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발행인 김경홍] 2022년 7월, 9대 개원을 앞두고 구미시의회는 의장 선출 과정에서 심한 홍역을 앓았다. 선거 시기가 임박해 오면서 안주찬 현 의장과 강승수 의원 측은 심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선거가 종료되자 의회 의원들은 평상심으로 돌아갔다. 선거 이후 상대를 음해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없었다. 그게 전부였다.
행정사무 감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민주당 소속 이지연 의원은 ‘중요한 의정 과정에서 의원들이 이석률이 높다. 위원장님은 바로 잡아달라.“며, 산업건설위원장을 겨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의 박세채 위원장은 이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정회 후 상임위는 순연되었다.
정수문화예술대전과 관련한 사안도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적절성을 놓고 심하게 대립했지만, 밖에서는 ‘형님, 아우’였다. 사안마다 대립각을 세우고 심지어 현수막을 내걸어 상대 당을 공격하거나 집행부를 하인처럼 다루던 8대의회의 저급한 사례는 극복되었다.
“우리의 지향점은 구미 발전이고, 시민 행복이다. 내하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공격하는 일은 시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저질적 행위이다.”
박세채 산업건설위원장의 말에 가슴이 간다.
최근, 일부 중앙 정치인들의 표현이 추하다.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 나온 하태경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만난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해 “당내 문제에 쓸데없이 자꾸 개입하려고 한다. (이재명 대표)를 만난 건 문제가 없지만 만나서 왜 자기 집 험담을 왜 늘어놓나. 팔푼이처럼”이라고 비난했다.
이러자,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함부로 지껄이는 벌구와는 상대를 안 한다.”고 직격했다.
팔푼이는 보통 지능의 80%밖에 안 된다는 의미이고, 벌구는 입만 벌리면 구라라는 신조어이다.
바보와 거짓말쟁이라는 의미다.
이게 요즘 중앙정치의 품격을 함축하는 단편들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인간은 존중의 대상’이라고 정의했다.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윤리적 의무라는 의미다.
선출에 의해 당선된 공직자는 윤리적 의무를 절대시해야 할 공인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공인에게 ‘개인’은 없다. 그러므로 기본 인격과 소양을 갖추지 않는 공인은 정치세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정의 실현의 수단은 품격을 갖춘 정당한 비판이지, 비난이 아니다. 자라나는 후세들이 무엇을 배우겠나. 코로나 한파로 생존과 맞서는 국민들에게 송구하지도 않나.
자신의 감정도 억제하지 못하는 저급한 품격으로 어떻게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말인가. 국민과 주민을 얕잡아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품격높은 구미시의회 의원들의 반만이라도 닮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