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김경홍 기자] “국민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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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인 김상조 정책실장은 지난 3월 29일, 2020년 임대 보증금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 소유 서울 청담동 아파트 보증금을 14.1% 올린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었고, 결국 직을 내놓아야 했다. 그의 고향은 박정희 대통령을 배출한 경북 구미이다.
16년 동안 이 나라 현대 정치사에 진한 족적을 남긴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1979년 이후 경북 구미는 2명의 장관 (장관급)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온전하게 직을 마감한 이는 추병직 전 장관이 유일하다.
결국 2021년 3월 29일 구미 출신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불명예 사직을 하면서 구미는 다시 1명의 장관(장관급)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인재 빈곤 지역으로 전락했다. 조선 인재의 반이 영남이요, ‘영남 인재의 반이 선산’이라는 택리지의 기록에 비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정의 대통령 서거 이후 최초로 장관직에 오른 구미 출신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4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장관직을 수행한 추병적 전 건교장관은 2004년 치러진 17대 구미을 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40.31% (2만 4,314표)를 득표하며 전국적인 이슈를 선점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의 심장 구미에서 40%대의 득표율은 이변이었다. 특히 그는 선거 초반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를 앞서갔으나,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산시장 유세에 나서면서 판세가 김태환 전 의원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추병직 후보의 선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건설교통부 장관에 전격 발탁했다. 추 후보가 장관직에 임명되자, 총선에서 승리한 김태환 당시 초선의원은 3선급 예우를 받았다. 당시 정치 풍토에서는 3선 이상이 되어야 장관직에 발탁되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추병직 장관이 직을 떠난 이후에도 구미 출신 인사들은 장관직의 문을 두들겼다.
추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 국토부 장관을 배출할 것으로 기대했던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2019년 3월 31일 청문회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연과 학연으로 구미와 연을 맺은 장관 및 장관급 인사는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 금오공고 출신의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였다. 그만큼 구미시민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에 나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인적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최 후보자의 낙마는 안타까움을 더해 줬다.
이에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 구미 출신 장관급 1호로 관심을 모았던 한만수 변호사는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이자, 내정 받은 지 10일 만에 순조로운 정부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겠다며 자진사퇴했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 김두우 홍보수석은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 검찰소환 통보를 받으면서 사직했으나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