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타임즈] 구자근 국회의원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위한 구미시갑 경선에서의 승리는 구미 현대정치사에 상당한 의미가 부여되는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경선에서 3선의 김성조 의원이 정치 신예 심학봉 의원에게 석패한 후 구미갑 정치는 12년간 고독한 초선시대의 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구미의 최대 현안인 KTX 역사 유치 등 대형 프로젝트가 암벽에 부딪혀 주저앉을 때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앙 정치력 부재를 한탄했다. 그러면서 터져 나온 외마디가 ‘그래도 김윤환, 박세직 중진시절이 좋았어’ 였다. 마치 카르시아 마르케스의 명작 ‘백년간의 고독’의 삶을 써 내려간 청년 아우렐리아노에 비견할 만큼 12년간의 ‘구미초선정치’는 그야말로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외로움과 고독’의 외길 인생이었다.
이제, 구자근 의원이 그 짐을 짊어지고 8부 능선에서 민주당 김철호 후보와 일전을 치른다. 2020년 21대 선거에 이은 두 번째 ‘구자근 vs 김철호’ 대결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득표율은 구자근 후보 65.57%, 김철호 후보 31.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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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사에서 바라본 2월의 금오산. [사진= 박순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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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의 고독한 구미정치, 어떤 일이 있었나]2012년 20대 국회의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앞두고 4선을 겨냥한 김성조 의원과 정치 신예 심학봉 의원은 경선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양측은 여론조사와 ‘여론조사 + 대의원 선거’를 아우르는 소위 ‘체육관 선거’를 놓고 줄다리기를 한 끝에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심 의원이 근소한 표차로 김 의원을 누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경선에 패한 김 의원이 중앙당 공관위와 최고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상황‘이었다.
경선에서 패하자, 김 의원 측 선대위 내부에서는 정치 신예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보다 체육관 선거 방식으로 갔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자성론이 일었다. ’바둑 한 알을 잘못 놓은 패착‘이 씻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푸념이 거셌지만, 유유히 흐르는 정치의 물결을 거역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구미갑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당선되면서 재선 진입에 실패한 심학봉 의원의 바통을 다시 ’초선‘이라는 이름으로 물려받았다.
당시 구자근, 백성태, 백승주, 채동익, 황희덕 예비후보가 총선전에 뛰어들면서 5파전의 전선을 형성했으나, 2016년 2월 황희덕 예비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전선은 4파전으로 조정됐다.
이후, 4명의 예비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컷오프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 구자근 예비후보와 함께 채동익 예비후보까지 경선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구자근 예비후보는 공관위의 발표 후 3일에 걸친 고민과 번민 끝에 박정희 대통령 생가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밀실 공천에 따른 피해자가 저 한 사람으로 끝났으면 한다’며, 하루 뒤 ‘단식 천막’을 접은 구 후보는 차일을 기약해야만 했다.
채동익 후보는 또 ‘밀실공천에 대한 성명서와 입장 발표’를 통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구자근 의원이 민주당 김철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치 세계에 영원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인 정치사의 한 단면이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높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경선에서 배제되면서 눈물을 곱씹어야 했던 구자근 의원은 21대 총선에서는 중앙당이 백승주 의원을 경선에서 배제하자, 후보로 공천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당시 예비후보는 구자근 의원과 김석호 전 경북도의회 의원, 김찬영 전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유능종 변호사 등이었다. 여론조사 경선에 포함된 황재영 전 청와대 행정관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