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논설위원 송기남= 제주 생태 지키기 운동가] 제비는 아시아 대륙 최남단 남태평양의 필리핀, 태국, 남중국에서부터 북태평양 한국까지 날아와 흙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는 장거리 철새로서 국제 보호종이다.
음력 3월 삼짇날을 전후해 거의 4,000여km의 거리에서 남태평양 하늘을 날아 북태평양 남반부까지 날아온다.긴 여행에 지친 신사 숙녀들은 전깃줄에 앉아 지지배배 지지배배 몇 날 며칠 노래하다가 시골집 처마 밑이나 거실 천정에다 흙집을 짓기 시작한다.
제비가 집을 지을 때는 뱀이나 다른 천적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을 선택한다. 논이나 수렁에서 젖은 흙을 물어날라 집을 짓는데 부드러운 지푸라기 같은 마른 풀잎을 부리로 꾹꾹 눌러서 물어다가 짓는다.
흙덩이가 부스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른 지푸라기를 섞어내는 건축공법이다.
이것은 옛사람들이 전통초가집을 지을 때 볏짚을 작두로 썰어 찰흙에 버무리고 떡메질을 하면서 발로 잘근잘근 밟아 찰지고 질기게 흙벽을 바르던 공법이다.
이 공법은 제비가 사람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태초에 제비에게서 사람들이 흙집 공법을 배웠다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사람이 토굴 생활에서 건축법을 익히기 전에도 제비들은 이렇게 집을 지으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부부 제비가 부지런히 진흙으로 며칠간 집을 짓고 나면 하루쯤 쉬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다가 다음날부터 하루 한 개씩 알을 낳기 시작한다.
알은 4~ 5개 정도를 보통 낳는데 이때부터는 신랑•신부가 번갈아가며 알을 품고 번갈아 가며 먹이를 물어다 서로에게 먹여준다. 일부 일처인 제비는 약 16일 만에 부화한 아기 제비를 위해 더 부지런히 하루살이와 잠자리들을 사냥해온다.
아기 새들이 입을 벌릴 때마다 번갈아 먹여야 하니 이때부터는 부부 새가 모두 먹이사냥에 나서야 한다. 아기 새들이 먹고싸는 똥도 물고가서 밖에다가 버리는 깔끔한 새들이다. 아기 새의 똥은 하얀 막에 쌓여 부모 새가 물고나르기 쉽게 되었다.
이것은 일회용 기저귀에 응가한 것을 돌돌 말아 쓰레기통에 버리 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1주일이 지나면 솜털이 나고 2주가 지나면 깃털이 돋으면서 털갈이를 시작하고 그 자리에서 기지개를 켜면서 몸풀기 동작을 한다. 3주부터는 마당까지 날아갔다가 되돌아오는 비행 연습을 하다가 날개근육이 충분하면 날아다닌다. 첫 비행을 시작한 지 며칠지나면 부모새는 먹이를 주지 않게 된다.
이때는 스스로 곤충을 잡아야 한다. 외형상으로는 부모새 만큼 몸집이 커졌지만 어린 새는 턱밑이 흰색 털인데 나이 든 새들은 턱밑이 붉은색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