완장의 힘을 발휘하면서 서서히 권력의 마각을 들어내지요. 그래서 나눠지고, 마음에 들지 않아 모임에서 나가고,...이 모임에서 주어진 완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모임을 만들어 완장을 차는 모습은 인간사에는 바뀌지 않을 권력과 욕심의 고리인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지금 이 시간에도 완장과 연관된 딱지를 생각합니다. 크게는 좌, 우 라는 딱지, 뿐만 아니라 작은 모임에서 조차 선배라고 모셨던 분이라 해도 완장을 차고 행세할 때 거추장스러우면 ‘맞지 안음’이라는 딱지를 붙여 축출합니다. 그래서인가요? ‘(비록 군중의 하나이지만) 태극기 부대란 젊은이들에게, 조직에서, 심지어 가족에게서 조차 천덕꾸러기로 팽개쳐진(?)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붙이는 이름, 곧 딱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인가요?

 
이제 완장을 붙이려는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마다 내 편, 네 편이라는 딱지를 붙여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화급하게 요구되기는 ‘인간을 억압하고 옥죄는 폭력으로부터의 구원은 스스로의 깨달음임’(완장의 yes24 서평)과 ‘우리가 딴 곳만 쳐다보는 사이 뻔뻔한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오늘까지(남태현의 세상읽기)’ 내려온 모습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바로보기와 바로알기가 절실해지는 계절입니다.

제발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대통령과 한패라고 빨간 색의 옷을 입었다고 하는 완장은 분명은 국민에 대한 봉사를 대전제로 만들어진 것이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모습이라면 완장에 숨겨 거들먹거림은 다음에는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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